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멋집n요리

눅눅한 날 더 바삭 '국민 장마 간식 부침개'

힉스_길메들 2012. 7. 21. 23:55

비가 오면생각나는그 ○○~!

달궈진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익고 있는 부침개. 비가 오면 유난히 ‘땡기는’ 음식이다./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촬영협조=이보은 생활요리연구소
왜 비 내리는 날이면 부침개가 유난히 생각날까. 저기압이라 고소한 기름 냄새가 높게 멀리 퍼지지 않고 낮게 깔려 후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라 하기도 하고, 으슬으슬 한 날씨 때문에 뜨겁고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어진다는 설명도 있다. '소리과학'적 해석도 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프라이팬에 부침개 반죽을 넣었을 때 나는 소리가 음향학적으로 비바람 소리와 비슷하고, 기름에 부침개 지지는 소리는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와 흡사하다"며 "빗소리를 들으면 무의식중에 부침개가 연상돼 먹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야 부침개를 맛있게 부칠까.

①찬물로 빨리 반죽한다

가장 중요한 건 반죽이다. 바삭한 부침개를 선호한다면 가능한 한 차가운 물로 반죽한다. 얼음을 넣어도 좋다. 밀가루를 물과 반죽하면 글루텐이란 단백질이 형성된다. 글루텐이 형성되는 양이 많아질수록 부침개가 바삭하지 않고 눅눅해진다. 찬물, 얼음물로 반죽하라는 이유는 단백질은 낮은 온도에서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가능한 한 짧게 반죽한다. 가루가 남아있더라도 대강 반죽해 바로 부친다. 오래 반죽할수록 글루텐이 많이 형성된다. 밀가루(다목적용 중력분 기준)와 물의 비율은 1대1.5~2가 적당하다.

②부침가루·튀김가루를 섞는다

장마철에는 밀가루만으로 맛있게 부치기 힘들다. 공기 중 습도가 높아 밀가루가 수분을 빨리 흡수한다. 이럴 땐 시판 부침가루를 섞어주거나 부침가루로만 사용하면 좋다. 부침가루에는 바삭한 식감을 내는 박력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부침개를 만들기에 최적화된 밀가루를 골라서 만들었고, 양념이 이미 돼 있어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다. 제일제당 소재개발연구개발센터 이슬 연구원은 "부침가루와 밀가루를 2대1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바삭하고도 간이 잘 맞는다"고 했다. 더욱 바삭한 부침개를 먹고 싶다면 튀김가루를 섞는 것도 요령이다.

③센불과 중간불을 오가며 부친다

부침개를 약한 불로 오래 부치면 부침개 특유의 고소한 맛이 달아날 뿐 아니라 바삭하지 않다. 기름은 튀김을 하듯 넉넉히 두른다. 발연점(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는 시점)이 높은 식용유가 좋다. 이보은씨는 카놀라유를 추천했다. 발연점이 섭씨 240도로 식용유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다 트랜스지방·콜레스테롤이 없다.

④부재료는 다지지 말고 잘게 썬다

채소, 해산물 따위의 부재료는 물과 밀가루로 반죽을 만든 다음 넣는다. 부재료를 먼저 넣으면 밀가루나 부침가루가 잘 풀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다지기보다 잘게 썰어 넣는다. 잘게 썰면 물기가 덜 빠져나온다. 달걀흰자를 거품 내 섞어주면 부침개 가장자리가 한층 더 바삭해진다.

⑤그 밖에 사소한 요리요령

이보은씨는 "멸치나 다시마, 마른 새우, 표고버섯 따위를 우린 육수를 물 대신 사용하면 반죽이 더 야들야들하고 맛있다"고 알려줬다. "부침가루에 카레가루나 파르메산 치즈가루를 섞어 부침개를 만들면 아이들 영양식으로 아주 좋아요. 색다른 부침개를 즐기려면 고추장, 간장, 고추기름 등을 넣고 함께 반죽하세요."


☞ Recipe-일본식 부침개 오코노미야키

- 재료
: 부침가루 2컵, 튀김가루 ½컵, 산마 100g, 달걀 2개, 물 1 ½컵, 양배추 5장, 양파 ¼개, 오징어 1마리, 새우살 ½컵, 삼겹살 80g, 쪽파 10대, 가쓰오부시·마요네즈·오코노미야키소스(또는 돈가스소스) 약간씩

- 만드는법;  

   1. 산마는 껍질을 벗겨 곱게 간다.

   2. 달걀과 물을 고루 섞는다.
   3. 1의 산마와 부침가루를 고루 섞는다. 2의 달걀물을 농도를 봐가며 부어 되직하게 반죽한다.
   4. 양배추와 양파를 곱게 썰어 찬물에 헹군 뒤 꼭 짠다. 오징어와 새우살, 삼겹살은 굵게 다지고, 쪽파는 송송 썬다.
   5. 3의 반죽에 4의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6. 프라이팬을 달구고 식용유를 두른 뒤 5의 반죽을 도톰하게 올린다. 뚜껑을 덮고 중불로 7~8분 익힌다. 뒤집어서 다시 7~8분 익힌다.
   7. 오코노미야키를 접시에 담고 오코노미야키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리고 가쓰오부시를 듬뿍 얹어 낸다.

레시피 제공=이보은 생활요리연구소 / 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