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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보양식의 황제 ‘민어’이야기

힉스_길메들 2012. 7. 21. 23:19

더운 날씨에 진이 빠지고 그칠 줄 모르고 퍼붓는 비에 마음마저 울적해진다. 연일 반복되는 무더위와 장마로 심신이 지치는데, 다가오는 18일 초복에 무기력한 몸을 가다듬어줄 확실한 보양식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 쿡쿡TV

매년 다가오는 삼복마다 먹는 삼계탕, 전복, 장어 등 갖가지 보신용 음식은 식상하다. 돌아오는 18일 초복에는 색다른 민어요리를 즐겨보자. 민어는 체내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서 맛이 담백하고, 비타민 A, B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핵산 성분도 풍부해 두뇌 활동에도 좋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 玆山魚譜≫에는 민어에 대해 ‘큰 것은 길이가 4, 5자이다. 몸은 약간 둥글며 빛깔은 황백색이고 등은 청흑색이다. 비늘이 크고 입이 크다. 맛은 담담하고 좋다. 날 것이나 익힌 것이나 모두 좋고 말린 것은 더욱 몸에 좋다’고 전한다.

여름 회는 내가 지존, 제철 민어회

사진= 좌측 민어회, 우측 민어껍질과 민어부레

7~9월이면 민어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가장 맛있는 철이다. 버릴 부위도 없이 모두 식재료로 사용한다. 민어의 뱃살은 흔히 배진대기라고 부르는데 어부들은 삼겹살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깔끔해 다소 묵직한 참치 뱃살과 비교된다. 민어 껍질을 살짝 데쳐 얼음물에 식혔다 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도 훌륭하다. 얇은 민어껍질에서 소스가 베어 나와 입맛을 돋운다. ‘민어가 천냥이면 부레가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부레의 맛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부레는 맛보다 질겅질겅한 독특한 식감이 이색적이다. 희귀한 식재료로 인식하면서 과대평가 된 경향이 없지 않다. 부레는 조선시대 때 접착력이 강하여 아교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민어회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활어로 1kg에 6~8만원 선에서 즐길 수 있다. (2인 기준 12만원 선) 그날 시세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출발 전 확인전화를 해보는 것이 좋다. 1만원을 추가하면 매운탕도 제공한다.

수라상을 지키던 민어 전유어

민어 전유어

전유어는 흔히 말하는 전이다. 얇게 포를 뜬 민어살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리고 밀가루를 얇게 묻혀서 잘 풀은 달걀에 담그고 부쳐내면 민어 전유어다. 간단하게 만드는 요리지만 그 맛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노릇노릇 구워낸 전을 한입 베어 물면 민어의 부드러운 살과 진한 육즙이 기가 차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명성에 걸 맞는 맛이다.

곰국 뺨치는 깊은 맛, 민어지리

민어지리

복더위에 민어탕이 일품이면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이라는 말이 있다. 맛과 영양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무엇과 견주어도 일등 보양식이다.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만으로도 명품요리가 나온다. 고춧가루를 풀지 않고 우려낸 민어탕은 곰국처럼 뽀얗다. 갖가지 야채와 함께 끓여내면 깊고 진한 맛에 몸에 기운이 불끈 솟는다. 올 삼복더위는 버릴 것 없는 민어 보양식이 대세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