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때문에 몇 년 동안 거의 매일 진통제를 두세 알 씩 먹은 윤모씨(43·서울 성동구). 지난 달부터 약을 먹어도 두통이 가라앉기는 커녕 오히려 증상이 심해졌다.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윤씨가 "10년 전부터 진통제를 사 먹기 시작했다"고 말하자, 의사는 "약물과용 두통이 의심되니 2개월간 약을 끊어보자"고 말했다.
◇진통제 안 먹어야 진단 가능
약물과용 두통이란, 장기간 진통제를 지나치게 많이 복용한 탓에 두통이 오히려 악화되는 것을 말한다. 두통 환자의 2% 정도가 이런 상태다. 한 달에 보름 이상 두통을 겪는 사람 중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진통제를 한 달에 15일 이상, 트립탄·에르고타민·오피오이드 제제의 약을 10일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약물과용 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의료계는 뇌의 통증 전달 시스템이 망가졌거나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있을 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약 2~3개월 끊으면 80%는 효과
정재면 교수는 "약물과용 두통은 예방이 중요하다"며 "두통이 처음 생겼을 때 진통제를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한 후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약물과용 두통을 치료하려면 2~3개월 동안 먹던 진통제를 끊어야 한다. 환자의 80% 정도는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두통이 완벽하게 낫지는 않을 수도 있다. 이때는 원래 먹던 약과 성분이 다른 두통약을 처방받거나, 두통을 예방하는 약을 1주일에 한 번씩 먹는 등 증상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