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에요. 벌써 20년은 족히 넘었을 듯하네요. 남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함을 보내는 날이었는데, 양복을 입고함진아비로 갈 친구들이 떠들썩하게 웃으며 함을 지고 갈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일어나시더니 "이 무더위에 안 그래도 땀이 차고 힘이 들 텐데…"라시며 매콤하게 끓인 민어 매운탕 냄비를 상에 올려 주셨습니다.
그때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일어나시더니 "이 무더위에 안 그래도 땀이 차고 힘이 들 텐데…"라시며 매콤하게 끓인 민어 매운탕 냄비를 상에 올려 주셨습니다.
함을 잘 지려면 민어 매운탕을 꼭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할머니의 이 말씀에 함잡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함성을 지르며 민어 매운탕 냄비 속으로 빠져들었어요.
아마 우리 할머니는 한여름 지친 몸에 기운을 북돋우는 데는 민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할머니는 그러셨거든요. 제철 재료를 쓴다는 것은 미각을 자연에 맞춰 가는 것의 기본이라고요. 할머니는 그렇게 건강을 지켜나가셨던 거지요.
저도 늘 생각한답니다. 이 계절에 맞는 재료를 골라 조미료는 조금 덜 가미하고 자연은 조금 더 느끼는 밥상을 차리겠다고. 그러면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밥상이 곧 약상'이 되겠지요.
할머니께서는 민어를 '생선 중의 왕'이라 하셨어요. 민어는 여름에 잡히는 것이최고의 맛이기 때문이래요. 실제로 민어의 부레를 쪄서 순대로 만들어 주셨던 할머니의 손맛은 지금 아무리 따라 하려 해도 흉내 내기 힘들지요.
민어는 위턱보다 아래턱이 약간 길고 회색을 띈 약간 검은색의 생선이에요. 등쪽은 약간 검은색을 띠고 배 부분은 연한 은빛이 나죠. 입안이 흑갈색인 놈이 맛있다는 건 하루가 멀다 하고 저를 데리고 어시장으로 향했던 할머니로부터 들은 것입니다.
민어를 조리할 때는 껍질을 벗기고 살을 조심스럽게 손질한 다음 소금을 살살 뿌립니다. 그런 다음 계란 옷을 입혀 부치면 민어전이 완성되죠.
갓 잡아 올리는 싱싱한 민어회도 별미입니다. 회를 떠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민어회. 손수 담근 포도주와 함께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죠.
그리고 남은 머리와 뼈 등 '매운탕거리'는 고추장을 풀어 매콤한 매운탕을 끓이는 거예요. 호박은 툭툭 잘라 놓고, 바지락과 조개 국물 육수로 끓인 우리 할머니표민어 매운탕. 무더위에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보양 음식입니다.
올해도 칼칼하게 끓인 민어 매운탕으로 우리 식구 건강을 지킵니다. 하지만 올해는 할머니 없이 저 혼자 매운탕을 끓여야 해요. 할머니는 지난 1월 돌아가셨거든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 민어매운탕 만드는 법
▲재료 : 민어 500g, 고운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진간장 1방울, 참기름 1방울, 육수 4㏄, 청장 1/3 작은 술, 굵은소금 약간
▲부재료 : 무 100g, 굵은 소금 약간, 쑥갓 5줄기, 미나리 5줄기, 깻잎 5장, 빨간 고추 1개
▲양념장 : 고춧가루 1과 1/2 큰 술, 고추장 1/2 작은 술, 진간장 1/2 작은 술, 다진 마늘 1 큰 술, 꽃 소금, 후춧가루
▲만드는 법
1. 민어는 석장 포를 뜨고 토막을 쳐서 준비하고 뼈를 발라내야 누린내와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 대가리는 깨끗이 손질해 놓는다. 민어 살 쪽에 고운 소금, 후춧가루, 진간장,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 무는 납작하게 2×3㎝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고, 냄비에는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굵은 소금을 넣고 삶아 건져놓는다. 쑥갓과 미나리는 4㎝ 길이로 자르고, 깻잎은 씻어서 물기를 빼고 3등분 한다. 빨간 고추는 세로로 반을 갈라서 씨를 털어내고 채를 썰어 준비한다.
