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비자 A씨의 영수증. 왼쪽 영수증은 카드번호 중 마지막 네자리가, 오른쪽은 9~12자리가 별표로 표시돼 있다. 두 영수증을 합치면 6048로 시작되는 카드번호 16자리를 모두 파악할 수 있다. |
박씨의 말처럼 신용카드 영수증의 카드번호 16자리 중 네 자리와 유효기간은 지난 2006년부터 별표로 표시하게 돼 있다. 버려진 카드 영수증으로 카드번호를 알아내 범죄에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별표로 가려진 카드번호 네자리가 가맹점 단말기마다 제각각이어서 버려진 영수증을 합치면 전체 카드번호가 그대로 노출된다. 예를 들어 카드번호가 '1234-5678-8765-4321'일 경우 A가맹점의 영수증은 '1234-5678-****-4321'로 표시되고, B가맹점은 '1234-5678-8765-****'이라고 영수증에 찍힌다. 두 영수증이 동시에 버려질 경우 이를 합치면 전체 카드번호가 그대로 노출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카드번호 16자리 중 9~12자리를 별표로 표시하도록 가맹점에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신용카드 영수증의 별표(*) 표시는 여전히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모씨(26)가 기자에게 건넨 영수증 여러 개를 한데 모으자 전체 카드번호를 손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이모씨의 영수증에는 유효기간(2017년 6월)까지 그대로 표시돼 있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표기하지 않기로 했던 부분이다. 성모씨(26)의 영수증도 마찬가지였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알아낼 경우 카드 주인의 서명 없이도 결제하는 '수기거래'가 가능하다. 전화나 홈쇼핑 등 거래상 편의를 위해 카드사와 가맹점이 특약을 맺은 경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제시하면 매출을 승인해 주는 것이다.
카드 소비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씨(22)는 "카드번호가 일부 가려져 있어 안심하고 버렸는데 모았을 때 개인정보가 노출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지영씨(가명·21)도 "영수증의 가격만 봤지 카드번호 등은 눈여겨보지 않았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신용카드 영수증이 이처럼 제각각인 이유는 표기 기준을 마련해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사항'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상호여전검사국 관계자는 "영수증의 9~12자리를 별표로 표시하도록 지도해 대다수는 지키고 있지만 일부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면서 "위반했다고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고 지도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 영수증을 버릴 때 길거리 휴지통 등에 한꺼번에 버리지 말고 확실히 찢어서 버리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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