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가을 햇볕, 아이 건강에 보약

힉스_길메들 2010. 10. 28. 22:05

글·최승용 노원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여름 내내 더위에 지쳐 기운 없어하더니 이제는 감기를 달고 살아요” “코가 막혀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요” 최근 감기에 걸리거나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등 비염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꼭 어디가 아프지 않더라도 팔다리에 힘이 없고 물 먹은 스펀지처럼 축 늘어져 꼼짝 안하고 방안에만 처박혀 있으려는 아이들.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돌봐줘야 할까?

◇여름 습기, 가을 냉기와 만나 몸속 병 키워

올 여름은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아열대화 되면서 늦게까지 장마가 계속돼 축축한 기운이 고스란히 우리 몸속에 쌓였다. 이렇게 습이 누적된 몸이 가을의 차고 건조한 기운을 갑자기 받으며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 안경을 쓴 채 뜨거운 사우나를 하고 밖에 나오면 투명했던 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 몸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냉과 습한 기운. 이는 인체의 기혈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방해해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쉽게 노출되거나 기운 없이 축축 처지게 만든다. 또한 비위와 장 등 소화기를 쉽게 손상시켜 장염이나 설사병 같은 배앓이가 나타날 수 있다. 잠을 잘 못 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식욕도 잃어 성장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솔루션 1. 하루 2시간 이상, 햇볕 쬐고 뛰어놀게 해주기

김서린 안경처럼 뿌연 아이들 몸속을 맑고 쾌적하게 해줘야 한다. 냉한 기운과 습을 빼주기에 가장 좋은 것은 바람과 햇볕. 햇볕이 좋은날을 골라 아이가 하루 2시간 이상 햇볕을 쬘 수 있게 하자. 햇볕은 몸속 습기를 제거해줄 뿐만 아니라 비타민 D합성을 통해 뼈를 튼튼히 하고 가을, 겨울을 대비할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준다. 또한 적당한 운동을 통해 땀을 배출해 몸속에 남아있는 습기를 말려줘야 한다. 운동이라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며 맘껏 뛰어놀게 해주면 된다. 공을 좋아하는 아이면 엄마 아빠가 함께 공놀이를 하고, 그네나 미끄럼들을 좋아하는 아이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게 해주면 된다. 스트레칭 또한 좋은데 가급적 천천히, 관절을 최대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땀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

△솔루션 2. 견과류, 제철 과일로 습기 배출시키기

몸속 냉한 기운과 습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통해 소변을 잘 보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돕기 위해서는 밤, 땅콩, 잣 등의 견과류와 현미, 보리 등 곡류가 좋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통해 습기를 빼는 것도 중요한데 소화기와 장은 약간 따뜻할 때 활발하게 움직이므로 되도록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물을 먹이는 것이 좋다. 위장이 차갑고 습기가 차면 무력해지면서 식욕이 떨어지는데,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영양 상태에 문제가 생겨 가을 후반기에는 더욱 고생할 수 있다. 편하다고 인스턴트식품을 먹이지 말고 제철 재료로 집에서 만든 담백한 음식으로 균형 있는 식사를 챙겨주자.

△솔루션 3. 찬 기운 빼고 습 풀어주는 한방 치료 받기

한방에서는 찬 기운을 빼고 습을 풀어주는 데 중점을 둔다. 습을 풀어준다는 것은 고여 있는 습기가 몸속에서 고루 순환되도록 도와준다는 뜻이다. 습은 한곳에 정체되면 콧물, 가래 같은 담을 만들기 때문에 몸속에서 잘 돌아 점막을 촉촉이 적시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한방에서는 감로소독음, 지실도체탕, 용담사간탕 등을 처방하며 활석, 황연, 황금 등의 약재를 사용한다.

마사지 또한 도움이 되는데, 천문(양 눈썹 사이 중간 지점부터 앞머리 돋아난 곳까지 이어지는 일직선)을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30~50회 밀어 올리면 몸 안으로 찬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감기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눈썹 머리에서부터 눈썹 꼬리까지의 일직선을 감궁이라고 하는데, 이 부위를 50~100회 밀어주면 정신을 맑게 해주고 오한이 들며 온몸이 쑤시는 증상을 줄여준다.

국민일보 201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