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피로 물질 다스리기] 주말마다 잠만 잤는데… 만성피로?

힉스_길메들 2012. 3. 22. 04:02

피로 물질 쌓이면 쉬어도 피로 가중,

한 시간 이상 운동은 동반자와 함께…

흰 밥·육류 줄이고 미나리 먹어야

 

3개월간의 큰 프로젝트를 지난달 끝낸 직장인 박모(41·서울 서대문구)씨는 누적된 피로를 풀기 위해 몇 주 째 주말 내내 잠만 잤지만 피로가 더 심해졌다. 반면, 늘 쉽게 지치는 주부 김모(45·서울 강동구)씨는 운동 부족이라는 말에 석 달간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했지만 오히려 만성피로가 생겼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피로 물질을 제대로 배출하지 않으면서 잠만 많이 자거나 쉼없이 운동하면 대사기능이 떨어져 피로가 가중된다"고 말했다.

◇'행복 호르몬'도 균형 잃으면 피로 유발

젖산·암모니아, 과도한 세로토닌 등은 우리 몸을 피로하게 만든다. 피로 물질을 줄이려면 육류 위주의 식사는 하루 한 끼로 줄이고, 비타민B₁등 에너지 대사에 도움 이 되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피로 물질'은 피로를 일으키거나 피로 회복을 방해하는 다양한 노폐물과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피로 물질은 다음과 같다.

 

▷젖산 = 무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을 과도하게 쓰면 생긴다. 젖산이 많아지면 근육이 뭉치면서 전신에 피로가 쌓인다.

▷암모니아 =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암모니아는 뇌의 호흡중추를 자극해 과호흡을 유발한다. 숨이 얕고 가빠지면서 호흡기관 피로가 가중된다.

 

▷활성산소 = 인체가 쓸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는 산소가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산소 찌꺼기인 활성산소가 생기는데, 활성산소는 에너지 생성과 대사를 맡는 ATP(아데노신3인산)의 혈중 농도를 떨어뜨려 피로감을 높인다.

 

▷과도한 세로토닌 = 적절한 운동을 하면 뇌에서'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일정량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 쓰이고 나머지는 우리 몸 속 적정 세로토닌 농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재흡수된다. 그런데 과도한 운동을 하면 혈액 속 아미노산 농도가 높아져 세로토닌 분비량은 지나치게 늘리는 반면, 재흡수 기능은 억제시켜 세로토닌 신경을 지치게 만든다. 졸음, 피로감 등이 생긴다.

◇비타민B₁ 부족하면 피로해소 안 돼

중앙대약대 손의동 교수(약리학)는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가 에너지로 바뀌지 못하고 혈액이나 조직에 쌓이면 피로 물질이 된다"며 "특히 비타민B(티아민)이 부족하면 영양소의 에너지 전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피로 물질이 많이 쌓인다"고 말했다. 몸에 피로 물질을 축적시키는 습관은 이렇다. 

 

▷잘못된 자세 = 자세가 나쁘면 자세 유지를 돕는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해 젖산이 많이 쌓인다. 서 있는 자세의 경우, 옆에서 봤을 때 귀부터 어깨, 무릎, 복숭아뼈 가운데까지 일직선이어야 바른 자세다.

 

▷한 시간 이상 나홀로 운동 = 한 시간 이상 혼자 과도하게 운동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세로토닌이 과다 분비된다. 운동을 오래 할 때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과로 = 스트레스를 받으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불필요한 산화 대사물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활성산소 생성이 늘어난다.

 

단백질 위주 식사 =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암모니아는 요소로 변환돼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암모니아 생성이 과다하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쌓인다.

 

▷단순당 식사 = 흰 빵·흰 밥, 정제 탄수화물 등은 에너지 전환과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을 많이 소모시켜 피로 물질이 몸에 쌓이게 한다. 쌀밥은 콩, 시금치, 미나리 등 비타민B이 많은 반찬과 함께 먹는다.

 

▷술·커피 = 매일 소주 1병 이상의 과음을 하면 아세트알데히드·암모니아 등 독성 물질이 간에 축적되는데, 간은 독성 물질을 혈액 속으로 역류시켜 피로를 유발한다. 하루 4~5잔 이상의 커피도 근육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젖산을 만든다.

/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k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