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로 다양한 냉면이 입맛을 돋운다.진주냉면.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을 좋아하는 이 것은 무엇인가'
시인 백석(1912~1995)의 시 '국수'에 나오는 '이 것'은 한겨울밤 차가운 동치미국에 말아먹는 메밀국수, 즉 냉면을 가리킨다. 댕추가루(고추가루)와 탄수(식초)를 살짝 뿌리고 꿩고기를 꾸미로 얹어 뜨거운 아르??(아랫목)에서 먹던 이것, 냉면은 본래 겨울 음식이다.
맵고 짠 음식을 싫어한 고종 황제가 즐긴 것도 동치미 냉면이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고종의 동치미냉면은 수저로 긁어낸 배를 많이 넣어 달고 시원한 맛을 내고 열십자 모양으로 편육을 얹고 배와 잣을 덮은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냉면은 메밀국수를 육수에 말아먹는 평양냉면과 고구마나 감자 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매운 양념에 비벼먹는 함흥냉면으로 크게 나뉜다. 평양냉면의 메밀국수는 찰기가 없어 툭툭 끊어지는 반면, 함흥냉면의 전분 국수는 질기고 쫄깃하다.
'냉면=이북 음식'으로 통하지만 남쪽에도 그에 필적할 냉면이 있으니 진주냉면이다. "진주를 떠나면 영영 이 맛있는 냉면을 못 먹게 될 텐데!" 이병주의 장편소설 '지리산'에서 일본인 교사 구사마가 한숨지으며 하는 말이다.
북한에서 펴낸 <조선의 민족전통 Ⅰ-식생활풍습>(1994)은 '냉면 중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진주냉면은 권력 있는 사람들이 기생집에서 야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고기 대신 해물 육수를 쓰는 게 특징이다. 진주냉면이 전국에 널리 알려진 것은 10년 정도 밖에 안 됐다. 가장 유명한 집으로 진주 서부시장의 '진주냉면'이 있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집은 새우, 멸치, 홍합, 바지락, 황태 등 해물로 육수를 만드는데, 달군 무쇠를 육수에 넣어 비린내를 없애고 보름 간 항아리에서 숙성시켰다가 쓴다. '진주냉면' 정운서 사장은 "주말에는 제주도 등 외지에서 온 손님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평양냉면은 구수한 메밀 맛과 담백한 육수로 유명하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은 밍밍하고 푸석푸석하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을밀대'(서울 마포구 염리동) 주인 김영길(46)씨는 그런 손님을 많이 봤다.
"처음엔 이게 뭐 맛있냐고 하던 손님이 며칠 뒤 다시 와요. 먹고 돌아가는 길에 그 맛이 자꾸 입안에서 맴돌아서 다시 왔다는 거에요. 그렇게 한 세 번 먹어 본 뒤에야 '아, 이게 바로 냉면 맛이구나. 은근히 중독성이 있네' 그러죠."
냉면 맛에 관한 한 경지에 오른 고수급들은 식초나 겨자를 치지 않고 국물부터 마시고 본다. 그래야 국물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냉면처럼 찬 음식은 겨울에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운 여름에는 인체가 체온을 조절하느라 내장 쪽 온도가 내려가는데 찬 냉면을 먹으면 속이 더 차가워져 안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속이 냉한 사람이 여름에 냉면을 자주 먹으면 탈이 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냉면에 곁들여 먹는 무채다. 맹화섭한의원 맹원모 원장은 "냉면 재료인 메밀은 성질이 차고 속을 훑어 내리는 음식인데 무채는 메밀의 찬 성질을 상쇄시킨다"고 설명한다.
시인 백석(1912~1995)의 시 '국수'에 나오는 '이 것'은 한겨울밤 차가운 동치미국에 말아먹는 메밀국수, 즉 냉면을 가리킨다. 댕추가루(고추가루)와 탄수(식초)를 살짝 뿌리고 꿩고기를 꾸미로 얹어 뜨거운 아르??(아랫목)에서 먹던 이것, 냉면은 본래 겨울 음식이다.
요즘은 무더운 여름철 별미로 더 인기가 있지만, 지금도 냉면 맛을 제대로 안다는 이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냉면을 찾는다.
맵고 짠 음식을 싫어한 고종 황제가 즐긴 것도 동치미 냉면이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고종의 동치미냉면은 수저로 긁어낸 배를 많이 넣어 달고 시원한 맛을 내고 열십자 모양으로 편육을 얹고 배와 잣을 덮은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냉면은 메밀국수를 육수에 말아먹는 평양냉면과 고구마나 감자 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매운 양념에 비벼먹는 함흥냉면으로 크게 나뉜다. 평양냉면의 메밀국수는 찰기가 없어 툭툭 끊어지는 반면, 함흥냉면의 전분 국수는 질기고 쫄깃하다.
'냉면=이북 음식'으로 통하지만 남쪽에도 그에 필적할 냉면이 있으니 진주냉면이다. "진주를 떠나면 영영 이 맛있는 냉면을 못 먹게 될 텐데!" 이병주의 장편소설 '지리산'에서 일본인 교사 구사마가 한숨지으며 하는 말이다.
북한에서 펴낸 <조선의 민족전통 Ⅰ-식생활풍습>(1994)은 '냉면 중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진주냉면은 권력 있는 사람들이 기생집에서 야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고기 대신 해물 육수를 쓰는 게 특징이다. 진주냉면이 전국에 널리 알려진 것은 10년 정도 밖에 안 됐다. 가장 유명한 집으로 진주 서부시장의 '진주냉면'이 있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집은 새우, 멸치, 홍합, 바지락, 황태 등 해물로 육수를 만드는데, 달군 무쇠를 육수에 넣어 비린내를 없애고 보름 간 항아리에서 숙성시켰다가 쓴다. '진주냉면' 정운서 사장은 "주말에는 제주도 등 외지에서 온 손님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평양냉면은 구수한 메밀 맛과 담백한 육수로 유명하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은 밍밍하고 푸석푸석하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을밀대'(서울 마포구 염리동) 주인 김영길(46)씨는 그런 손님을 많이 봤다.
"처음엔 이게 뭐 맛있냐고 하던 손님이 며칠 뒤 다시 와요. 먹고 돌아가는 길에 그 맛이 자꾸 입안에서 맴돌아서 다시 왔다는 거에요. 그렇게 한 세 번 먹어 본 뒤에야 '아, 이게 바로 냉면 맛이구나. 은근히 중독성이 있네' 그러죠."
냉면 맛에 관한 한 경지에 오른 고수급들은 식초나 겨자를 치지 않고 국물부터 마시고 본다. 그래야 국물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냉면처럼 찬 음식은 겨울에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운 여름에는 인체가 체온을 조절하느라 내장 쪽 온도가 내려가는데 찬 냉면을 먹으면 속이 더 차가워져 안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속이 냉한 사람이 여름에 냉면을 자주 먹으면 탈이 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냉면에 곁들여 먹는 무채다. 맹화섭한의원 맹원모 원장은 "냉면 재료인 메밀은 성질이 차고 속을 훑어 내리는 음식인데 무채는 메밀의 찬 성질을 상쇄시킨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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