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사는길

“남편과 아내, 눈이 마주치면 웃으세요!”

힉스_길메들 2011. 12. 19. 17:14

가정문화원 두상달·김영숙 부부의 웃음건강학개론
국내 1호 부부 강사이자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가정행복코치 두상달·김영숙 부부를 만났다. 그들이 전하는 웃음건강학.

>>서로 웃지 못하는 부부
이혼율이 급증하는 요즘 부부 사이에 서로 웃지 않고 지내는 부부들이 많다. 2002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율은 47.4%에 달한다. 이는 OECD 가입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부부 갈등, 무엇이 부부 사이를 원만하게 할 수 있을까? 가정문화원 두상달 이사장은 ‘웃음’이 그 해답이라고 한다.

웃음은 부부 관계를 이어 주는 다리와 같습니다. 우리 부부도 처음엔 바쁘고 해서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지낼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 아내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부부 헌법’을 만들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생겨난 우리 부부의 헌법 제1조는 ‘마주치면 웃자’예요. 우리도 지금처럼 웃기까지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웃음은 연습이에요. 훈련과 끊임없는 연습 없이는 쉽게 웃을 수 없습니다.”잘 웃으면 부부 사이뿐 아니라 사회생활도 원만히 할 수 있다.“웃음은 사회 최고의 사교술입니다. 웃음에는 파동이란 게 있어서 한 사람이 웃으면 일파만파 퍼져서 여러 사람이 웃게 되는 힘이 있어요. 또한 웃으면 사회생활도 쉬워집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잘 웃고 유머를 잘 구사하는 사람일수록 연봉이 여자는 평균 20%, 남자는 10% 정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어요.”

>>웃음과 건강의 상관관계
웃음과 건강이 상관관계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두상달 이사장은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1969년 미국의 <새터데이 리뷰> 편집장이었던 노만 커즌스는 뼈와 근육이 굳어가는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TV 속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큰 소리로 웃더니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그 후 가능한 한 큰 소리로 그리고 뱃속부터 웃기 시작한 그는 결국 웃음을 통해 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웃음치료학’이에요.”

웃으면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발생한다. 엔도르핀은 모르핀과 같은 진통 효과가 있어 통증과 염증을 사라지게 한다. 뿐만이 아니다. 웃음은 NK세포의 활성을 돕는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암세포를 끌어안고 5분 안에 동반자살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말로 ‘자연살해세포’라 불린다. 이 세포는 하루에 1000개가 생겨나는데 웃음이 NK세포를 활성시켜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웃음의 중요성은 알지만 즐겁지 않은데 억지로 웃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두 이사장은 ‘즐겁지 않아도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한다.“억지로라도 웃는 것이 좋아요. 웃을 일이 없다면 웃음거리를 만들면 됩니다. 웃음은 나이와 반비례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웃는 법을 잊어버린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웃음은 사람만이 가지는 특권입니다. 동물이 웃는 거 보셨어요? 아니죠? 사람에게는 ‘웃음보’라는 게 있어서 웃을 때마다 모든 신경이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어요.”

>>싸우지 않는다면 부부가 아니다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준 두상달·김영숙 부부. 둘은 부부싸움을 안 할까? 김영숙 원장은‘여느 부부와 다름 없이 부부싸움을 한다’고 말했다.“왜요, 우리도 싸워요. 싸우지 않는다면 부부가 아닙니다. 갈등 없는 삶이란 없는 거예요. 하지만 갈등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맞장구쳐주고 웃음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해 서로 감정이 상했을 때 풀어 주려는 노력해야 합니다. 건강한 부부는 갈등을 통해 더욱 성숙한 하나가 되니까요.”

두상달 이사장이 재미있는 말을 꺼냈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바로 아침이에요. 부부싸움 후 출근 시 상한 감정으로 운전을 거칠게 하다가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거죠. 아침키스가 연봉을 높인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에요. 아침에 싸우고 출근한 사람이 회사에서 기분 좋게 일하겠어요? 회사에서도 불친절하고 불평, 불만으로 가득 차 있게 될 거예요. 하지만 부부가 행복한 사람은 일에도 기분 좋게 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친절한 만큼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연봉이 높은 사람, 연봉이오른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부부 사이가 원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만한 부부 사이가 남편의 연봉은 오르게 하고 회사의 이직율을 낮춥니다. 반대로 부부가 불행하면 이직율이 높아져요.”

부부가 싸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현명하게 싸워야 한다. 두상달·김영숙 부부는 ‘부부싸움에도 규칙이 있다’고 말한다. 부부싸움의 첫 번째 규칙은 바로 ‘링 안에서 싸우라’는 것이다. 싸움에 불리하다고 해서 부부싸움 뒤 짐을 싸서 나가는 행동은 부부 사이 갈등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렇게 번진 부부 갈등은 가족 갈등으로 커지고 이렇게 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진다.

두 번째 규칙은 ‘관객 없이 싸우라’는 것이다. 부부가 싸울 때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 상대의 자존심을 짓뭉개는 일이다. 특히 자녀들 앞에서는 절대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김 원장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싸우지 말라”고 강조했다.

 

/ 취재 유미지 기자 yoomj@chosun.com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