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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진 몸.. 활력 팍 '녹색 피로해소제' 비타민C 덩어리 '풋고추'

힉스_길메들 2013. 8. 22. 16:45

↑ 아삭이고추와 청양고추, 꽈리고추, 녹광고추 등 제철을 맞은 풋고추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각기 독특한 맛과 향으로 여름철 미각을 자극한다.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풋고추는 한여름이 제철이다. 그 때문인지 예로부터 무더위로 입맛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냉수에 밥 말아 아삭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감도는 풋고추를 된장에 푹푹 찍어 먹으며 여름을 이겼다.

그런데 최근 잇달아 실시된 풋고추의 과학적 성분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이 풋고추를 즐겼던 것이 단지 '식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타민C 하나만 놓고 봐도 여타 채소나 과일 등과 비교해 월등히 함량이 높다. 감귤의 2배, 사과의 20배에 이르는 비타민C가 풋고추에 들어 있다. 비타민류뿐만 아니라 칼슘과 칼륨, 인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다. 이외에도 풋고추에는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비타민과 매운맛으로 몸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캡사이신, 장을 청소해주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다.

그 같은 성분들을 지녔기 때문에 풋고추는 체내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며 나타나는 바캉스 후유증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한국풋고추생산자협의회 이길조 회장은 "풋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자연 진통제인 엔도르핀 분비에도 도움을 주어 휴가 후 일상 복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풋고추에는 크게 녹광고추, 청양고추, 꽈리고추, 아삭이고추가 있다. 고추 종류별로 특징과 효능, 조리법 등을 알아본다.

◆ 녹광고추

일반적으로 풋고추 하면 모두 이 녹광고추를 지칭한다.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의 고추로 푸른빛을 띠어 청고추라고도 불린다. 과피가 매끈하고 두꺼우면서 연하다. 비타민C, 베타카로틴, 비타민E 등의 항산화 비타민이 들어 있어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고, 색이 선명하며 윤기가 흐르고, 꼭지 부분이 촉촉할수록 신선한 풋고추다. 일반적으로 만져 보아 단단한 것은 매운 편이고, 부드러운 것은 맵지 않다. 날것으로 된장, 고추장 등에 찍어 먹는 생식용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며 찌개에 양념으로 첨가하거나 각종 조림, 무침 등에 활용되기도 한다.

◆ 청양고추

매운맛이 강한 만생종(같은 작물 중 수확이 늦게 되는 품종) 고추로 경북 청송과 영양에서 종자가 개발돼 '청양고추'란 이름이 붙었다. 외국의 매운 고추에 비해 캡사이신 양은 30%로 적지만 단맛이 높아 매운맛과 단맛이 조화를 잘 이룬다.

캡사이신의 함유량이 다른 고추에 비해 월등히 많아 기초대사율을 높여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며 미네랄, 비타민A, 비타민C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향기가 강하고 과피가 두꺼워 장기간 저장해도 맛이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온도가 낮고 빛이 적으면 수확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주로 입맛을 돋우는 용도로 사용되며 국, 조림, 찌개 등에 약간씩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 꽈리고추

1960년대 말에 일본에서 전해진 고추의 변이종으로 표면이 쭈글쭈글하며 일반 풋고추보다는 크기가 작은 편이다. 매운맛은 적으면서 눈에 좋은 카로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꽈리고추에는 가바(감마 아미노락산)와 루틴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혈압을 낮춰주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꽈리고추는 주로 멸치와 함께 볶음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기름을 둘러 볶으면 꽈리고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이 더 잘 흡수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멸치에는 비타민C가 전혀 들어 있지 않으므로, 함께 볶아 먹으면 영양 성분을 보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아삭이고추

풋고추와 파프리카, 피망 등의 교배종으로 오이고추라고도 불린다. 일반 풋고추에 비해 과피가 2배 이상으로 두껍고 순한 오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수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껍질이 연하며 맵지 않고 단맛이 돌아 생으로 먹기에 부담이 없다.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양념장에 무쳐 먹거나 샐러드, 피클 등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고추의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