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삶 웰빙

지치기 쉬운 여름철, 비싼 보약보다 낫다!

힉스_길메들 2011. 7. 22. 22:38

- 건강 살리는 제철식품 이야기 2 생선편

위부터 농어, 민어, 도미.

제철을 맞아 가장 물오른 생선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더운 날씨로 지친 이들의 원기를 회복시켜주고 없어진 입맛을 되살려줄 3가지 생선을 소개한다.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 여름철, 꽃게의 뒤를 이어 도미, 농어, 민어 등이 싱싱하고 맛있다.

 

 

흰살 생선의 왕, 도미

도미는 돌돔, 감성돔, 옥돔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중 참돔이 가장 인기다. 산란하기 직전에 가장 맛있는 참돔은 남해에서 많이 잡힌다. 양식이 자연산보다 육질이 연하고 EPA와 DH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점이 독특하다. 양식과 자연산은 꼬리의 모양이 뾰족한지, 그렇지 않은지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에서 고급 어종으로 인기있는 도미는, 일본에서는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생선이다. 지방이 적고 세포가 단단해 부패속도가 느리다. 도미의 맛 성분인 글루타민산, 타우린 등의 아미노산, 이노신산 등의 핵산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맛이 잘 변하지 않는다. 특히 신체대사를 촉진시키는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은 생선이 죽은 후 최대 4일까지 생성되어 잡은 후 맛이 점점 좋아진다.

저지방·고단백 식품인 도미는 회복기의 환자나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중년에게 적합하다. 여러 부위 중 머리의 맛이 특히 좋아 ‘어두일미’라는 말이 도미에서 유래되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도미 머리만 따로 요리해 판매한다. 생선 중 비타민B1 함량이 가장 높은데 눈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B1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해 피로해소에 효과적이다. 도미 눈을‘천연자양강장제’라부르는 이유다. 껍질에는 여러 영양소의 대사를 돕는 비타민B2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버리지 말고 꼭 먹는다. 도미껍질에 뜨거운 물을 살짝 부어 익히는 일본요리 ‘마쓰가와’는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다.

도미는 눈이 맑고 몸 색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면 싱싱하다. 비늘이 억세서 숟가락이나 비늘 긁개로 꼬리에서 머리를 향해 긁어 낸다. 통째로 구이나 찜을 하면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여름 생선의 대표주자, 농어

농어는 힘이 좋아 낚시어종으로 인기 있는 생선이다. 먹잇감을 찾아 강하구로 거슬러 올라오는 6~8월이 가장 맛있고, 영양이 풍부하다. 성장할 때까지 크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어린 농어는 ‘까지매기’(부산),‘껄떡이’(전남) 등으로 칭하고 3년 이상 커야 비로소 농어라 부른다. 어린 고기보다는 몸집이 큰 것일수록 맛이 좋다. 다른 흰살 생선처럼 단백질 함량이 여름철 높아 보양식으로 활용한다.

농어에는 특히 눈건강에 좋은 비타민A, 뼈를 건강하게 하는 비타민D, 노화예방에 효과적인 비타민E 등이 풍부해 한방에서는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음식’으로 꼽는다. 중국의 의학서 《식료본초》에는 “농어는 안태(安胎 : 태아와 임산부를 편안하게 함), 보태(補胎 : 임산부의 원기를 보함) 효과가 있다”고 했다. 우리 조상은 몸이 허약한 임산부에게 원기회복을 위해 농어를 먹였다. 필수아미노산과 EPA· DH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아이들 성장에도 좋다.

농어는 눈동자가 검고 아가미가 붉고 선명한 것, 살에 탄력이 있는 것이 신선하다. 흰살 생선 중 지방 함량이 100g당 12.4g으로 높아 회로 먹을 때 얼음물에 살짝 씻어 기름기를 뺀다. 농어에는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철분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C가 들어 있지 않아 채소와 함께 먹어야 좋다. 맑은지리를 만들 때 채소를 듬뿍 넣어 끓이면 철분 흡수를 돕고, 맛도 담백해진다.

 

 

바다의 보양식, 민어

민어(民漁)는 이름처럼 예로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고 제사상에 빼놓지 않고 올린 생선이다. 여름에 짝짓기해 산란하기 시작하는데, 그 직전인 초여름에 맛이 가장 좋다.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소가 풍부해 복날 보양식으로 먹기도 한다. 회로 먹을 때는 쫄깃한 맛보다 진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매운탕으로 끓이면 얼큰하고 감칠맛이 난다. 껍질을 벗겨 살을 얇게 포떠 전을 부쳐 먹으면 흰살 생선 특유의 담백한 맛이 돋보인다.

몸집이 커 여러 부위를 먹을 수 있는 민어는 특히 부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부레만 먹으면 민어 한마리를 먹었다고 할 정도다. 부레는 젤라틴이 주성분이라 선조들은 ‘민어풀’이라 부르며 아교로 사용했다. 부레 속에 고기·두부 등의 소를 채워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날 것으로는 기름장에 찍어 쫀득쫀득 씹히는 맛을 즐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데, EPA 와DHA 등 불포화지방산이 지방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민어를 제대로 맛보려면 전남 신안군에 찾아가 보자. 8월 초에 민어축제를 개최한다. 임자도에서는 ‘여름이면 민어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친다’고 할 정도로 민어가 잘 잡히고, 아예 목포에‘민어거리’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싱싱한 민어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붉으며, 비늘이 살아 있다. 크기가 클수록 맛이 좋다.

 

참고서적《한국의나물》(북폴리오) / 도움말 문인영(101recipe 대표, 식품영양사)
/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minjung@chosun.com / 사진 조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