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 자리로 이뤄진 대칭수는 모두 11로 나눠떨어져
언제 시작된지는 모르겠으나 제과회사의 상술로 시작된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처음에는 가늘고 길쭉한 과자처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라는 뜻에서 친구들끼리 주고받은 것에서 유래됐다는데 과자회사의 상술까지 겹쳐 이제는 완전한 ‘데이’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2011년이라는 의미까지 더해 1000년에 한 번 돌아오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고 해서 난리다. 여기에 산모들은 아이이게 ‘111111’로 시작하는 특별한 주민번호를 선물하고 싶어서 제왕절개까지 불사하고 있다니 숫자의 놀라운 마력에 놀랄 뿐이다.
이런 얘기들을 뒤로하고 올해 11월 11일을 수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신비의 숫자 11일 3개나 포함된 날 아닌가.
● 짝수 자리 대칭수는 모두 11의 배수
11을 비롯해 131, 1111, 12321처럼 앞으로 읽거나 뒤로 읽거나 똑같은 수를 수학에서는 ‘대칭수(회문수)’라고 한다. 대칭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있다. 바로 자릿수가 짝수인 대칭수는 모두 11로 나눠떨어진다는 사실이다.
247742, 63077036처럼 복잡해 보이는 숫자라도 자릿수가 짝수인 대칭수라면 모두 11로 나눠떨어진다. 이 숫자들이 11의 배수라는 뜻이다.
계산기를 쓰지 않고 이 숫자들이 11의 배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답은 ‘있다’다. 수학에는 11의 배수를 쉽게 판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짝수 자리의 수를 모두 더한 값에 홀수 자리의 수를 모든 더한 값을 빼보는 것이다. 그 결과 0이나 11의 배수가 나오면 그 수는 11의 배수다.
예를 들어 63077036을 살펴보자. 짝수 자릿수 6, 0, 7, 3의 합은 16, 홀수 자릿수 3, 7, 0, 6의 합은 16이다. 둘을 뺀 값이 0이므로 이 수는 11의 배수다. 실제로 11로 나누면 몫이 5734276이고, 나머지는 0이다. 11의 5734276배수라는 뜻이다.
이제 날짜에서 대칭수를 찾아보자. 111111(2011년 11월 11일)은 연도 앞의 20을 뺀 것이기에 편법이다. 근래 들어 날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대칭수는 20111102(2011년 11월 02일)이다.
● 회문 소수는 11 빼곤 모두 홀수 자릿수
수학에서는 대칭수면서 동시에 소수인 수를 ‘회문 소수’라고 한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눠떨어지는 수를 뜻한다. 짝수 자리의 대칭수는 모두 11로 나눠떨어지므로 회문 소수는 모두 홀수 자리의 수다. 유일하게 두 자리의 수인 11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회문 소수 : 2, 3, 5, 7, 11, 101, 131, 151, 181, 191, 313, 353, 373, 383, 727, 757, 787, 797, 919, 929, 10301, 10501, 10601, 11311, …
단순한 '데이'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과학적 수학적 의미를 음미하면서 초코과자를 먹는다면 그 과자 맛은 어떨까? 궁금하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 도움말 : 오화평 한성과학고 수학교사
'간직하고픈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혈액형과 성격 (0) | 2011.12.23 |
---|---|
삼월 삼짇날 (0) | 2011.12.22 |
자연휴양림 예약정보 시스템 이용방법 (0) | 2011.10.25 |
SAS코리아, 제9회 'SAS 마이닝 챔피언십' 공모전 시상식 개최 (0) | 2011.10.06 |
수도권 전철 시각표 (0) | 2011.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