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노화의 첫 신호’ 어느날 시큰거리는 무릎 관절, 연골파열 방치말고 관절보존수술 받아야

힉스_길메들 2012. 7. 23. 23:41

무릎 관절염을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는 어떤 부류일까. 보통 약을 먹어도 관절염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50, 60대 중년이 꼽힌다. 이들은 무릎 관절 사이의 간격이 이미 좁아져 가는 환자다.

중년층은 선뜻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가 쉽지 않다. 관절을 기계로 대체하는 수술을 중년에 하면 남은 생애 동안 1, 2번 이상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되도록이면 본인의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관절을 기계로 대체하는 수술을 중년에 하면 남은 생애 동안 1, 2번 이상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되도록이면 본인의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도 가능한 한 자신의 관절을 보존하는 게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약이나 주사,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치료법에 관심을 갖는다. 약이나 주사, 줄기세포로 연골을 쉽게 재생시킬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골 재생 같은 비교적 쉬운 치료법도 효과나 부작용 등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휜 다리 교정 수술, 안전성과 효과 입증돼

가장 흔한 관절염은 다리가 안으로 휘면서 안쪽 관절 간의 간격이 좁아지는 경우다. 대부분은 무릎에 위치한 물렁뼈인 '반월상연골'이 파열돼 생긴다. 반월상연골의 뿌리 부분이 파열됐을 때 방치하면 관절 연골이 손상된다. 결국 다리가 안으로 휠 수도 있다.

전체 반월상연골 파열 가운데 약 20∼30%는 뿌리 부분 파열로 추정된다. 이런 환자는 더 미루지 말고 관절 보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느냐가 수술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관절염의 치료 방법은 환자의 관절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이 때문에 다리 정렬, 관절 간격, 반월상연골과 관절 연골 상태 등에 대해 정밀하게 검사한다. 관절 상태가 정확히 파악되면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침을 세운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휜 다리를 똑바로 교정하는 수술이다. 반월상연골을 봉합하거나 연골을 재생하는 시술을 받았다고 해도 휜 다리를 방치하면 문제가 다시 생길 수 있다.

과거에는 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에 상당한 시술 경험과 기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수술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안전성과 효과도 입증됐다. 최근엔 수술 기법이 발달돼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시술받을 수 있게 됐다.

반월상연골의 뿌리 부분이 파열됐을 때는 관절경을 이용해 봉합할 수 있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반월상연골 기능을 어느 정도 복원해 관절염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최근에 많이 시도하는 시술법이다.


○ 줄기세포 이용한 치료는 신중하게


부분적으로 무릎 연골이 손상됐을 땐 연골재생술을 시도할 수 있다. 연골재생술에는 미세 천공술, 배아줄기세포나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있다. 최근엔 연골재생술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 수술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미세 천공술은 손상된 관절연골의 면적이 2∼4cm² 이내로 작은 경우에 한해 적용할 수 있다. 수술 후 3개월 정도 목발을 짚고 다니며 관리를 잘하면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된다.

배아줄기세포 이식술에는 제대혈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있다. 이 재생술은 따로 세포를 배양하는 시간이 없어도 즉시 치료할 수 있다.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치료 결과에 대한 평가는 아직 분분하다.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은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농축해 손상된 연골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증받았다는 사실이 홍보되면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학계의 비판도 있다. 골수에서 채취해 얻은 혈액 농축액에 줄기세포가 어느 정도 함유됐는지, 이런 골수 혈액 농축액을 손상된 연골 부위에 그냥 주입해도 연골 재생이 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알려진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라서 향후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 분야다. 신중히 생각하고 시술을 받아야 한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홍보 문구만 믿고 과도하게 기대했다가는 자칫 비싼 수술비만 부담할 수 있다.

자신의 관절을 보존하며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이런 새로운 치료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신기술은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한다.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돼 권장되는 좋은 치료법이 많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신중하게 상의한 뒤 치료받아야 한다.

중년층의 경우 무릎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선 약 복용을 피해서는 안 된다. 초기부터 부작용이 없거나 적은 진통제를 선택해야 한다. 동시에 관절의 통증을 완화시키되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약물이나 운동으로 관리하기 힘든 정도의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적절한 수술을 받는 게 좋다.

(도움말=김진구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 [동아일보]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