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알코올 중독 아닌‥고관절 수술해야 한다고?
▲ 사진-웰튼병원 제공
엉덩이나 대퇴부가 쑤시거나 아픈 경우 흔히 허리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관절 이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관절은 신체 부위 중 어깨 관절 다음으로 활동 범위가 넓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은 절구 모양의 골반 골과 공 모양의 둥근 넙다리뼈머리로 이뤄진 관절로,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부위이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고관절 질환의 경우 대부분 통증을 느껴도 허리나 척추 이상이라고 생각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관절 질환은 나이와 상관 없이 찾아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남성, 뼈가 죽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주의
고관절 질환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0~50대 중년 남성에게서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계 의학계에서는 과다한 음주 또는 외상,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질환으로 뼈에 구멍이 생기고 부서지게 된다. 주요 증상은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고, 양반 다리 자세가 어렵다. 또한 괴사가 진행되면서 다리 길이가 달라지고 걸을 때 절뚝거리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고관절 환자의 약 70%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송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 자각이 힘들고, 어느 정도 괴사가 진행된 이후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자세가 불편하다거나 고관절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움직일 때마다 골반에서 소리 난다면? ‘발음성 고관절’ 의심
최근 ‘발음성 고관절’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이민영(31)씨는 20대 때부터 조금씩 고관절에서 소리가 났지만 아무런 통증이 없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고관절 질환 중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소리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를 ‘발음성 고관절’이라고 하며, 고관절의 관절 운동 시 탄발음이 들리거나 걸을 때 뼈가 툭툭 튕기듯 만져지거나 혹은 볼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골반 소리는 허리 앞쪽 골반 뼈(장골)와 장딴지 옆에 있는 길고 굵은 힘줄 띠가 엉덩이 외측에 만져지는 돌출부분(대전자부)을 지날 때 발생한다. 즉, 고관절의 굴곡 내전 혹은 내회전 시, 두꺼운 근막이 대전자부를 지날 때 튕겨지면서 소리를 내는 경우이다. 주로 청소년기 혹은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무리한 운동이나 바르지 않은 자세를 통해 유발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바른 자세를 가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조기 치료 중요, 심각하면 수술적 치료 고려해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치료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공관절수술로 알려져 있다. 괴사 범위가 작은 경우에는 ‘다발성 천공술’을 통해 치료하고 괴사 범위가 넓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다. 인공관절수술 후에는 다리 길이가 같아져 보행이 원활해지고 양반다리 등의 일상 활동도 무리 없이 가능하게 된다.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 인공고관절수술’을 통해 4시간 후 조기보행 등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최소절개술이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절반 이상 줄인 최신 수술법으로, 수술 후에도 근육과 힘줄이 보존되기 때문에 관절을 단단히 지지해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발음성 고관절’의 경우, 대부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으나 심각한 경우에는 두터워진 인대를 일부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송 원장은 “고관절의 중요성 및 질환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서도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