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픈 기록

은퇴 앞둔 50대男, 月 400만원만 있으면

힉스_길메들 2012. 3. 18. 07:47

은퇴 2년앞둔 베이비부머 투자전략
펀드 연금 채권 1 : 1.5 : 1로 리모델링
투자자산 비중`100 - 나이`… ELS·펀드·金·원유 등 활용

 

# 은퇴를 눈앞에 두고 노후 설계를 해야 할 55년생 베이비붐 세대 직장인입니다. 현재 6억5000만원 상당 아파트와 매매가 5000만원인 소규모 상가를 갖고 있고 월 수익은 500만원 정도입니다. 그동안 원룸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고려했지만 수익률과 공급 과잉 문제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접었습니다.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퇴직 후 월 400만~450만원의 고정 수입을 얻고 싶은데 조언을 부탁합니다.

2012년 화두는 단연 은퇴와 노후다. 은퇴 설계는 앞으로 남은 은퇴 시점까지 기간과 은퇴 후 생활수준 설정, 그리고 정확한 현재 자산 파악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계산해보고 그에 따른 자산을 메워 나가기 위해 연간 저축과 투자금액을 산정하고, 기대수익률을 설정해 꾸준하게 자산을 관리해 나가는 등 장기간 지속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투자자산 비중 연령에 맞춰 유지

의뢰인은 총 보유자산이 금융자산 54%와 부동산 자산(아파트ㆍ상가) 46%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자산이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가 부동산 자산으로 묶인 우리나라 평균 수치와 비교해볼 때 충분한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바람직한 구조다.

또 금융자산은 예금ㆍ유동자산ㆍ채권 등 안전자산이 전체 중 79.6%, 연금자산이 10.7%, 그리고 펀드ㆍ주식 등 투자자산이 9.7%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고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펀드보다는 안전한 예금이나 연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일반적인 계산으로는 숫자 100에서 본인 나이를 뺀 정도가 적정한 투자자산 비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의뢰인은 이론적 비중 약 43%에 비교해 본다면 현재 투자자산 비중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 또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연금자산 비중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조다.

현재 보유한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볼 때 은퇴를 2년여 앞둔 의뢰인이 월 400만원 수준 생활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준으로 은퇴 준비자금 약 15억원이 필요하다. 은퇴 시점 60세, 평균수명 90세, 물가상승률 3%, 투자수익률 3%로 가정하는 조건이다.

의뢰인이 보유한 부동산은 준비자산에서 제외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과 은퇴 후 수령하게 될 국민연금 등을 감안하면 약 5억5000만원이 부족하다.

◆ 연금ㆍ투자로 부족 자산을 메워라

이정걸 재테크팀장

지금처럼 은퇴자금이 부족할 때는 현재 보유한 자산의 효과적인 배분과 상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희망하는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고 부족 자금을 채워 나갈 수 있는 재테크 전략 방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뢰인은 총 금융자산 중 80%를 차지하는 유동성 자금과 채권 중 일부를 연금과 투자자산으로 이전해 전체 금융자산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 자산 구조에서는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고 보다 효과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자산과 연금자산을 늘리는 게 좋겠다.

연금보험 상품은 매월 정기예금보다 나은 수준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가능하니 유동성 자산 일부를 연금으로 가입해 안정적인 생활비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투자자산은 개별 주식과 펀드 같은 공격적 자산뿐만 아니라 원금을 지키는 나름대로 방어막이 설치돼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주가 연계형 상품 비중을 높여 안정적이면서도 시장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 다변화가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금, 에너지, 천연자원 등 실물자산과 신흥국 주식형 펀드 등에도 일부 비중을 둬 3~5년 뒤를 대비하는 투자를 함께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은퇴는 삶을 정리하는 시점이 아니라 제2 삶을 시작하는 단계다. 넉넉한 여유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은퇴 이후 특별히 할 일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죽이는 것은 바람직한 은퇴가 아니다. 선진국에서 바라보는 자산관리 범주에는 효과적인 금융자산 투자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 나에게 주어질 시간에 대한 관리도 포함된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인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정걸 KB국민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 / 정리 =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