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지식·장비

5.8 혼합등반 (Mixed climbing)

힉스_길메들 2012. 3. 1. 05:35

등반의 대상으로는 바위, 얼음, 눈 그리고 드문 일이지만 진흙이나 풀밭등이 있으며, 오르는 방법으로는 자유등반과 인공등반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한 분야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 대상 또는 루트를 등반하는 것이 혼합등반(믹스트 클라이밍 ; Mixed climbing)이다. 특히 바위나 눈, 얼음이 뒤섞인 루트를 오르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혼합등반 대상지는 알프스나 히말라야 등 높고 험한 산일수록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이나 대상지를 잘 선정하지 않으면 혼합등반을 맛보기 어렵다. 그러나 설악산 등지에는 곳곳에 숨어 있는 혼합등반 대상지가 산재해 있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이상기온을 보일 때 특히 혼합등반대상지는 많이 나타난다.
혼합등반의 대상이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응하는 기술의 폭도 넓고 풍부해야 한다. 이점이 바로 흥미로운 점인 동시에 곤란한 점이기도 하다. 그 변화의 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과 함께 예리한 판단력, 강인한 인내력 그리고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혼합등반은 몇 몇 선구적인 클라이머들에 의해 토왕폭 좌우벽, 개토왕폭, 도락산 가래비폭 주변, 월악산 등지에서 시도되었다. 최근에 와서 해외등반이 거벽등반을 추구하고, 우리나라 빙장이 복잡해 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혼합등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혼합등반에서는 빙벽등반장비(Ice Tools)와 암벽등반장비(Dry Tools)가 함께 사용된다. 보통 두 손에는 손도구(아이스바일), 발에는 크램폰을 착용하고 등반하게 된다. 손도구의 피크는 역곡선형, 아쯔대신 햄머, 벤트샤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손목고리는 등반중에 손을 자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탈이 간편한 꽈배기식이 좋다. 조임식을 사용할 경우 다른손이나 이빨로 신속하게 풀고 조일 수 있어야 한다. 손목고리는 샤프트 밑에서 1/3지점에 고무테이프같은 것으로 감아서 고정해야 손을 사용하다가 다시 샤프트를 잡을 때 바로 잡기가 수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샤프트 끝이 아래로 쳐져 다른 손이나 지지물의 도움을 받아야 잡을 수 있는 불편이 있다.
피크는 매우 얇은 얼음이나 바위에서 사용하기 좋도록 손질을 한다. 피크의 두께는 얇은 크랙에 끼우 좋도록 원래 두께의 1/3 범위 안에서 얇게 갈아 낸다. 이때 전동연마기구는 열을받아 쇠의 강도가 약해지지 않도록 저속으로 사용해야 한다. 피크의 끝과 윗부분도 더욱 날카롭게 갈면 힘이 적게 들고, 얇은 얼음에서도 섬세하게 찍을 수 있으며 회수도 용이해 진다. 아랫부분을 갈아내면 바위의 홀드를 파고 들어가면서 아주 조그만 홀드에도 걸수 있다. 이와 같은 피크 손질은 빙벽등반시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프라스틱이중화는 너무 뻣뻣해서 발목을 유연하게 쓸 수 없다. 또한 바위에 마찰력이 약한 단점도 있다. 바위와의 마찰력이 있고 발목이 유연한 가죽등산화가 유리한데, 최근에는 방수가죽에 보온재를 내장한 이중 가죽등산화가 많이 시판되고 있다.
크램폰은 리지드타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프론트 포인트도 세로형에 모노포인트가 유리하다. 모노포인트는 조그만 홀드를 이용하기 좋고, 발을 바꿀 수도 있으며 미세한 크랙에 째밍하기도 좋다. 힐 훅킹을 위한 뒤꿈치 포인트가 있는 크램폰도 있고, 바인딩쪽에 긴 볼트를 부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혼합등반에 사용되는 확보물들은 스크류, 스나그, 아이스훅, 스프링이 장착된 캐밍장비, 쵸크(흔히 너트라고 함), 피톤(하켄) 등 암.빙벽에서 사용되는 확보물들이 모두 사용된다. 이 중에서 아이스훅은 암벽과 빙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강도가 약한 단점이 있다.
혼합구간에서의 확보물설치는 빠른 두뇌회전과 재치를 필요로 하게 된다. 대부분 설치조건이 나쁘기 때문에 믿을 만한 확보물을 설치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설치간격을 촘촘히 하는 것이 좋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설치해야 한다. 숟가락이나 라이타까지도 확보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긴 슬링이 많이 사용되므로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로프는 이중로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중로프기술은 확보물에 전달되는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여 줄 수 있고, 등반 라인의 변화 심한 곳에서 로프유통을 원활히 하며, 요철이 심하고 날카로운 바위와 얼음에서 로프의 손상에 대한 안전도를 높여 준다. 이중로프는 9mm의 굵기에 길이 90-100m가 적당하다.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c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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