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형 내외가 7년만에 귀국하셨다. 우리 내외가 결혼하고 얼마 뒤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신 뒤 두번째의 귀국이였다.
오랜만에 귀국이라 이리저리 만남도 많고 하신 관계로 하루의 일정을 뽑아 처남네와 동해안으로 여행을 하기로 한다.
동해로 향하며 콩국수이야기가 나오는 김에 우리가 속초로 여행가는 길에 "친절막국수집"을 이따금 들린다는 얘기를 하며 동해안 회와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자하니 동서형님께서 말꼬리를 잡으며 농을 하시는 김에 구성포의 친절막국수로 맛을 보기로 한다.
담벨아저씨로도 유명하신 한국기네스에 등재된 어르신으로 손으로 직접 반죽을 하여 치대기 때문에 쫄깃한 맛이 그만이라 방송에서는 말한다.
시계는 10시반을 가르키기에 사람은 여섯이나 세그릇만 주문하는 양해를 구하고는 동동주 한통과 반주를 한다. 술이라야 처남과 나만이 한잔을 할 뿐이지만.....
그리고는오대산의 산속에서 저녁반주로 하려 두통을 주문하여 길을 나선다.
인제를 지나니 잿빛 하늘에서 가랑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한계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설악의 영봉들을 바라보며 한계령을 오른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한계령에 오르자 눈발로 바뀐다. 4월의 크리스마스라더니 진짜 4월에 눈이 나리고 있다.
한계령의 휴게소에서 잠시 쇼핑과 커피한잔을 하고는 설악산 한계령 등산로 들머리에서 기념촬영을.....
한계령을 내려서며 구름에 가려진 영봉들의 멋스러움에 반해서 ......
양양을 내려서자 한계령의 눈발은 간곳 없고 맑고 푸르른 하늘아래 낙산의 앞 바다는 일렁이는 파도만이 요란스레 울어댄다.
낙산을 지나자 설악해수욕장이 나오고 잠시 후 물치항의 어촌계 회센타가 나온다. 여기가 우리가 찾아간 미화네.... 미화네와 우리는 두집 딸들과의 연분으로 10여년을 넘게 알고지내는 집이다.
물치항의 미화네집 활어
수도권 사람들이 속초(학사평의 콘도나 설악산)권으로 여행을 하면 으레 대포항에 들려 회 한접시 하는데 나는 물치항으로 간다.
대포항이 시장은 크나 성수기에는 손님으로 부적대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활어값이 물치항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대포항에서 양양 방향으로 차로 2~3분만 가면 바로 물치항인데도 대포항으로만 몰려든다.
미화네서 회와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고나서 두팩의 회를 싸 명개리의 오대산자락에 있는 승희민박집으로 향한다.
구룡령을 넘는데 골골이 아직도 하이얀 눈과 얼음폭포가 눈부시게 빛을 발하고 백두대간의 장쾌한 능선엔 잿빛의 먹구름이 넘실거린다.
옛날 시골에 살때 이러한 가시나무를 대문간에 걸어 놓은 기억이 있는데 이는 잡귀를 물리치고자 하는 마음때문이리라.
여기가 우리가 묵을 "승희민박" 황토방으로 꾸민 이집은 방보다 산나물들이 나를 매혹시키고 안주인의 꾸밈없는 익살과 바깥주인의 점잖은 품행이 나를 이끈다.
승희민박집에 들어서서 짐을 풀어놓고 오대산을 넘는 비포장도로를 잠시 올라가다 되돌아오니 한낮의 태양은 서산에 잠들려 산자락을 넘고 있다.
이집에서 내어 놓는 나물들이나 선명하지 못한 사진관계로 눈팅하고자 하여도 매끄럽지 못해 죄송....
접시에 담아 놓은 나물들과 장아치 몇 개와 김치 그리고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는다.
커다란 놋그릇에 밥 한주걱과 나물들을 골고루 담고는 고추장에 참기름을 넣고는 썩썩 비빈 뒤 한 숟가락씩 가득 떠 먹으면 입안에서 향끗한 산나물 내음이 혀끝에 닿을 때마다 서로의 맛을 견주고 따끈하며 구수한 된장찌개가 입안을 휘돌아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의 그 즐거움은....
웃음꽃이 피고 밤은 깊어가는 가운데 서로의 눈가에 졸음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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