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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대학입시 실기시험 당일 먹은 간장게장
슴슴한 간장게장이라서 좋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간장게장을 먹으러 홍대 전철역 인근 금화로불고기를 찾아갔다. 간장게장 2마리 1인분에 22,000원이다. 비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소비자가 인지하기에 싼 가격도 아니다. 그러나 요즘 국산꽃게가 비싼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얼마 전 딸이 간장게장을 맛있게 먹었던 한식집 업주가 게장은 거의 서비스 품목이라고 토로했다.
게장 두 마리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생각보다 튼실하다. 살이 꽉 찼다. 업주분이 원재료비가 50% 이상을 상회한다고 한다. 그것도 김포 대명포구의 현주호라는 배와 직접 거래하는 데도 말이다. 사실인 것 같다. 게장의 비린내가 안 난다. 특히 간장게장의 염도가 현저하게 낮다. 게장국물을 계속 숟가락을 떠서 먹어도 짠맛은 거의 미미하다.
십전대보탕, 엄나무, 뽕잎, 인삼 등을 넣고 간장게장을 만들기 때문에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았다고 한다. 간장게장 숙성의 정도가 좋다. 3~4일 숙성이 적당하다고 한다. 숙성과 신선함의 밸런스가 딱 맞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맛있는 간장게장은
1. 염도가 낮아야 하고 2. 게의 비린내가 없어야 하고 3. 속이 꽉 차야하고 4. 밥이 맛있어야 완벽한 간장게장 맛집의 조건이다.
참, 가격도 저렴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원가를 알기 때문에 업주에게 간장게장 가격을 더 내리라는 이야기는 못하겠다. 대체로 이 불고기집 간장게장은 4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것 같다. 다만 밥이 아직 햅쌀이 아니고 미리 스테인리스 밥그릇에 보관한 것이 아쉽지만 업주는 이번 주말부터 햅쌀로 밥을 짓고 밥을 제공하는 것도 더 업그레이드 할 생각이라고 했다.
게장을 먹은 후 주방에서 남은 게살로 만들어주는 게장비빔밥은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역시 간장게장이 밥도둑인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혼자서 간장게장 1인분을 주문하면 꽤 게장 양이 실하다. 만일 3명이 방문하면 간장게장 2인분에 고추장삼겹살 1인분을 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주문일 것이다.
업주가 고지식한 양반이라 음식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다. 그러나 장사에는 소질이 없다. 원재료비가 50%를 훌쩍 넘는 간장게장은 돈을 벌수 있는 식당 아이템이 아니다. 많이 팔아야 하는데, 손님 입장에서는 간장게장은 자주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결론적으로 금화로불고기의 간장게장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썩 괜찮다.
필자의 음식점 만족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과연 내가 이 업소를 다시 방문할지의 여부다. 분명히 이 식당을 연내에 다시 방문할 것 같다. 그 때는 가족을 동행하고 올 것이다. 하여튼 우리 딸내미에게 사줄 괜찮은 게장집 한 곳을 발굴해서 기분이 유쾌하다. 그나저나 딸 수능시험이 끝나면 스시와 단팥죽, 갈비, 간장게장 등 개인적인 맛집투어 코스를 최소 1박 2일 이상은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세상은 넓고 나름 사줄 음식은 많다. 우리딸 파이팅!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8-10 02-334-3312
글,사진 제공 /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tabu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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