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전기 자극으로 마음을 달랜다

힉스_길메들 2012. 3. 28. 22:05

과학동아 3월호 제공

"마음은 여기(머리)에 있어요.”

온화한 미소를 띤 의사가 할머니 한 명에게 ‘마음은 어디에 있냐’는 질문을 건넸다.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가슴을 가리키자 의사가 그 손을 머리로 가져갔다. 즉 뇌에 사람의 마음이 있다는 말이다.

뇌 활동이 사람의 인지나 감정,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뇌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하면 마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개념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 사용해 윤리적인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강한 전기 충격 치료(ECT)가 아닌 뇌를 자극해 정신건강의학에 적용하는 방법이 속속 나오고 있다.

뇌의 연수에서 나온 14번째 신경(미주신경)을 전기 신호로 자극하는 미주신경자극(VNS)은 유럽(1994년)과 미국(1997년)에서 간질 치료법으로 상용화됐다. 15년 넘는 치료 경험을 통해 VNS는 약물 치료가 어려운 간질 치료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우울증 치료에는 VNS와 경두개자기자극(TMS)이 활용되고 있다. TMS는 전자기 코일에 강한 자기장을 만들고 이 파동으로 두뇌 피질을 자극하는 기법이다. 두 기법 모두 약물 치료가 어려운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부두뇌자극(DBS)은 목표로 삼은 부분을 정밀하게 자극하는 기법이다. 머리카락 두께의 전극을 뇌의 특정부위에 심고 여기에 전기 신호를 줘 자극을 전달한다. 이 방법은 파킨슨병과 우울장애 등에 활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채정호 가톨릭대 교수는 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정독도서관(종로구 북촌길)에서 ‘두뇌자극치료,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채 교수는 인간 두뇌에 전기 자극을 줘 약물 없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 사당초등학교 이초록 교사가 ‘뇌와 우리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도입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연구재단은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5대 도시에서 연다.

‘금요일에 과학터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ciencetouch.net)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트위터 ‘금과터’(@sciencetouch)를 폴로(follow)하면 매주 최신 강연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 도움말 가톨릭대 채정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