산행 지식·장비

8.5 등반장비의 준비

힉스_길메들 2012. 3. 1. 04:46

지금까지는 암벽을 선등으로 오르는데 필요한 확보물의 종류와 확보물을 설치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러나 실제로 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종류의 장비들을 얼마나 갖추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만일 등반지역과 올라갈 루트가 결정되면 문제는 간단하다. 가이드 북과 다른 등반자들의 조언을 통해 암벽의 형태, 틈새의 크기, 자연확보물의 갯수, 각각의 마디의 길이와 방향, 난이도등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갖추면 된다. 그러나 처음으로 오른다거나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장비를 너무 많이 갖추면 성가시고 필요이상으로 힘들어진다. 또한 장비를 너무 적게 갖추면 등반을 할 수 없거나 확보물없이 등반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선등자는 일련의 쵸크, 카라비너, 연결줄등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떠한 종류의 장비를 얼마나 갖추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없지만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등반에 필요한 쵸크의 크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므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쵸크를 준비한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 각각의 확보물에는 적어도 두개의 카라비너와 추락하는 동안 개폐구가 열릴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잠금 카라비너와 여분의 카라비너가 필요하다. 연결줄에는 세가지 길이 -짧은 것(퀵 드로우), 중간 것(단일 연결줄), 긴 것(이중 연결줄)- 이 필요하다. 각각의 확보지점에는 통상 한개의 연결줄이 요구되고 로프를 직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연결줄을 선택하여 설치한다. 그리고 등반자 확보와 예기치 못한 확보물 설치를 위하여 여분의 연결줄이 필요하다. 후등자는 등반을 하면서 선등자가 설치한 확보물을 회수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쵸크를 회수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후등자는 쵸크 회수기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등반자는 쵸크, 카라비너, 연결줄, 쵸크 회수기 이외에도 확보기구, 쵸크 백, 그리고 추락이나 위급한 경우를 대비하여 푸르지크매듭을 할 수 있는 코드슬링을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비 휴대

일단 필요한 등반장비를 결정했으면 등반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들을 가지런히 배열하여 휴대해야 한다. 대표적인 확보물들은 어깨에서 한쪽 팔 밑으로 두를 수 있는 슬링을 이용하여 휴대한다.(이러한 장비걸이는 등산 장비점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2인치 넓이의 웨빙을 봉제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단일 슬링들은 함께 모아서 장비걸이의 대각선 방향으로 어깨에 두른다. 이중 연결줄은 너무 길어서 직접 휴대하기 불편하므로 이중으로 하여 어깨에 두르거나, 또 다른 방법은 필요할 때 사용하기 쉽도록 카라비너로 연결줄의 양끝을 걸어서 어깨에 두른다. 이때 주의할 점은 카라비너로 걸기 전에 연결줄을 한번 꼬아서, 연결줄이 벗겨지더라도 카라비너가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인 장비휴대는 선등자가 확보물을 쉽게 설치할 수 있어야 하고 등반중에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통 사용하는 방법은 각각의 쵸크에 카라비너와 연결줄을 거는 것이다. 이때 카라비너의 개폐구는 장비걸이에서 카라비너를 쉽게 뺄 수 있도록 등반자의 몸쪽 위로 향하도록 한다. 이 방법은 확보물을 설치하기에는 매우 효율적이지만 부피가 커지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다.

두번째 방법은 비슷한 종류의 확보물들을 함께 모아서 한개의 카라비너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때 카라비너의 개폐구는 확보물을 쉽게 뺄 수 있도록 등반자의 몸 바깥쪽 아래로 향하도록 한다. 이 방법은 카라비너에 단일 연결줄이 걸려 있지 않으므로 여분의 카라비너를 2-3개 묶음으로 하여 장비걸이에 걸어준다. 이것은 부피를 적게 하고 무게를 가볍게 해주므로 등반을 용이하게 하지만 확보물을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확보물 설치와 장비를 다루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확보물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카라비너 두개와 연결줄로 로프를 통과시켜야 하므로 선등자가 탈진하거나 장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그 외에도 장비를 휴대하는 방법은 큰 쵸크들은 각각의 카라비너를 이용하고 작은 쵸크들은 한개의 카라비너를 이용하여 휴대할 수도 있다. 또 어떤 등반자들은 안전벨트의 고리에 장비를 휴대하기도 한다. 이것은 장비걸이의 무게를 덜어주지만 등반이나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장비를 길게 늘여뜨려서는 않된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던지 확보물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위급한 경우에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인 배열 순서는 앞부분의 가장 작은 케이블 쐐기형 쵸크로부터 뒷부분으로 갈수록 규모가 큰 쵸크를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 팔에서 연결줄을 빼낼 수 없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틈새에 팔을 끼우고 있는 상태인 경우) 연결줄을 안전벨트에 휴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퀵 드로우는 안전벨트의 고리에 직접 걸 수 있고, 긴 슬링은 이중으로 하거나 체인 형태로 하여 안전벨트에 연결할 수 있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ca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