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를 좀 말아달라고 하니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서 찍어 보낸다. 눈으로만 볼 수 있어서 애간장 타는 국수 사진을 보내온 박세훈에게 비법을 물었다. 먹음직스러운 답변이 줄줄이 걸려왔다.
시금치 돼지목살 로메인(lo mein)
간장 맛 소스에 어우러지는 달걀노른자의 고소함이 포인트가 되는 볶음국수. 한식 다음으로 좋아하는 일식이지만 몇 가지 회피하는 메뉴들이 있다. 일본식 볶음국수인 야키소바. 좋아하려 노력해 보지만 달착지근한 야키소바 맛보단 향이 풍부하고 매콤한 중국식 로메인에 더 애정이 간다.
1. 올리브오일에 충분히 볶은 돼지고기 목살과 돼지 장조림 소스로 맛을 낸 뒤 쫀득하게 삶아낸 우동면을 목살과 같이 볶아낸다(센 불에서 재빨리 볶아야 불 맛을 같이 느낄 수 있다).
2. 중국식 매운 건고추를 부수어 곁들이면 매콤한 맛도 살릴 수 있다.
3. 시금치는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도록 아주 살짝 데치고, 부드럽게 프라이한 반숙 유정란에 파슬리 가루를 뿌린다.
아스파라거스 버섯 탈리아텔레(tagliatelle)
정신 없이 일주일을 마무리하고 한가한 토요일 점심. 내리쬐는 해는 언제나 시원한 맥주를 부른다. 아스파라거스도 제철이거니와 넓적한 면에 묵직하고 느끼한 파스타를 맥주와 곁들이고 싶었다.
1. 우묵한 팬에 물을 끓인뒤천일염을 넣는다.
2. 끓는 물에 탈리아텔레를 넣고 7~8분간 익혀 건져놓고 면이 익는 동안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뒤 연한 유기농 아스파라거스, 셀러리, 양송이버섯에 화이트 와인과 생크림을 넣고 볶는다.
3. 삶아놓은 탈리아텔레와 잘 섞어주면서 직접 갈아 준비한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더해주면 완성.
달걀 토마토 오븐 푸실리
토마토가 제철인 이맘때면 항상 '한살림'에서 유기농 토마토를 잔뜩 주문하는데 토마토가 빨갛게 익은 후 수확하는 완숙 토마토이다. 유통상 편의를 위해 채 익지도 않은 푸른빛이 도는 토마토와는 완전히 다른 향을 가지고 있다. 제철이어서 맛이 뛰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신선한 맛은 아침에 생으로 먹고, 갈아서 주스로도 자주 먹을 수 있는 멋진 맛이다.
1. 끓는 소금물에 푸실리를 넣어서 알단테(Al Dante)로 삶아내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조려놓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반으로 썬 방울토마토를 듬뿍 넣어 소스를 만들고 삶아놓은 푸실리 파스타를 더하여 볶는다.
2. 오븐에 들어갈 무쇠 스킬렛에 내용물을 옮겨 담고 모차렐라 치즈를 충분히 얹는다.
3. 파스타 양에 따라 유정란을 3~4개 정도 깨어 얹은 다음 170℃로 예열한 오븐에 15~20분간 구워내 텃밭에서 기르는 바질 잎과 파슬리로 마무리한다.
1. 가자미 식해 돌나물 비빔국수
가자미 식해가 폭 삭았을 즈음 지난해에 담은 시큼한 묵은지를 다져 넣고 도라지, 돌나물, 미나리를 곁들여 탱탱하게 삶아낸 국수와 함께 비빈 뒤, 그 위에 가자미 식해를 고명으로 얹어 내면 곡물이 발효하여 젓갈처럼 짜지 않고 새콤하면서도 '찡'한 맛의 가자미 식해 돌나물 비빔국수를 맛볼 수 있다.
가자미 식해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봄, 가을에 담그는데 함경도 지방에서는 주로 메좁쌀로, 강원도에서 경상도 지방으로 내려가면 멥쌀을 발효 곡물을 삼아 사용했다. 함경도를 비롯한 북쪽 지방에서는 엿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반면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엿기름을 많이 썼다고 한다. 젓갈과 달리 소금을 적게 쓰고 곡물로 발효를 돕는 형태의 저장식품이어서 짜지 않으면서 새콤한 맛이 매력 있다. 가자미 식해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자미로 담근다. 주로 동해안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물가자미는 뼈가 그다지 단단하지 않아 삭힌 다음에는 뼈째 먹을 수 있다.
가자미 식해 만드는 법
1. 가자미는 잘 손질하여 통째로 소금 간을 하여 하루 정도 꾸들하게 말린다.
2. 메조와 멥쌀은 가능하면 쪄서 사용하고 다 쪄지면 소금 2작은술을 넣고 뒤적거려서 식힌다. 이때 찹쌀이나 찰좁쌀은 찰기가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3. 엿기름은 분쇄기로 갈아 채로 쳐서 거친 것은 걸러서 식힌 밥에 섞는다.
4. 꾸들하게 말린 가자미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엿기름과 섞은 밥으로 버무린다. 이렇게 버무린 가자미에 먼저 숙성시켜 1차 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이른 봄이나 가을 실온에서 2~3일 정도 항아리에 넣어 삭힌다. 가자미를 먼저 삭히는 것이다.