3. 냄비 바닥에 민어의 살 쪽이 닿게 놓고 불에 올려 살짝 익힌 다음 육수를 조금 부어서 익히다가 육수를 마저 붓는다. 그래야 살이 부서지지 않고 껍질 쪽으로 말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4. 3에 무 삶은 것을 넣고 끓이다가 양념장을 풀어서 끓인다. 거품을 걷어내고 여기에 쑥갓, 미나리, 깻잎을 넣고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아마 우리 할머니는 한여름 지친 몸에 기운을 북돋우는 데는 민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할머니는 그러셨거든요. 제철 재료를 쓴다는 것은 미각을 자연에 맞춰 가는 것의 기본이라고요. 할머니는 그렇게 건강을 지켜나가셨던 거지요.
저도 늘 생각한답니다. 이 계절에 맞는 재료를 골라 조미료는 조금 덜 가미하고 자연은 조금 더 느끼는 밥상을 차리겠다고. 그러면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밥상이 곧 약상'이 되겠지요.
할머니께서는 민어를 '생선 중의 왕'이라 하셨어요. 민어는 여름에 잡히는 것이최고의 맛이기 때문이래요. 실제로 민어의 부레를 쪄서 순대로 만들어 주셨던 할머니의 손맛은 지금 아무리 따라 하려 해도 흉내 내기 힘들지요.
민어는 위턱보다 아래턱이 약간 길고 회색을 띈 약간 검은색의 생선이에요. 등쪽은 약간 검은색을 띠고 배 부분은 연한 은빛이 나죠. 입안이 흑갈색인 놈이 맛있다는 건 하루가 멀다 하고 저를 데리고 어시장으로 향했던 할머니로부터 들은 것입니다.
민어를 조리할 때는 껍질을 벗기고 살을 조심스럽게 손질한 다음 소금을 살살 뿌립니다. 그런 다음 계란 옷을 입혀 부치면 민어전이 완성되죠.
갓 잡아 올리는 싱싱한 민어회도 별미입니다. 회를 떠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민어회. 손수 담근 포도주와 함께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죠.
그리고 남은 머리와 뼈 등 '매운탕거리'는 고추장을 풀어 매콤한 매운탕을 끓이는 거예요. 호박은 툭툭 잘라 놓고, 바지락과 조개 국물 육수로 끓인 우리 할머니표민어 매운탕. 무더위에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보양 음식입니다.
올해도 칼칼하게 끓인 민어 매운탕으로 우리 식구 건강을 지킵니다. 하지만 올해는 할머니 없이 저 혼자 매운탕을 끓여야 해요. 할머니는 지난 1월 돌아가셨거든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 민어매운탕 만드는 법
▲재료 : 민어 500g, 고운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진간장 1방울, 참기름 1방울, 육수 4㏄, 청장 1/3 작은 술, 굵은소금 약간
▲부재료 : 무 100g, 굵은 소금 약간, 쑥갓 5줄기, 미나리 5줄기, 깻잎 5장, 빨간 고추 1개
▲양념장 : 고춧가루 1과 1/2 큰 술, 고추장 1/2 작은 술, 진간장 1/2 작은 술, 다진 마늘 1 큰 술, 꽃 소금, 후춧가루
▲만드는 법
1. 민어는 석장 포를 뜨고 토막을 쳐서 준비하고 뼈를 발라내야 누린내와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 대가리는 깨끗이 손질해 놓는다. 민어 살 쪽에 고운 소금, 후춧가루, 진간장,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 무는 납작하게 2×3㎝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고, 냄비에는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굵은 소금을 넣고 삶아 건져놓는다. 쑥갓과 미나리는 4㎝ 길이로 자르고, 깻잎은 씻어서 물기를 빼고 3등분 한다. 빨간 고추는 세로로 반을 갈라서 씨를 털어내고 채를 썰어 준비한다.
3. 냄비 바닥에 민어의 살 쪽이 닿게 놓고 불에 올려 살짝 익힌 다음 육수를 조금 부어서 익히다가 육수를 마저 붓는다. 그래야 살이 부서지지 않고 껍질 쪽으로 말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4. 3에 무 삶은 것을 넣고 끓이다가 양념장을 풀어서 끓인다. 거품을 걷어내고 여기에 쑥갓, 미나리, 깻잎을 넣고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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