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에게 듣는 연말연시 건강음주법
한창 송년회 시즌이다.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음식 메뉴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송년회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삼겹살과 소주다. 쓴 소주에 기름지고 고소한 삼겹살은 찰떡궁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건강에는 최악의 선택이다. 알코올질환 치료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사진) 원장은 “소주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지방을 합성하는데, 삼겹살을 먹으면 지방이 바로 체내에 쌓여 비만을 부르게 된다”며 “술도 궁합이 맞는 음식과 함께 먹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에게서 송년회 건강 음주법에 대해 들어봤다.
-술과 궁합이 맞는 안주를 알려 달라.
“술 종류마다 거기에 맞는 안주를 섭취하면 보다 건강하게 술을 마실 수 있다. 막걸리 같은 발효주에는 시큼한 맛이 나는 유기산이 들어 있다. 유기산은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장을 위협하지 않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게 좋다. 파전이나 삶은 돼지고기를 권한다. 소주는 과일·채소류와 함께 먹는 게 좋다. 과일과 채소에는 수분이 많이 들어 있어 이뇨작용이 뛰어나 주독을 풀어 준다. 특히 오이나 연근은 숙취 해소에 좋다. 와인은 알칼리 성분이기 때문에 육류와 같은 산성식품과 함께 먹는다. 양주를 마실 때 가장 좋은 안주는 물이다. 간단한 스낵이나 우유·두부 같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도 권할 만하다.”
-피해야 할 안주를 꼽는다면.
“궁합이 맞지 않는 안주도 있다. 소주 안주의 대표 격인 삼겹살은 칼로리가 높고 몸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알코올 해독에 방해가 된다. 또 너무 짜거나 매운 찌개 종류도 위에 부담을 줘 피하는 게 좋다. 맥주와 땅콩도 마찬가지다. 땅콩의 기름기가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궁합이 맞지 않다. 치킨도 피해야 한다.”
-음주량은 얼마가 적당한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적정 음주 기준치를 참고하면 체중이 70㎏ 정도 되는 남성은 하루에 알코올 60g 이상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술잔으로 보면 약 5잔 정도다. 소주잔·맥주잔·와인잔·막걸리잔 한 잔에는 알코올이 8~12g 정도 들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마실 수 있는 최대치다. 한국인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탈수소효소(알코올분해효소)가 적기 때문에 이보다 더 적게 마시는 것을 권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이 효소가 반 정도밖에 안 돼 더 적게 마셔야 한다. 보통 남성은 소주 반 병, 여성은 4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
-직장인 회식에는 폭탄주가 빠지지 않는데.
“폭탄주보다는 단일 주종으로 마시는 게 절주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도수가 높은 소주를 도수가 낮은 맥주에 섞어 먹는 ‘소맥’을 많이 마시는데, 이 둘을 섞으면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알코올 도수가 된다. 특히 맥주에 들어 있는 탄산가스는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높이기 때문에 더욱 빨리 취하게 한다. 술자리에서 한 가지 술을 택하면 그 술로 끝까지 가기를 권한다.”
-해장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숙취 해소제가 도움이 되나.
“숙취 해소제가 일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 많다. 숙취를 없애려면 음주한 다음 충분히 휴식하면서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는 게 좋다. 비타민·탄수화물·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알코올 분해에 효과가 크다. 잘 알려진 대로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은 숙취에 효과가 있다. 따뜻한 꿀차·녹차는 수시로 마시는 게 좋고 산미나리·무·오이·부추·시금치·연근·솔잎·인삼 등은 전통적인 숙취 해소 식품이기 때문에 즙을 내서 마시면 효과적이다. 빨리 먹을 수 있고 얼큰해 많이 찾는 라면·짬뽕 등은 염분이 많고 자극적이어서 술 마신 뒤 위와 간에 바람직하지 않다. 빨간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좋다. 해장을 위해 해장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에 알코올을 붓는 것이기 때문에 해독과는 거리가 멀다. 알코올 의존증 단계라 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 단계다.”
-술 마시며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술과 담배는 함께하지 말아야 한다. 흡연은 숙취의 큰 원인이다. 흡연은 미각과 식욕을 떨어뜨리고 알코올이나 카페인을 더욱 찾게 한다.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의 쓴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 과일이나 채소류는 적게 먹고 대신 쓴맛이 나는 커피와 알코올을 많이 마시게 된다. 이 때문에 술을 먹을 때도 담배를 찾게 된다. 특히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지용성 물질로 알코올에 잘 녹는다. 따라서 몸속에 더욱 빨리 흡수된다. 게다가 간에서는 해독을 위해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때 흡연을 하면 산소결핍증에 빠지게 된다. 음주 후 머리가 깨질 듯 아픈 증상이 바로 산소결핍증이다. 또한 음주 중 흡연은 니코틴 흡수도 빠르게 해 간을 손상시킨다.”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장치선 기자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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