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픈 기록
천연조미료 멸치
힉스_길메들
2012. 10. 30. 12:48
한해살이 난류성 어류…봄되면 연안 회유
"어라이~데야, 어라이~데야…."
봄이 한창인 부산 기장군 대변항은 멸치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구성진 가락 소리로 활기가 넘친다. 멸치배가 만선 깃발을 휘날리며 항구에 닿으면 어부들은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내기 시작한다.
경골어류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멸치는 최대 몸길이가 15㎝ 정도인 한해살이 물고기이다. 멸치는 난류성 어류로 동아시아 연근해의 얕은 바다가 주서식지. 봄멸치가 유명한 것은 바깥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후 봄이 되면 연안으로 돌아오는 회유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무렵 기장연안이나 남해안 바다 속을 다니다 보면 멸치떼와 자주 만난다. 멸치는 특성상 수면 바로 아래를 떼지어 다닌다. 화창한 날, 햇살에 반사되는 멸치 비늘의 반짝거림은 황홀할 지경이다. 흐리고 거친 파도가 있는 날이면 포말을 뚫고 유영하는 이 작은 물고기들의 역동적인 모습(사진)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갓 잡은 멸치는 초고추장과 미나리에 버무려 날 것으로 먹는다. 마른멸치는 칼슘의 대명사이다. 멸치를 비롯한 생선의 뼈는 주로 인산칼슘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화합물은 비타민D의 도움을 받아야 흡수가 잘 된다. 그런데 비타민D는 생선의 내장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내장과 뼈를 통째로 먹는 멸치는 칼슘 흡수율에서 볼 때 최고의 식품이다.
전국 유자망 멸치 어획량의 70%를 차지하는 대변항의 봄은 어부들의 구성진 가락과 어우러진 향긋한 멸치 내음 속에 무르익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