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양반다리로 앉을 때 불편한 사람, 고관절 이상 의심해야

힉스_길메들 2011. 2. 14. 23:07

일반적으로 편안히 바닥에 앉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하는 자세는 무엇일까? 무릎 꿇고 앉는 자세? 다리를 쭉 펴고 앉는 자세? 한쪽 방향으로 다리를 모으고 앉는 자세? 남녀노소 관계 없이 바닥에 앉을 때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자세는 아마도 ‘양반다리’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양반다리 자세를 할 때마다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고관절의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양반 다리 할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 고관절 질환 의심

엉덩이관절이라고도 부르는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넓적다리 뼈)를 잇는 관절로 우리 몸에서 어깨 관절에 이어 두 번째로 운동 범위가 큰 관절이다. 고관절은 공처럼 생긴 모양의 뼈인 대퇴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소켓 모양의 비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관절은 다리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관절은 달릴 때 체중의 10배 가까이 되는 하중을 견디는데, 이러다 보니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질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와 ‘고관절충돌증후군’은 다양한 고관절 질환들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vs 고관절 충돌증후군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우리나라 고관절 질환의 70%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 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과다한 음주, 스테로이드의 과다사용, 신장 질환, 또는 대퇴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시작되어도 바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타구니 부근의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되어 괴사부에 골절이 시작됐을 때다. 통증은 대게 갑작스레 시작되며, 걸을 때 심해져서 절뚝거리게 된다. 앉거나 누워 있을 때는 통증이 덜하다.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4, 50대 중장년층 남성들의 발병률은 높은 편이다.

반면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비구가 지나치게 돌출되었거나 대퇴 골두의 변형 혹은 대퇴경부(대퇴골두 아랫부분)의 뼈가 두꺼워져 비구와 대퇴골두가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또는 나이가 들어 연골의 노화현상이 시작되면서 비구에 석회화가 발생해 대퇴골두와 비구 연골이 서로 충돌하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 역시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이 발생하고, 엉덩이와 허벅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양반 다리를 할 때, 요가자세, 과도한 스트레칭 자세를 취할 때, 자전거를 타고 내릴 때 등의 행동을 취할 때 사타구니 부분이 뜨끔하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X-ray 검사만으로는 진단 어려워, 초기 정밀 진단은 필수

이 두 질환 모두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이 발생하고, 특히 양반 다리 자세를 취할 때 불편하다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이 쉽지 않다.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와 고관절충돌증후군, 이 두 질환이 양반 다리를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경우, 걸을수록 더 뻐근한 통증이 심하고,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경우 고관절 안쪽으로 다리를 오므렸을 때 통증이 더 심하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두 질환 모두 초기 증상일 때에는 X-ray 만으로 구별이 잘 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에 MRI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치료하는 가장 흔한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이다. 특히 50~60세 이후의 환자의 경우, 통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비교적 젊은 층의 환자라면 인공관절의 수명으로 인해 재수술이 불가피하므로 괴사부를 살려내는 재생술이나 자기 관절을 사용할 수 있게 골두를 돌려주는 절골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반면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경우, 증상이 경미한 상태라면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입식 위주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구의 연골이 손상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 연골을 봉합하거나 부분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대퇴골의 경부가 굵어서 발생하는 경우라면 이 부분을 제거하는 대퇴골두 골극 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

김 원장은 “고관절 부위의 통증을 ‘이러다 말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하게 되면, 수술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이고,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고관절 부위의 이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