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은 증상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고 해결책도 각양각색이다. 또한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들의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민간요법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의 증상 완화에 좋다는 다양한 민간요법이 난무한다. 외국의 한 보고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50% 정도가 민간요법을 시도한 경험이 있으며, 국내 환자의 약 70%가 민간요법을 하고 있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다. 저마다 알레르기 질환에 맞춤이라고 부르짖는 민간요법들에 대한 허와 실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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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은 피부 관리법으로 여러 가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과학적 근거를 살펴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흔히 가벼운 아토피피부염으로 시작했다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한 후 심해지는 사례가 많다. 아토피피부염은 인체의 방어막인 피부가 내부 면역계의 과민반응과 그로 인한 염증이 지속돼 무너지는 것으로, 정상 기능을 잃은 피부는 2차적으로 다양한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이 된다. 아토피피부염에 죽염과 식초가 좋다는 속설은 염도와 산도가 높은 환경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균이나 곰팡이 생육을 억제할 정도의 염도나 산도는 사람의 피부에도 매우 강력한 자극원이다.
>> 아토피피부염에 생국화의 꽃잎과 줄기를 찧어 생즙을 짜서 마시거나 환부에 붙이면 좋다?
피부에 종기가 났을 때 국화를 찧어 소금을 넣고 개어서 환부에 붙이면 종기의 뿌리가 빠진다고 알려져 있다. 국화의 꽃잎과 줄기 성분이 소염, 진통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 개선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환부에 붙이는 과정에서 미생물 감염을 초래해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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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열매는 <동의보감>에 폐와 위의 탁한 기를 맑게 하고 숨찬 것과 기침을 멎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은행에는 징코산, 하이드로징코산, 징크제틴 등 특유의 성분과 함께 풍부한 당질과 트립토판을 다량 함유한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또 지방이 적고 비타민 A, C, 니아신을 상당 랑을 함유해 영양학적으로 훌륭하다. 하루에 볶은 은행 열매를 적당량 먹으면 유용하다. 하지만 미숙한 은행을 많이 먹으면 시막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미숙한 은행에 포함된 청산배당체에 의한 두통, 구토, 설사, 복통, 호흡곤란, 전신의 긴장성 경련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날로 먹거나 과량 복용할 경우 역시 청산배당체에 의한 중독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천식 치료를 목적으로 은행열매를 오남용하는 일이 없게 주의한다.
귤껍질 말린 것을 진피 또는 귤피라고 부르는데, 이는 진해·거담 효과로 인해 감기나 기관지 계통의 질병에 특효가 있다. 또한 위를 보호해 식욕부진과 소화가 안 되어 가슴이 답답할 때 먹으면 좋다. 이런 효능 때문에 겨울에 귤껍질을 끓여 차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기침이나 가래 증상 완화에는 효과가 있으나, 임산부는 섭취에 주의하며 임산부가 아닌 경우에도 지나친 양을 섭취하는 것은 삼간다.
>> 아이 때부터 일광욕을 시키면 피부가 단련되어 알레르기 질환이 예방된다?
어렸을 때부터 일광욕이 생활화되어 있는 서구사회에서도 알레르기 질환은 피할 수 없는 병이다. 미국은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25%에 가깝고 영국은 40%에 달한다. 일광욕과 알레르기 질환 예방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자들 중 일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자외선 노출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일광욕에 의해 비타민 D가 합성되고, 칼슘대사 등 어린이 성장발달에 기여하는 부분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피부가 연약한 어린아이에게 지나친 일광욕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삼백초, 어성초를 달여 먹이면 아토피피부염에 좋다?
삼백초는 중국의 《본초학》 책에 수종과 각기를 치료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가래를 삭이고 막힌 것을 뚫어 준다고 적혀 있다. 어성초는 중국의 《본초도감》에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종을 가라앉혀 준다고 기술되어 있다. 삼백초와 어성초의 공통점은 해독과 소염, 이뇨작용이다. 하지만 이것이 아토피피부염에 좋다는 속설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라고는 볼 수 없다. 삼백초는 사람에 따라 구토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으며 어성초는 몸이 허약하거나 찬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 없이 임의로 섭취하는 것은 금한다.
>> 무 갈아서 코에 붙이기, 즙내서 먹기, 수세미 끓여 먹기가 알레르기비염에 좋다?
무나 수세미는 공통적으로 진해, 거담, 해열 작용이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섭취하면 알레르기비염 개선에 부분적으로 도움을 준다. 그러나 알레르기 질환을 완벽히 치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아기 아토피에 양모이불이 좋다는데, 사실인가요?
양모이불은 땀 흡수 및 통풍이 잘 안 되는 소재인데다, 양모 자체가 단백질 성분이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 피하는 것이 좋다. 모직이나 합성섬유로 된 옷과 이불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토피피부염은 땀과 노폐물에 의한 자극으로 피부염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그러므로 땀 흡수가 잘되고 통풍이 용이한 소재의 옷이나 이불을 쓰는 것이 좋은데, 가장 좋은 것은 순면소재의 옷이나 이불이다.
>> 백반에 식초를 섞어 가려운 부위에 바르면 아토피가 가라앉는다?
강한 산성 용액인 식초를 환부에 바르거나 문지르면 피부 각질이 벗겨져 순간적인 가려움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곧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피부 각질층이 식초에 의해 벗겨지면서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고 가려움과 염증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식초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피부가 짓무르고 2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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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에가 알레르기비염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알로에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바른 후 약보다 더 큰 효과를 봤다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전문가들은 알로에를 코에 바르면 코 점막의 부종이 가라앉을 수 있지만 확실한 치료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알로에는 소염효과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완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로에 성분이 약간의 소염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로에 껍질에 독성이 있어 피부 발진 등의 또 다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 취재 권미현 월간 헬스조선 기자 mhkwon@chosun.com
도움말 박수진(이학박사, 식품기술사)
참고서적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과 치료》(군자), 《뇌염, 축농증, 코골이의 예방과 치료》(이퍼블릭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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