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삶 웰빙

라면·음료수 즐기고… 채소·단백질은 안먹고… 키크고 날씬해지겠다고?

힉스_길메들 2010. 9. 30. 10:19

 

“난 뚱뚱해” 말하는 청소년 63%는 정상… 균형잡힌 식습관 가져야 건강한 성장가능

예쁘고 날씬한 여자 아이돌 그룹을 동경하는 청소년이 많다. 그들과 닮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아동과 청소년도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어린이와 청소년 66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식품섭취량 및 섭취빈도를 조사한 결과 7∼12세 어린이의 경우 약 20∼30%, 13∼19세 여자 청소년의 46% 정도가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뚱뚱해’라고 인식하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63.1%는 실제로는 정상 체중이었다. 체중이나 다이어트 시도 여부보다 심각한 문제가 더 있다. 무엇을 먹느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먹는 음식의 ‘질’과 ‘종류’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찌는 데 민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이 더 살찔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 라면으로 총 열량의 5%를 때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라면을 통해 하루에 총 열량의 5%를 섭취한다. 청소년 한 명이 라면으로 섭취한 하루 평균 열량은 155.64kcal. 쌀밥 424.84kcal(13.39%), 잡곡밥 293.97kcal(9.27%)에 이어 세 번째. 7∼12세 어린이가 라면으로 섭취하는 하루 열량은 87.05kcal(3.12%)인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섭취하는 것이다. 식약청은 “어린이들의 식단은 주로 부모가 짜지만 청소년들은 중고교에 진학해 야간학습을 하면서 밥 대신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소년들이 지방을 주로 얻는 식품군은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 구이가 1위, 라면이 2위였다. 1∼6세는 우유와 과자, 7∼12세는 우유와 돼지고기 구이가 차지한 것과 비교해보면 라면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 키 걱정하면서, 정작 칼슘섭취는 작아

‘여자 168cm, 남자 184cm’를 이상적인 키로 꼽는 청소년이 많다. 그러나 키와 뼈 성장에 좋은 칼슘이나 철분 섭취량은 현저히 떨어졌다. 칼슘, 철분, 칼륨의 섭취량이 권장량 대비 각각 58.1%, 89.9%, 54.4%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칼슘의 경우 조사대상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적게 섭취했다. 청소년기는 급속히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지만 막상 칼슘 섭취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 ‘고기’보다 ‘음료수’가 비만의 주범

비만 청소년은 정상 또는 저체중 또래보다 음료와 주류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 또는 비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음료와 주류 섭취비율은 하루 총 섭취량의 5.8%였다. 정상그룹의 4.7%, 저체중 그룹의 4.6%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비만 청소년의 음료 섭취 비중 차이는 다른 식품군의 섭취 비중 격차와 뚜렷이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령 비만 청소년의 곡류 섭취비율은 25.5%로, 저체중 그룹의 25.0%, 정상그룹의 25.2%와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만 청소년의 육류 섭취비율도 8.9%로 저체중 그룹 8.1%, 정상 그룹 8.6%와 거의 비슷했다. 즉 비만 청소년은 밥이나 고기를 정상체중군보다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음료수같이 ‘달달한 주전부리’를 입에서 떼지 않아 뚱뚱해졌다는 뜻이다.

음료수에서 섭취하는 설탕은 섭취 시 혈당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인슐린은 혈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당분을 글리코겐이나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한다. 즉 설탕은 칼로리뿐만 아니라 지방으로 쉽게 저장되는 에너지 공급원이 되는 것이다. 또 음료수는 포만감을 주지 못해 다른 음식을 계속 먹게 한다. 사람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더 이상의 음식 섭취를 제한하기 위해서 포만 기전이 작동한다. 그런데 단 음료 같은 액상으로 공급되는 열량식품은 포만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

○ 가난한 집일수록 과일·채소 못 먹는다?!

모든 청소년들이 다 자기관리를 못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몸매관리와 건강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 아동·청소년 비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우 못 사는 군의 체질량지수 평균은 21.56kg/m², 보통인 군의 평균은 19.75kg/m², 매우 잘사는 군의 평균은 19.14kg/m²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체질량지수(BMI) 평균이 높았던 것이다.

특히, 집이 못 살수록 과일이나 채소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경제 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이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과일, 채소를 먹는다는 비율이 8.5%에 불과해 경제 수준이 높은 가정의 아동(28.8%)보다 상당히 낮았다.

동아일보 201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