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해도 60%는 발견 안 돼
역류성식도염은 우선 증상으로 진단한다. 가슴쓰림·위산 역류(목에 신물이 올라와 쓴맛이 남) 등 2가지 전형적인 증상이 있으면 대부분 다른 검사 없이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한다. 검사가 필요하면, 위내시경과 24시간 식도산도검사(얇은 관을 코를 통해 위식도괄약근 부위에 밀어넣은 뒤 이 관과 연결된 그래프 기록계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위산 역류 상태를 점검) 등의 방법을 쓴다.
그러나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는 "역류성식도염 환자 중 가슴쓰림과 위산역류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절반도 안 되고, 흉통·만성기침·목의 이물감·삼킴곤란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더 많아서 증상만으로 병을 모두 진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는 "역류성식도염 환자의 60%는 식도에 염증이나 협착이 없기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정상으로 나오고, 24시간 식도산도검사 역시 환자의 50%를 놓친다"고 말했다.
- ▲ 역류성식도염은 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검사법을 쓴다. 치료제인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먼저 먹여서 증상이 가라앉는지 살펴보고 진단하기도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 검사법이 시도되고 있다. ▷양성자펌프억제제검사=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인 '양성자펌프(위산을 운송하는 단백질) 억제제'를 2배 용량으로 1주일간 투여해서 증상이 가라앉는지 확인한다. 이광재 교수는 "위내시경이나 산도검사로 원인을 못 찾을 때 치료제를 먹여서 효과가 있으면 역류성식도염이라고 진단하는 방법"이라며 "일단 진단되면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본격적으로 복용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가장 먼저 하는 검사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마지막에 쓴다. ▷다채널식도강내임피던스산도검사=24시간 식도산도검사와 동일한 방법이지만, 삽입하는 관이 특수해 위산과 함께 음식물 역류까지 알 수 있어서 환자 발견율이 10~20% 높다. 이준성 교수는 "생활 패턴을 평소와 다르게 하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코에 관을 꽂은 뒤에도 평소와 같은 생활패턴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보캡슐검사=내시경으로 캡슐을 식도에 붙여 하루 일과에 따른 위산 역류 변화를 분석한다. 무선 그래프 기록계를 차고 일기를 써야 한다. 48~96시간 검사돼 검사 정확도가 기존 검사보다 10~20% 높다.
◇위와 식도 사이 조여주는 수술도
검사뿐 아니라 치료에도 새로운 방법이 나와 있다. 이광재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치료해도 6개월 안에 70%가 재발할 정도로 치료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식도괄약근이 쉽게 벌어지지 않도록 크기를 줄여주는 항역류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주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두 곳에서 한다. 약물치료에 효과가 적은 사람이 대상이다. 위산과 음식물 역류는 줄지만, 반대로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로 잘 넘어가지 않거나 트림이 안 돼 복부 불편감이 생기는 등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아직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