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원천' 엉덩이 근육
놀기 시작해 성인이 되면 소파나 의자에 정착한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7.9시간을 의자에 앉아 보낸다. 호모체어쿠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엉덩이 근육은 처지고 약해진다. 어깨·허리·엉덩이·다리로 이어지는 몸매 라인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걷기·달리기 같은 활동능력도 떨어진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열쇠인 엉덩이 근육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책임연구위원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 근육은 몸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는 파워 존”이라고 말했다. 달릴 때는 허벅지 근육을, 공을 던질 때는 팔 근육을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빠르게 달리는 추진력이나 공을 멀리 보내는 힘은 탄탄한 엉덩이 근육이 뒤에서 받쳐줘야 그 힘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육도 바로 엉덩이 근육이다. 2012년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 연구팀은 만성적으로 한쪽 발목을 잘 접질리는 운동선수 19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세 번씩 8주 동안 엉덩이 근육 강화 운동을 진행했다. 발목이 접질려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발바닥까지 힘이 전달되지 않아 움직일 때 휘청거리고 빠르게 걷기 어렵다. 그 결과 발바닥에 닿는 압력의 분포가 접질린 쪽이나 그렇지 않은 쪽 모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기간 엉덩이 근력은 운동 전 60.43Nm(뉴턴미터)에서 운동 후 62.22Nm로 증가했다. 엉덩이 근력 강화 운동이 발목의 불안정성을 효과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건강한 엉덩이는 동그란 사과처럼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근육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엉덩이 근육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지방이 채우면서 엉덩이 살이 아래로 축 처지고 밋밋해진다. 엉덩이 모양뿐 아니라 신체 균형도 무너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서 균형 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진다”고 말했다. 뼈도 위험하다. 근육이 약해지면 뼈의 골밀도가 낮아진다. 어깨·허리·무릎 통증을 유발하거나 골다공증·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 고령층의 엉덩이는 근육이 거의 없다. 만지면 뼈가 잡힐 정도다. 이 정도로 엉덩이 근육이 부실해지면 걸을 때 안정감 없이 비틀거린다. 몸을 곧게 지탱하지 못해 허리가 앞으로 굽는다.
만성질환에도 쉽게 노출되고 몸도 빠르게 늙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기초대사율이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비만·당뇨병·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엉덩이는 처지면서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배가 볼록 나오는 체형으로 바뀐다.
일상생활에서도 엉덩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걷기나 계단 오르기가 대표적이다. 이때도 자세가 중요하다. 걸을 때는 등을 곧게 펴고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로 발을 앞으로 뻗는다. 발을 땅에 디딜 때는 발뒤꿈치부터 닿도록 한다. 무릎을 굽힌 상태로 구부정하게 걸으면 발 앞쪽이 먼저 닿아 엉덩이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계단을 오를 때는 허리를 편 상태로 발바닥과 엉덩이에 힘을 줘 오른다. 한 걸음 오를 때마다 발끝에서 허벅지·엉덩이에 힘이 실리도록 상체를 숙이지 않는다.
글=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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