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서 독도를 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독도법을 한번에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기 때문에 지도와 나침반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다음 실제 산에 가서 차분하게 연습을 해야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독도법에 관한 이론만 가지고 실제 산에서 길을 찾아간다는 것이 사실 어렵다는 점이다.
나무와 숲에 가려 방위각 측정은 고사하고 지형조차 제대로 볼 수 없거나,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지도와 나침반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물건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실질적인 독도를 하기 위해서는 지도상의 거리와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산행 거리에 대한 거리 감각과 등고선 변화에 대한 감각, 지형 변화와 방향 변화에 대한 감각, 그리고 관찰력, 판단력, 분석력 같은 것들이 실제 등산 경험을 통해 종합적으로 몸에 베야 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행할 때마다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그 산의 지형과 지도의 지형을 맞춰보면서 독도법을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독도 실력이 늘고 산행의 즐거움도 커지기 된다.
사전 준비
정확한 독도를 하기 위해서는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집에서 미리 산행할 산길과 주변의 지형에 대해 등고선을 보고 충분히 익혀 두는 것이 좋다.
능선과 계곡이 복잡하게 얽혔다면 주요 능선을 형광 펜으로 표시해서 능선과 계곡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주요 지점도 표시를 해 놓는다. 주요 지점이란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지형지물과 반대로 길을 잃기 쉬운 갈림길이라던가 길이 잘 나있지 않은 곳들이다. 물론 두 계곡이 만나는 곳이나 능선이 갈라지는 곳도 이런 지점에 속한다.
지형도에 높이 표시가 없는 봉우리나 계곡, 능선들의 이름을 찾아서 적어 놓고, 지도에 미리 자북선을 3~4cm 간격으로 그어 놓는다. 자북선을 그릴 때는 물기에 번지거나 등고선이 가려지지 않도록 검정색 가는 볼펜을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산행하려는 산길 주변 계곡선에 100m 단위로 높이를 적어놓으면 산행하면서 일일이 등고선을 따라 확인해볼 필요가 없어 편하다.
길 찾기
처음 가는 길은 물론이고 아는 곳이라도 항상 지도와 지형을 비교해 보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지도를 볼 때는 책을 보듯이 바르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가려고 하는 방향 쪽으로 지도를 돌려놓고 봐야 이해가 잘 되며 되도록 지도 정치를 해서 지형의 방향과 지도의 방향을 일치 시켜 놓으면 길 찾기가 한결 쉽다.
또한 무턱대고 나침반만 믿고 있으면 안된다. 나침반은 지도와 지형을 계속 관찰하면서 산행을 하고 있을 때 비로소 쓸모 있는 도구가 되는 것이며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다면 불필요한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길을 찾는데는 갈라지는 계곡만큼 관찰하기 좋은 지형지물이 없다. 예를 들어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오른쪽 몇 번째 계곡에서 어느 쪽으로 갈라지는 계곡을 따라 가야 하는가를 확인해 가면 쉽고 정확하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능선은 눈 높이 위에 있기 때문에 능선의 연결상태를 정확히 관찰하기 어렵다. 또한 경사진 비탈이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능선처럼 보이기도 하고, 능선이 봉우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위로 능선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형도에 그려져 있는 등고선의 모양은 그 산의 땅 모양을 아주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가는 점선으로 그려놓은 소로, 다시 말해 등산로 표시는 어긋나게 그려진 경우가 많으니까 무조건 믿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갈라지는 능선에서는 길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갈라지는 능선을 생각하지 못하며 지나치기도 하고, 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능선을 곧장 지나온 것으로 착각해서 방향감각에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가지 능선을 주 능선으로 잘 못 알고 가지 능선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형과 등고선을 살펴볼 때는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범위를 넓혀 좀 더 넓게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길을 잃었을 때
흔히 길을 잃었을 때는 산 전체를 살펴볼 수 있는 능선으로 올라가서 살피라고 하지만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능선으로 올라가도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짖은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별 도움이 못 된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눈에 보이는 계곡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더 현명하며 산행한 거리와 걸린 시간을 따져보는 것도 독도에 도움이 된다.
우리 나라는 아무리 크고 험한 산이라 하더라도 제법 큰 능선과 계곡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
길을 잃어 조난을 당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을 만날 수 있으며, 대개 한 두 시간만 내려가면 되지만 아무리 길어도 다섯 시간 안에는 마을에 다다를 수 있다.
거 리 |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 |
100m 150m 400m 800m 2,000m |
눈과 코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옷에 달려 있는 단추가 보인다. 팔, 다리를 구분할 수 있다. 움직이는지 서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이 검은 점으로만 보인다. |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c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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