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

똑소리나는 비타민 선택법

힉스_길메들 2014. 3. 24. 21:02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기능식품, 영양보충제(이하 영양제) 하면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대비한 건강관리가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은 영양제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이 남녀노소에게 필수식품이 됐다.

영양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비타민 시장은 2007년 현재 약 200억 달러로 한화로는 약 2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에는 건강기능식품(영양제, 건강보조식품 포함) 시장을 국내 제약회사와 외국 비타민 수입업체, 직거래 업체 등이 주도하는데, 요즘은 미국에서 직수입되어 불법으로 판매되는 영양제까지 시장에 투입되어 2013년 현재 약 5조 원 규모로 커져 있다.

그러나 영양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양쪽으로 나뉘어 누구는 "편식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필요한 영양소는 모두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와 의견이 다른 이들은 "식품으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영양제를 먹을 것을 추천한다. 또 다른 논쟁도 있다. 바로 성분에 대한 논쟁인데, "천연 성분을 함유한 영양제를 먹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천연영양소와 똑같이 만든 합성영양소를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양제를 둘러싼 논란과 논쟁을 들여다볼수록 소비자들은 더 헷갈릴 뿐이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영양제가 우리 몸에 필요하기나 한 걸까? 무엇을 기준으로 좋고 나쁜 영양제를 나누는 걸까? 내가 먹고 있는 영양제가 과연 내 몸에 도움은 되는 걸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몸에 좋은 영양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지침은 없는 걸까?

신간《천연 VS. 합성, 똑소리 나는 비타민 선택법(전나무숲)》의 저자인 브라이언 R. 클레멘트 박사(Brian R. Clement, Phd.)는 "무엇으로 만든 영양제냐에 따라, 즉 천연이냐 합성이냐에 따라 평생 건강에 기여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 천연영양제 vs 합성영양제

천연영양제와 합성영양제를 나누는 기준은 사용 원료다. 천연영양제는 영양소가 들어 있는 식물이나 작물로 만들고, 합성영양제는 실험실에서 천연영양소와 분자식이 같은 물질을 만들거나 식물․과일에서 보조인자는 놔두고 주요 영양소만 추출해 만든다.

제조 과정도 차이가 난다. 천연영양제는 우선 치유 효과가 있는 식물이나 영양소 함량이 높은 식물을 깨끗하게 씻어 커다란 통에 넣고 정제수를 붓고 여과기로 걸러 여과액을 모은 뒤에(이렇게 추출한 여과액에는 영양소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보조인자가 모두 들어 있다) 40℃ 이하의 저온에서 자연 건조시키고(40℃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영양소가 파괴된다) 품질 검사를 한 뒤 식물성 섬유소로 만든 배지캡에 건조시킨 가루를 넣거나 알약으로 만들어 포장한다. 이때 고착제나 감마제, 스테아린산 마그네슘 같은 화학첨가제는 넣지 않는다.

반면 합성영양제는 실험실에서 만든 물질 혹은 식물이나 과일에서 보조인자 없이 추출한 물질을 화학물질과 섞어 제품으로 만든다. 식물이나 과일에서 추출한 영양소가 원료로 쓰이더라도 높은 온도에서 건조하거나 얼리거나 이산화탄소 같은 화학물질을 넣으면서 거의 파괴되고, 콜타르․석유화학 제품을 첨가하면서 화학물질은 오히려 독성을 띠게 된다. 이 물질을 알약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첨가제나 고착제가 양껏 들어간다. 첨가제나 고착제는 독성물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첨가제 없이 알약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소나 돼지의 가죽으로 만든 젤라틴 캡슐에 넣기도 하고, 섬유소 같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배지캡에 포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타민C라고 불리는 아스코르빈산은 95% 이상이 천연아스코르빈산을 화학적으로 베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스코르빈산은 화학공장 몇 군데에서 옥수수 전분, 옥수수당, 휘발성 산을 발효시켜 만든다. 비타민 제조업자들은 이렇게 만든 아스코르빈산을 대량 구입해 자체적으로 보충제로 만들어 라벨을 붙인 뒤 '특별히 제조한 비타민C'라고 선전한다.

클레멘트 박사가 조사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시판되는 영양제 대부분은 실험실에서 천연영양소와 분자식만 같게 만든 합성영양제다. 물론 천연 유래 물질로 만들어 라벨에 '천연' 표시를 한 제품도 있지만, 천연 유래 물질의 함량은 지극히 적고 합성화학물질이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진정한 천연영양제라고 할 수 없다.


◆ 내 몸을 위한 똑소리 나는 영양제 선택법

직거래 판매 제품의 특징은 일반 소매상 판매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고, 판매자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 제품의 우수성을 몸소 설명하고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제품들에도 합성물질이 들어 있으며, 생산 기준 역시 소매상과 제약회사에서 판매하는 영양제와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들 제품 중에서 천연영양제 인증을 받은 제품은 없을뿐더러 직거래 업체의 제품이 소매 업체나 병원에서 구입하는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근거 역시 없다.

즉 직거래 제품은 대부분 합성영양제이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사먹을 이유가 없다.


◆ 라벨에 적힌 내용을 다 믿어도 될까?

자사의 제품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라벨에 모두 적는 업체는 드물다. 그리고 라벨에 '이 제품에는 방부제, 색소,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는다'고 쓰여 있는 제품은 원료를 조사해보면 여전히 합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라벨에 '자연을 따라 만든 제품'이라는 문구가 있으면 분명히 합성물질로 만들었다는 뜻이며, '유기농' 표시가 있다고 해서 100% 유기농 원료로 만들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유기농 물질과 합성물질이 섞여 있을 수 있다. '높은 효능'이라고 표기된 경우는 그만큼 특정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내용을 라벨에 정확히 표기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 그러니 천연식품으로 영양제를 만드는 회사를 응원하고, 라벨에 영양소 섭취량과 효능을 정확하게 기입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 1일 영양소 섭취량은 그대로 따라야 할까?

정부나 연구소에서 제시하는 영양소 권장량은 참고사항일 뿐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동물성 영양소가 기준이 되고 식물성 영양소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인체가 필요로 하는 양을 과하게 웃돈다는 점, 합성영양제로 세운 기준이라는 점, 원래 젊고 활동적인 군인을 위해 만든 기준으로 개인차를 무시했다는 점이 그 이유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천연영양소를 토대로 세운 1일 영양소 섭취량의 기준이 없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천연영양제의 경우 1일 섭취량은 합성비타민으로 세운 기준량보다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 천연영양제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합성영양제 기준량의 절반 이하만 먹어도 충분히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연에서 얻은 천연영양제라면 1/2~1/4만 먹어도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