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 메카 마리아병원
글로벌 병원 탐방
국내 최다 시험관아기 시술
마리아병원이 세계적인 난임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난임 한 분야 연구에만 파고든 덕분이다. 다른 병원들이 줄기세포 연구에 눈을 돌릴 때도 마리아병원은 오직 난임 연구에만 매진했다. 사실 국내에서 배아줄기세포 배양을 처음 성공한 곳은 다름 아닌 마리아병원이다. 하지만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곧 그만뒀다. ‘황우석 사태’로 윤리 문제가 불거진 데다 정부의 난자 연구에 관한 제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정상적인 경로로는 좋은 난자를 연구에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난임 치료 연구에 30여 년 매진
최상급 배아 선별 시스템 구축
임신 성공률 10%포인트 높여
임진호 원장은 “난임 해결도 아직 갈 길이 먼데 다른 데 눈을 돌리기보다 한 분야만 집중 투자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에 할애되는 인력과 장비를 난임 연구에만 집중했다.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난임 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그래서 임 원장은 각종 연구시설과 인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첫째가 ‘타임랩스 시스템’ 도입이다. 짧은 시간에 배아를 관찰하는 기존의 배양법과는 달리 배아의 모든 발달 과정을 관찰·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배아를 걸러내고 최상급의 배아를 선별할 수 있다. 국내에 있는 15대의 타임랩스 시스템 중 9대가 마리아병원에 있다. ‘IMSI’라는 고배율 현미경도 도입했다. 6000배 이상의 고배율로 정자를 관찰한다. 정자 핵에 있는 미세한 결함도 잡아낼 수 있다. 임 원장은 “IMSI를 도입한 이후에는 남성 난임 임신율이 10%포인트 이상 향상됐다”고 말했다.
배양액 국산화, 최신 장비 도입
마리아병원은 자체 맞춤 배양액과 수입 배양액을 병행해 사용한다. 맞춤 배양액을 사용하면 수정란 특성에 맞게 배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임 원장은 “우리 병원 연구팀의 평균 근속연수가 18.6년”이라며 “어느 배아에 어떤 배양 환경이 적합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기 때문에 맞춤 배양액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리아병원은 환자의 마음까지 안심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마리아병원에서는 우선 난임 부부의 손등 혈관을 등록한 뒤 QR코드로 만든다. 그리고 시험관아기 시술 각 단계에 QR코드를 붙인다. 배아가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자파 등 유해 요소가 개입되지 않도록 수백 번의 실험을 거쳤다.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영국 시스템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자 마음까지 어루만져
한편 임 원장은 난임 치료에 드는 환자 부담 비용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임 시술을 한번 시작하면 수천만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부부가 많다. 시술 비용뿐 아니라 주사비와 초음파 진단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비용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부를 너무 많이 봐왔다”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평생의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정부의 난임 시술비 건강보험 적용(올해 10월부터 시행)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본인부담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출산 장려 정책을 펴려면 그 정도의 지원으로는 안 된다”며 “본인부담금을 아예 없애거나 현재 30~50%인 본인부담금을 현저히 낮춰 돈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는 부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타임랩스와 PGS(착상 전 유전진단) 등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은 인정비급여로 전환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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