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채소 어떻게 말려둘까
가을은 다양한 채소가 나오는 계절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가을에 거둔 채소를 말려서 겨울철 영양을 보충했다. 가을 채소를 말려 영양가 높고 맛있는 다양한 겨울채소로 만든 것이다. 말린 채소는 비타민 (특히 비타민 D)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해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에 챙겨 먹으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채소와 나물을 잘 말려 겨울철 천연 조미료로 쓰고 주요리로도 먹을 수 있다. 건강한 겨울 식단을 위해 말릴만한 가을채소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말리면 좋을까.
애호박, 가지, 무 같은 재료는 얇게 썰어서 그대로 말리고, 고구마순, 토란대, 고사리, 참취, 무청, 고춧잎 등 줄기나물은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말린다. 무, 가지, 호박처럼 두툼한 것은 실에 꿰어 걸어놓고 말리기도 한다.
▶애호박
애호박에는 탄수화물, 비타민이 풍부하여 야맹증, 당뇨병 등에 좋다. 말릴 애호박은 알이 지나치게 굵지 않고 푸른 것으로 골라 씻은 뒤 꼭지와 밑동을 자르고 0.5㎝ 두께로 얇게 썬다. 소금물에 살짝 데친 후 그늘에서 말린다. 적당히 마르면 실에 꿰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둔다. 양파망에 보관하는 것도 좋다. 요리할 때는 말린 애호박은 불려서 꼭 짠 뒤 나물로 볶아 먹거나 찌개·볶음 요리에 넣어 쫄깃한 식감을 더한다.
▶청둥호박과 박
누렇게 익은 청둥호박을 잘 말려두면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으로 제격이다. 길게 잘라 말린 호박은 떡이나 전에 유용하게 쓰인다. 잘 익은 청둥호박을 골라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낸 다음 줄에 걸쳐 3, 4일 정도 말린 다음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호박씨는 단백질, 비타민 B, 칼슘, 인의 함량이 많고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혈액순환을 돕고 저혈압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므로 말려서 볶아 먹는다. 말린 호박은 찌개에 넣거나 전으로 부쳐 먹으면 단맛이 난다. 추석 전후의 잘 익은 박은 국을 끓여 먹어도 좋고 나물로 만들어 먹으면 맛이 참 좋다. 길게 썰어 말린 박오가리는 조림장에 조려 먹거나 김밥을 말 때 넣어 먹으면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박을 줄에 걸어서 말릴 때는 흰빛이 돌 때까지 말려야 하며 말린 박을 요리할 때는 미리 충분히 물에 불려 사용해야 한다.
▶가지
끝물의 가지는 단맛이 강하고 씨가 적어서 말리기에 적당하다. 짧은 가지가 좋은데 파스타를 만들 때 사용하면 동·서양이 결합된 이색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가지는 영양가는 높지 않으나 색깔이 좋아 입맛을 돋운다. 말릴 때는 꼭지를 따고 길이를 3, 4등분으로 길게 자르거나 비스듬하게 썰어 채반에 널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린다. 말린 가지를 요리할 때는 물에 불렸다가 물기를 꼭 짠 후 조리한다.
▶무와 고춧잎
무에는 수분, 비타민 C와 비타민 A 등이 풍부하며 위장병에 특히 좋다. 껍질에는 비타민 C가 무속보다 2배나 많다. 그러니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말리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기지 않아야 쫄깃하고 단맛도 더 난다. 또 공기가 잘 통하고 서로 닿지 않아야 검게 변색되지 않는다. 떼어낸 겉잎은 연한 소금물에 데쳐내 끈으로 엮어 말리면 무청 시래기가 되는데 굵은 멸치와 된장으로 맛을 낸 시래기 된장국과 배추우거지사골국은 겨울철 별미다. 말리기 위해 무를 채 썰 때는 너무 가늘지 않게 썰어야 좋다. 무말랭이는 깨끗이 씻어 살짝 불린 후 무치는 것이 좋다. 무말랭이 무침에는 건조된 고춧잎을 넣으면 맛이 훨씬 좋아진다.
고춧잎도 제철인 여름에 연한 것으로 준비하여 바짝 말려 보관한다. 말린 고춧잎은 물에 불려 사용한다. 특히 고춧잎에는 고추보다 비타민 A와 철분, 칼슘이 풍부하다.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뺀 다음 채반에 널어 1, 2일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충분히 말리면 된다. 말린 고춧잎을 무칠 때 멸치액젓이나 된장으로 간을 하면 잘 어울린다.
▶토란대
주성분은 당질, 단백질이지만 칼륨이 풍부하다. 노화 방지, 변비 예방에 좋다. 토란대는 들깻가루를 넣은 국물요리와 잘 어울린다. 질긴 부분을 벗겨내고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낸 뒤 찬물에 헹궈 겹치지 않게 채반에 널어 말리면 된다. 길이대로 몇 등분으로 자른 다음 채반에 넓게 펴서 말리면 된다. 말린 토란대를 요리할 때는 20분 정도 푹 삶은 후 하루 저녁 정도 푹 불린 후 꼭 짜서 조리한다. 불리는 중에 물을 자주 갈아 주는 것이 좋다.
▶더덕
더덕은 칼슘, 인, 섬유질 등 영양이 풍부하며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들어있다. 말릴 더덕을 고를 때는 뿌리가 희고 굵으며 쭉 뻗은 것이 좋다. 더덕은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다음 방망이로 밀어 편평하게 편 후 말린다. 빨리 말리지 않으면 누렇게 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덕은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 놓으면 훌륭한 장아찌가 된다. 말린 더덕을 삼베 주머니에 넣어 고추장 또는 된장 항아리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면 좋다. 2, 3달쯤 지나 장아찌가 익으면 꺼내서 길게 찢어 다진파, 마늘, 참기름을 넣고 무쳐내면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가 풍부하다. 그런데 표고버섯의 비타민 D는 반드시 햇볕에 자연 건조시켜야 생긴다. 인공적으로 건조된 것을 구입하기보다는 가정에서 직접 말리는 것이 좋은 이유다. 버섯을 고를 때는 갓이 너무 펴지지 않고 등이 살짝 갈라졌으며 뒷면이 희고 깨끗한 것을 골라야 한다. 말리기 전에 마른행주로 버섯을 살살 잘 닦아 주어야 한다. 채반에 널어 2, 3일 바짝 말려야 하며 간혹 기둥이 안 말라 곰팡이가 피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둥을 떼어내고 말리는 것도 좋다. 말린 표고버섯을 사용할 때는 따뜻한 물에 불리거나 곱게 갈아서 가루로 사용하면 좋다. 표고버섯 불린 물을 버리지 말고 국이나 찌개·조림에 국물로 사용하면 감칠맛을 더한다.
매일신문 20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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