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똑똑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모든 임산부들이 가진 소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 태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소망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태아의 뇌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임산부들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질환이 있다. 바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은 목의 한가운데에서 앞으로 튀어나온 물렁뼈의 아래쪽 기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내분비 기관이다. 이곳에서 분비하는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상이 생기면 몸이 피곤하거나 원인 없는 체중 증가 혹은 감소가 올 수 있고 성격의 변화까지 가져온다.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이 중요한 이유는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어 태아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태아의 뇌형성은 임신 초기부터 시작하여 임신 기간 전체를 거쳐 유아기 때 완성이 된다. 갑상선 호르몬 중 하나인 T4는 정상적인 태아 뇌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태아는 임신 12주가 지나서야 태아 갑상선에서 자체적으로 갑상선 호르몬 T4를 합성할 수 있으므로 그 전에는 태반을 통해 건너오는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만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산모의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임신 중 꼭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권지영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에 발생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 하지 않으면 태아 정신운동 발달지체의 위험이 비교군에 비해 2.5배 증가할 수 있다”며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산모의 아이는 평균 IQ가 100으로, 정상 비교군의 평균 IQ인 107보다 7점이 낮다”고 말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증상이 있는 ‘현성갑상선기능저하증’과 증상이 없는 ‘무증상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나뉘는데, 현성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태아의 뇌 발달뿐만 아니라 임신중독증, 태반조기박리, 심장기능이상, 2kg 미만의 저체중아, 사산아 등의 심각한 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증상갑상선기능저하증도 임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태반박리증, 조산, 신생아 집중치료, 신생아 호흡기 치료 등의 위험이 정상군에 비해 높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현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만성피로, 변비, 근육 경련, 체중 증가 등 임신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많기 때문이다.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피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T3, T4)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측정함으로써 간단히 이루어진다.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신 초기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인지 몰라 치료가 늦어졌다고 하더라도 진단 즉시 치료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을 정상으로 유지하면 치료를 안 하는 경우보다 임신 합병증과 태아 뇌 발달 저하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권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이 있거나 당뇨병을 포함한 면역질환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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