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윤서현.권혁재]
"이렇게 다섯 개의 갈색 줄이 뚜렷해야 진짜 자연산 다금바리입니다!" '남경미락'의 김상학(55) 사장이 싱싱한 자연산 다금바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는 음식점이 3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중에서 30곳을 선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심사숙고했다. 제주 토박이들에게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의 내공을 지닌 제주 전통 맛집과, 올레꾼들에게 사랑받는 올레 주변 맛집을 추천받았다. 이 중 현장 취재를 거쳐 각각 13곳씩 엄선했다. 여기에 야외수영장에서 선탠하고 스파에서 몸 풀며 하루 종일 호텔에 머무르는 '릴랙스족'을 위해 호텔 맛집 네 군데도 추렸다. 그렇게 완성한 '제주 맛집 30선' 지도. 인터넷으로 '제주 맛집' 검색할 필요 없이 이 지도만 챙겨서 가면 된다.
글=윤서현 기자 < yoonshjoongang.co.kr >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 shotgunjoongang.co.kr >
올레길 10코스에 있는 '미향식당'의 정식 메뉴. 이 푸짐한 2인분 상차림이 만원이다.
전통 맛집
제주에 가서 회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제주산 활어회만을 취급하는 '남경미락'은 김영삼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다녀간 곳이다. 두툼하게 썬 다금바리회도 일품이지만, 용머리 해안과 산방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환상적이다.
1㎏에 20만원을 호가하는 남경미락의 다금바리회가 부담스럽다면 물회는 어떨까. 지금 한창 제철인 자리돔회나 한치회에 각종 채소와 양념장·얼음물을 넣어 먹는 물회는 제주의 대표 여름음식이다. 1964년 문을 연 '항구식당'이 물회로 유명하다. 뼈째 썬 자리돔회와 된장·식초 맛이 강한 양념국물이 어우러진 자리물회 한 그릇에 더위가 싹 가신다.
25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보식당'은 제주 맛의 세 가지 보물, 삼보(三寶)를 내놓는다. 자리물회·옥돔구이·해물뚝배기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오분자기·전복·새우를 듬뿍 넣어 끓인 해물뚝배기가 가장 인기가 많다. 24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가네 제주뚝배기'의 오분자기뚝배기와 비교하며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갱이와 멸치를 넣고 끓인 '앞뱅디식당'의 각제기국과 멜국도 이 두 뚝배기에 뒤지지 않는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한편 일반 돼지고기를 제주산 흑돼지고기로 둔갑시켜 파는 식당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쉬는 팡 가든'은 진짜 제주산 흑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왕소금을 솔솔 뿌린 흑돼지 오겹살을 솥뚜껑에 구워 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오후 4~5시에 고기가 다 팔리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1 '앞뱅디식당'의 멜국과 멜튀김. 큼지막한 멸치를 듬뿍 넣고 끓인 멜국과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바삭하게 튀긴 멜튀김은 세트로 먹어야 제맛이다. 2 제주 토속음식 중 하나인 자리물회. 된장 맛이 강한 양념장이 특징이다. 3 제주신라호텔의 캠핑 바비큐는 맛있는 식사와 함께 여름밤의 낭만도 선사한다.
올레 맛집
올레길을 걷게 되면 올레 맛집도 알아야 한다. 올레길은 되바라진 관광지보다 한적한 마을을 헤집고 다녀 제주 사람만 찾아다니던 전통 맛집과 자주 만나게 된다. 1코스 시작점에 자리한 '시흥해녀의 집'은 오조리 어촌계 해녀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린 전복과 조개로 끓인 죽이 일품이다. 인원수보다 한 그릇 적게 시켜 먹어도 양이 충분하다.
10코스에 있는 '미향식당'은 5000원짜리 정식을 시키면 벵에돔구이·짜투리 돼지고기구이·자리돔젓갈과 달걀말이를 비롯한 7가지 밑반찬이 나온다. 매일 아침 주인 아저씨가 바다에 나가 잡아오는 신선한 재료만 쓴다. 지금 한창 살이 오른 보말(고둥의 제주도 말)로 차린 보말정식도 인기다. 같은 10코스의 '형제도식당'에서는 해물전골 중짜 하나를 시키면 4인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전골냄비에 소라·새우·가리비·게 등이 넘칠 정도로 담겨 나오고, 생전복과 옥돔구이는 서비스다.
올레꾼 사이에서 성지처럼 떠받들어지는 곳도 있다. 3코스가 끝나는 지점 표선면사무소 앞에 있는 '춘자멸치국수'다. 양은 냄비에 담겨 나오는 평범한 멸치국수이지만 지친 올레꾼에게 훌륭한 간식이 되면서 명소가 됐다. 올레길 위 수퍼마다 파는 '올레꿀빵(1개 1000원)'은 일종의 '올레 비상식량'이다. 팥 앙금이 들어간 빵을 튀긴 뒤 설탕시럽을 입힌 것으로 올레 대표 간식으로 통한다. 단맛이 강해 한 개 이상 먹기는 힘들지만, 올레길 위에서 허기를 달래는 데는 최고다.
호텔 맛집
호텔마다 꼭 맛봐야 하는 메뉴가 따로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캠핑 바비큐를 꼽을 수 있다. 어둑어둑 해가 지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호텔 내 캠핑 바비큐 존에 텐트를 치고, 제주산 흑돼지·전복·새우·LA갈비 등을 그릴에 직접 구워 먹는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실제로 제주의 한 숲에 야영을 온 듯 무수한 별들을 보며 밤을 보내는 재미가 크다.
롯데호텔제주에서는 화산 분수쇼를 보며 뷔페를 즐길 수 있다. 매일 오후 6시30분부터 세 시간 동안 호텔 내 야외정원에 워터스크린과 레이저를 이용한 화산 분수쇼와 함께 130여 가지의 음식이 차려진다. 각종 샐러드와 파스타·바비큐 메뉴 외에 보말죽·돔베고기·오메기떡 등 제주 토속음식도 가득하다.
제주해비치호텔의 한일식당 '하노루'는 다음 달 31일까지 구문쟁이 특선을 선보인다. 다금바리의 사촌 격인 구문쟁이는 다금바리보다 값이 싸면서 못지않게 맛이 좋다. 이번 기회에 구문쟁이를 회·구이·지리(맑은 국)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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