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식 연구가 안은주 모녀 삼대의 여름 별미 2
입맛과 기력을 보충해주는 시원한 점심 열무김치를 곁들인 구기자콩국수
“지금이야 입맛 없을 때 찾는 여름 별미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콩국수가 일상식이었어요. 삶은 콩을 맷돌로 갈아 콩국물을 만들고 통에 넣어 우물물에 담가놨다가 국수만 삶으면 곧장 후루룩 말아 먹을 수 있도록 했지요. 콩국수에는 입맛을 돋우는 열무김치를 꼭 함께 냈어요. 열무김치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콩국수의 맛을 보완해주거든요. 고추가 빨갛게 익을 때면 집안사람 모두가 고추밭에서 살다시피 하니 배추김치를 담글 틈이 없기도 했지만, 여린 열무를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생고추만 갈아 넣어도 맛있었기 때문에 여름 내내 배추김치 대신 열무김치만 먹었답니다. 저는 어머니의 레시피에 하나를 추가해봤어요. 청양의 특산품인 구기자를 가루로 만들고 국수 반죽에 넣어 맛과 건강을 더했지요.”
열무김치
기본재료 연한 열무 400g, 풋배추 200g, 실파 30g, 홍고추 4개, 풋고추 1개, 굵은소금·고운소금 2큰술씩, 밀가루 풀국(물 6컵, 밀가루 3큰술)
[김치 양념] 마늘 통, 생강 5g, 고운소금 큰술
만드는 법 1 열무와 풋배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은 다음 4~5㎝ 길이로 잘라 굵은소금을 뿌려 살짝 절인다. 2 홍고추 1개와 풋고추는 어슷썰기하고, 실파는 다듬어 3~4㎝ 길이로 썰어둔다. 3 나머지 홍고추 3개는 잘게 썬 다음 마늘, 생강과 함께 분쇄기에 넣고 갈아 김치 양념을 만든다. 4 절인 열무와 풋배추를 물에 헹궜다 건져 물기를 뺀 후 ③의 김치 양념과 ②의 홍고추, 풋고추, 실파를 넣고 버무려 용기에 꼭꼭 눌러 담는다. 5 분쇄기에 밀가루 풀국을 붓고 고운소금으로 간을 맞춰 ④의 용기에 붓는다.
구기자콩국수
기본재료 흰콩(대두) 3컵, 소금 큰술, 물 6컵, 오이 1개, 구기자 3알
[칼국수] 밀가루 3컵, 구기자 가루 2큰술, 물 컵
만드는 방법 1 대두는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 후 손으로 비벼 껍질을 어느 정도 제거한다.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5분 정도 삶다가 끓기 시작하면 센 불에서 5분 정도 더 삶은 다음 냉수에 담가 껍질을 말끔하게 벗긴다. 2 맷돌이나 믹서에 ⓛ의 콩을 넣고 간 다음, 고운체에 밭쳐 콩물을 만들고 차갑게 해둔다. 3 밀가루에 소금과 구기자 가루를 넣고 체에 한 번 내린 후 반죽한다. 반죽을 얇게 밀고 칼로 송송썰기해 칼국수 면을 만든다. 4 냄비에 물이 끓으면 칼국수 면을 휘휘 털어 넣고 물이 말개질 때까지 찬물을 부어가며 삶는다. 5 면기에 칼국수를 똬리 틀어 담고 차게 준비해둔 콩국물을 소금으로 간해 붓는다. 그 위에 채썰기한 오이와 구기자를 고명으로 올린다.
한여름 밭에서 먹던 새참 감자 보리밥과 우렁강된장 호박쌈
“지금은 보리밥을 건강식으로 여겨 일부러 찾아먹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가난해서 쌀 대신 보리로 밥을 지어 먹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어머니는 솥 맨 밑에 보리를 넣고 그 위에는 흰쌀을 올려 밥을 지으셨어요. 흰쌀밥은 어른들과 자식들에게 퍼주시고 당신은 꼭 보리밥을 드셨죠. 하도 보리밥만 드셔서 어린 마음에 어머니가 정말 보리밥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답니다.(웃음)
꽁보리밥은 근기가 별로 없어요. 입에 넣으면 알알이 따로 돌아다녀 씹기도 쉽지 않고요. 이럴 때는 감자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밥을 지을 때 감자를 조각 내 넣고 밥이 다 되면 보리밥과 감자가 섞이도록 주걱으로 휘저어줍니다. 감자가 부서져 섞이면 밥이 한층 구수해지고 보리밥알도 겉돌지 않아요. 여기에 바특하게 끓인 까만 강된장을 넣어 비벼 먹거나 밭에서 딴 여린 호박잎을 쪄서 곁들이면 그 맛이 일품이지요. 때로는 텃밭에서 싱싱한 상추를 따다가 쌈을 싸먹기도 했어요. 그때는 여름이면 매일같이 먹는 반찬이어서 조금은 지겹기도 했는데, 지금은 추억 속 특별식이 되었네요.”
감자 보리밥
기본재료 보리쌀 300g, 멥쌀 1컵, 감자 2개
만드는 법 1 보리쌀은 깨끗이 씻어 물 2컵을 붓고 밥을 짓는다. 2 멥쌀은 씻어서 1시간가량 불리고, 감자는 껍질을 벗겨 4등분으로 잘라둔다. 3 ⓛ의 보리밥이 다 익으면 ②의 불린 쌀과 감자를 넣고 물 2컵을 부어 센 불에서 4분간 끓이다 중간 불에서 4분 더 끓인다. 다시 약한 불에서 20여 분간 뜸을 들인다.
우렁강된장
기본재료 우렁 100g, 풋고추·홍고추 1개씩, 된장 5큰술, 고추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멸치 10g, 다시마 5g, 물 1컵
만드는 법 1 우렁은 씻어서 물기를 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풋고추와 홍고추는 씻어서 어슷썰기한 다음, 물에 헹궈 씨를 빼둔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10여 분 정도 끓이다가 멸치와 다시마를 건져 육수를 만든다. 3 냄비에 된장, 고추장, 다진 마늘,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한소끔 끓으면 우렁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낸다.
호박쌈
기본재료 여린 호박잎 200g
만드는 법 1 호박잎의 줄기 부분 껍질을 벗긴 후 물에 풋내가 나지 않도록 살살 씻어둔다. 2 김이 오른 찜솥에 5분가량 쪄낸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이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