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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병원_로봇 인공관절수술, 0.1㎜ 오차도 허용치 않아… "성공률 100%"

힉스_길메들 2012. 5. 8. 23:02

'로보닥 무릎인공관절수술'
삽입 각도 정확하고 경골 부드럽게 깎아
출혈 적고 24시간 후 걸을 수 있어 대학병원서 쓰는 디지털 엑스레이도 도입

 

40년간 설렁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모(84·경기도 분당)씨는 지난달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12년간 앓아오던 무릎 관절염으로부터 벗어났다. 현재 1주일에 3번 병원을 찾아 재활치료를 받는 날 외에는 어김없이 설렁탕집에 나가 일을 한다. 안씨는 인공관절수술 후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20년을 약물만으로 견뎌온 환자였다.

순병원 김병순 원장은 "나이가 많을수록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많다"며 "관절염 말기 환자가 수술받지 않으면 조금만 걸어도 아프고, 통증 때문에 만성 수면 장애까지 올 수 있으니 적절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순병원 김병순 원장이 인공관절이 필요한 환자에게 로보닥수술을 하고 있다. 로보닥수술은 골반부터 발목까지 무게중심을 정확히 맞추기 때문에 수술 후 하루 만에 걸어다 닐 수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수술 후 24시간 지나면 걸을 수 있어

고령의 환자는 수술을 받아도 인공관절을 삽입한 각도가 조금만 벗어나도 수술 뒤 잘 걷지 못하거나 통증이 계속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수술을 미루면 거동은 더 불편해지고 O자형 다리로 변형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수술이 바로 로보닥 무릎인공관절수술이다. 이 수술은 로봇이 사람의 손을 대신하기 때문에 수술 자체의 정교함이 높아 수술 성공률도 높다.

로보닥수술은 수술 전 환자의 병변 부위를 CT로 확인해 환자의 관절 모양을 3차원 영상으로 만든다. 이 때 환자의 무릎 중 어느 부위를 얼마나 절개해 인공관절을 어느 각도로 갈아 끼워야 할 지도 알아서 계산해 준다. 일반적으로 무릎 정중앙을 12~15㎝ 정도 절개하는데,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수술 중 계획된 범위에서 0.1㎜만 벗어나도 로봇의 손은 멈춘다. 김병순 원장은 "인공관절은 삽입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체중을 분산시키지 못해 수술 후 잘 걷지 못할 수 있다"며 "로봇은 하중이 뼈에 가해지는 축이 어느 지점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병순 원장은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될 대퇴부와 경골을 깎아낼 때 비교적 부드럽게 잘라내 출혈도 적다"고 말했다. 입원기간은 평균 1~2주 정도이다.

기존 인공관절수술의 성공률은 85~90%였고, 무릎의 중심축과 회전축의 정확도가 70%였던 것에 비하면 로보닥수술은 거의 100% 정확하게 성공한다. 퇴원 후에도 인공관절을 최소 15년 사용할 수 있어 재수술 부담도 적다.

◇대학병원서 쓰는 디지털 장비 도입

국내에서 로보닥수술을 시행하는 곳은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 모두 합쳐 20곳 내외이다. 특히 로보닥수술은 분당·성남·판교 지역을 통틀어 순병원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이 수술을 하기 위해선 무릎 부위를 입체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가 있어야 한다. 무릎관절 엑스레이 촬영 때 쓰이는 'XGEO 디지털 장비'는 기존 엑스레이 촬영기기보다 2~3배 비싸 대학병원에서 많이 이용하지만 개원가에서는 순병원이 최초로 도입했다. 예전엔 인공관절수술을 받기 전 환자가 자세를 12번 정도 힘들게 바꿔가야 했고, 각도가 안 맞으면 다시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러나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로 촬영하면, 방사선 기사가 리모콘을 이용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환자는 간단한 자세만 취하면 되기 때문에 움직임의 부담이 적다.

◇접근성 좋아 굳이 서울까지 갈 필요 없어

순병원 김병순 원장은 대학병원 재직 시 10년간 인공관절수술만 2000여건을 했다. 또 경기도 주민을 대상으로 평균 한 달에 한 번씩은 보건소나 노인복지센터에서 퇴행성 관절염과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강의를 해왔다. 김병순 원장은 "경기도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관절염 수술은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받는 게 좋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거동이 힘든 환자가 서울로 병원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것 같아 분당에 병원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순병원은 12층 건물 중 4개 층으로 이뤄지고 60병상을 갖췄다. 병원 내에는 관절, 척추 센터와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만성 통증까지 진단해 치료해주는 통증 센터도 있다. 김병순 원장은 "병원 위치가 판교역과 가까워 수도권 환자들이 접근하기 편하다"며 "이밖에도 병원에서 한 달에 한 번 경기도 주민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leem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