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일 아닌 관절수술, 어떤 때 할까?
김영희(46)씨는 최근 몇 개월간 급격히 나빠진 어머니의 무릎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선뜻 인공관절수술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고 걱정만 앞선다.
김씨처럼 부모님의 인공관절수술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의 도움을 받아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 질환에 대한 이해 필요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왜 수술을 받아야 하고, 현재가 관절이 어떤 상태이며, 어떤 치료법이 있느냐’하는 부분이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환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숙지돼 있지 않을수록 결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 충분하게 상담하고 현재의 상태를 인지할 수 있을 때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도 한결 쉬울 수 있다.
특히 인공관절수술 시 무엇보다 건강한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인공관절수술은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 없이 내과적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로 ‘홍콩아가씨’로 유명한 원로가수 금사향(85)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10년 웰튼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지 2주만에 무대에 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최초로 하이힐을 신었던 것으로 유명한 그녀는 40대부터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했고, 급기야 무대에 설 수 없을 만큼 악화됐었다.
송상호 원장은 “충분하게 상담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수술에 대한 의미를 찾기 어렵고,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확신이 서지 않는 게 당연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꼭 수술이 필요한지 따져본 후, 환자와 가족들이 인공관절수술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방법과 의료진의 충분한 경험도 따져봐야
최근 인공관절수술에서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이 주목 받고 있다. 최소절개 인공관절수술이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절반 이상 줄여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수술법으로 출혈량이 적고 회복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근육과 힘줄이 보존되기 때문에 수술 4시간 후부터 조기 재활이 가능해졌다.
수술법 이외에도 의료진의 충분한 경험과 병원 시스템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좋다. ‘최소절개술’은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시 시야확보가 어려워 풍부한 임상경험을 지닌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인공관절을 절개부위를 통해 삽입하고 고정시키는 작업에서 시야 확보는 매우 중요하며 그에 따른 숙련된 전문의의 집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재활 치료의 경우에도 재활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병원의 재활 시설은 어떤지도 살펴보면 좋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대개 15~20년으로 평균 수명이 80세라고 가정하는 경우, 60세 이상의 환자는 재수술의 부담이 적어 인공관절수술을 통한 ‘제 2의 삶’이 가능하다.
◇조기 치료가 중요, 심해지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어
인공관절수술은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지만 그 전에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한 조기 치료도 중요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지고 집밖으로 나가기 어려워지면서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로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에서 사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고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지역별 건강수명의 형평성 분석’에 따르면, 2005년 인구 센서스를 기초자료로 연구한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평균 71.3세로 기대수명인 78.6세까지 7.3년간 병치레를 하면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서울의 기대 수명이 80.4세로 가장 높았으며, 건강수명도 73.9세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반면, 제주도는 청정자연의 환경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대수명은 79.3세, 건강수명은 69.6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픈 부모님을 위한 최선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더욱 노후를 즐겁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해 드리는 일이다. 송상호 원장은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폐경기 이후 급격히 뼈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등의 관절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일상 생활조차 힘들만큼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며 “조기 치료를 하지 못한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술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