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사는길

늦은 노후대비에 즉시연금 인기

힉스_길메들 2012. 1. 19. 08:40

생보사에 9개월새 1조5천억 몰려
연금수령액 높이려면 종신형 유리

 

 

부동산 임대사업자였던 박 모씨(65)는 최근 대형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했다. 즉시연금 가입 금액이 20억원 남짓인 박씨는 매월 700만원 상당 연금을 사망할 때까지 평생 수령할 수 있다.

부동산을 처분해 즉시연금에 가입할 목돈을 마련한 박씨는 가입 당시 "임대업으로는 매월 소득이 불균형해 고령에도 계속 임대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받고자 거액의 즉시연금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즉시연금 수령액은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빅3`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100세형 인간을 일컫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s)` 시대가 도래하면서 즉시연금에 대한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즉시연금 가입금액이 지난 9개월 동안에만 1조5000억원을 넘어선 데다 가입자도 9000명에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17일 매일경제신문이 즉시연금을 판매 중인 생보사 11곳의 상품 판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4~12월 즉시연금의 초회 보험료(신규 가입자의 첫회 보험료)는 1조5012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업계 1위를 고수 중인 삼성생명은 9개월간 무려 4784억원의 즉시연금 초회 보험료를 거둬들였다. 분기당 1300억원 이상 가입 실적을 올렸다. 신규 가입자는 분기당 550~700명 수준으로 평균 가입금액이 2억원을 넘어섰다.

즉시연금은 정기예금 이자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고 금융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즉시연금은 일반 시중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로 운용되며, 현재 이율은 4% 중반대 수준이다. 금리가 악화되더라도 2.5%, 10년 초과 시에도 2.0% 등 최저 보증 기능을 갖춘 상품도 판매 중이어서 안정적으로 은퇴 설계가 가능하다.

즉시연금에는 종신연금형과 상속연금형 등이 있다. 종신연금형은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게 되면 애초 설정해둔 보증기간 만료 시까지 가족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원금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매월 수령하는 연금액은 더 많다.

상속연금형은 10ㆍ20ㆍ30년 단위 등으로 한 시점을 선택한 후 살아 있으면 원금을 만기보험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연금 지급 도중에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원금에 가까운 사망보험금을 상속인에게 지급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본인 사망 시 유족에게 원금 상당액의 상속을 원한다면 상속형을, 은퇴자금 등 노후 설계를 위한 연금 수령 목적이라면 종신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즉시연금 : 목돈을 예치한 뒤 곧바로 매달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을 뜻한다. 당장 연금이 필요한 수요자를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