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삶 웰빙

고기 안 먹으면 단백질 부족? '하루 두 끼 콩밥+두부 한 모+새우 네 마리'면 충분

힉스_길메들 2017. 3. 6. 17:11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의 여파로 다시 채식 열풍이 일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계란·닭고기 섭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연이은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고기·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식 사육도 문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동물의 몸속에 독성 물질이 잔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육류 품질검사에 스트레스로 인한 독성 물질과 유해 호르몬을 검사하는 항목이 없기 때문에 불안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육류를 배제하고 채식만 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단백질 섭취에 대한 부분이다. 고기는 손바닥만한 크기(100g)에 보통 20g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채소나 과일류의 경우 단백질이 없거나 소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도 고기에 있는 단백질은 체내 이용률이 80% 이상이지만 채소 단백질은 50~70% 정도에 그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어린이와 노약자는 큰 문제가 된다. 세포의 주요 구성 성분이므로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노인도 60대부터 근육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단백질이 중요하다. 60대부터는 단백질을 이전보다 더 많이 섭취하지 않으면 전신쇠약이 올 뿐만 아니라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면역력에 구멍이 생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의 식품영양평가표를 토대로 육류를 제외한 곡류·콩류·채소류·생선류·과일류에서 단백질이 비교적 높은 식품들만 추려봤더니 하루 충족량을 채울 수 있었다. 보통 체중 1㎏당 1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 체중이 60㎏이라면 하루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

우선 곡류 중에서는 백미가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GI지수(당지수)가 높아 만성질환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흰밥과 현미밥의 비율을 2대 1 정도로 맞추는 게 좋다(흰쌀과 현미를 2대 1로 섞은 밥 한 공기에 단백질 약 4.8g). 여기에 콩을 넣어 밥을 짓는 것을 추천한다. 콩은 단백질의 보고다. 대두노란콩과 서리태가 콩류 중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콩 20~25개 당 단백질 2.4g). 이렇게 하루 두 끼를 현미콩밥으로만 먹어도 약 14g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된다.

여기에 반찬으로는 브로콜리(엄지 손가락 크기 4개당 단백질 3.6g), 무시래기(1.8g, 이하 반 주먹당), 콩나물(1.4g), 시금치(1.4g), 느타리버섯(0.8g) 중에서 반드시 몇 가지를 포함하도록 한다. 채소류 중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들이다.

두부는 빠질 수 없다. 채식 반찬 중 가장 높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꼭 챙겨먹어야 한다. 두부 한 모에 18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조림·부침·구이·찌개 형태로 다양하게 조리해 먹으면 된다. 여기까지 챙겨 먹어도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양은 총 40g 정도다. 그렇다고 두부만 몇 모씩 먹을 수도 없다.

그래서 어패류를 곁들이길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고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비율이 꽤 높은 것도 있다. 고등어·장어·오징어·새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새우는 중지손가락만 한 것 4개만 먹어도 32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새우가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기피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정도 양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등어는 몸통의 절반에 24.2g, 오징어는 3분의 2 정도에 15g, 장어는 3분의 1 정도에 19.7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간식으로는 과일과 견과류를 활용하자. 과일이라고 단백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참외는 개당 6g, 수박은 네 조각에 3.2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방울토마토(12개 1.6g)와 귤(개당 1.1g)에도 소량의 단백질이 있다. 견과류 중에서 아몬드는 23개에 6g, 호두는 8개에 3g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그릭요거트(개당 6g)와 치즈(2장 7.4g), 우유(200ml당 5.6g) 섭취를 추천한다. 동물성 식품이지만 간편하게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식품들을 적절히 혼합해 섭취하면 고기 없이도 하루 60~80g의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단, 육류가 아닌 것은 단백질 흡수율이 다소 떨어지므로 좀 넉넉하게 먹으면 좋다. 매일 식재료를 고르고, 직접 요리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겠다면 요긴하게 활용해 볼 수 있는 정보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