5. 꼭꼭 눌러 놓은 가자미에서 물기가 생기기 시작하면 숙성이 되었으므로 꺼내도 좋다. 가자미가 1차 숙성이 됐다 싶으면 무를 굵게 채썰어 준비한다. 무는 소금에 가볍게 절여 물기를 없애고 햇볕에 한나절 말려서 사용한다.
6. 물기가 없어진 무에 먼저 고춧가루 물을 들이고,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의 양념과 삭힌 가자미를 함께 버무려 항아리나 용기에 꼭꼭 다져 담아 두 번째로 숙성시킨다.
tip
일주일가량 지나면 먹을 수 있으나, 저온에서 보름 이상 한 달 정도 숙성시키면 감칠맛이 더하고 찡한 단백질 발효 맛이 잘 살아난다. 가자미 식해는 늦은 가을에 담가 겨울에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으나, 이른 봄 가자미가 흔히 나오는 철에 담아서 잘 저장하면 봄철 입맛이 없거나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그리고 술안주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2. 수타 들깨 쑥 칼국수
날이 더워져 몸이 허한 느낌이 들 때 언제나 든든한 기운을 얻는 어머니표 칼국수.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칼국수는 언제나 맛이 특별했다. 크면서 여러 가지 칼국수를 접해보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은 따라갈 수 없나 보다. 입맛이 극도로 예민해진 요즘, 기계면이 아닌 정성스레 잘 반죽한 수타 국수가 먹고 싶어서 한가한 틈을 타 어머니께 부탁을 드렸다.
수타 들깨 쑥 칼국수 만드는 법
1. 구례에서 보내온 우리통 밀가루를 천일염과 현미유로 잘 치대어 반죽한다.
2. 국수 반죽은 치대면 치댈수록 끈기가 생기므로 힘과 정성으로 반죽하고 하룻밤 이상 숙성시켜 쫄깃하고 잘 끊어지지 않는 면발을 만든다.
3. 다음 날 냉장 숙성시킨 반죽을 꺼내 밀대로 사방으로 밀고 말아가며 0.2cm 두께로 최대한 얇게 만든다.
4. 달라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뿌려가며 세 번 정도 접어 0.3~0.5cm 넓이로 채썰면 쫄깃한 수타 국수가 완성된다(콩가루를 넣기도 하고 부추나 시금치로 색을 낸 국수를 만들 수도 있다).
tip
다시마,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어 잘 우려낸 육수를 만들고, 육수에 무안산 감자를 설익지 않도록 익힌 다음 면에 넣어 적당히 익힌 뒤, 갈아놓은 들깨를 더하면 구수한 맛이 나다. 마지막으로 채썬 유기농 애호박으로 색을 내고 쑥으로 향과 풍미를 더한다.
3. 쑥갓 두부 잔치국수
늘상 먹는 밥이 지겨워질 때 후루룩 먹을 수 있지만 영양이 부족하지 않은 잔치국수를 좋아한다. 국수는 누구나 좋아하지만 자칫 지나치게 탄수화물만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래서 진한 멸치 육수에 두부와 쑥갓을 듬뿍 올려 내면 허기를 산뜻하게 채우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쑥갓 두부 잔치국수만드는 법
1. 양념장은 1:1:1 비율을 기본으로 진간장, 국간장, 멸치액젓을 입맛에 따라 양을 조절하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청양고추와 달래 다진 것으로 올려 완성한다(개인적으로 국물 국수에 둥둥 뜨는 기름, 깨를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넣지는 않으나 취향에 따라서 양 조절).
2. 쓰고 남은 유기농 양파 껍질, 대파뿌리, 다시마, 새우와 멸치로 맑게 우려낸 육수에 탱탱하게 삶아낸 우리밀 소면, 끓는 천일염 물에 3분간 데친 우리콩 두부, 만가닥버섯 그리고 육수를 내고 남은 다시마, 친환경 쑥갓, 김을 고명으로 올리면 완성.
1. 장조림 우동
장조림을 보면 매번 어릴 적 도시락 뚜껑을 열고 뿌듯했던 기억이 떠올라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장조림 우동만드는 법
1. 잘 졸여 내기만 하면 쇠고기보다 돼지고기 장조림이 훨씬 더 부드럽다. 돼지고기를 큼지막하게 잘라서 냄새를 잡고 색을 내기 위해 삼백초, 통후추, 커피 원두, 감초와 건고추를 넣는다. 그리고 우리콩 진간장을 넣어 잘 조린다.
2. 익은 고기는 결대로 손으로 뜯어서 함께 끓인 조림장에 담가놓는다.
3. 쫀득하게 삶아낸 우동 국수에 장조림과 살짝 데친 유기농 시금치를 고명으로 올려 낸다.
tip
서양식 풀드 포크(pulled pork)가 여러모로 쓰이듯 우리식 장조림도 우동에 올려 먹으면 별식으로 좋다.
2. 스지 / 도가니 소면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시절, 부드럽고 진득한 식감 때문에 보양식으로 도가니탕을 즐겨 드셨던 할아버지께 스지와 도가니를 푹 우려낸 도가니탕을 내어드리고, 우려낸 국물에는 얇고 부드러운 소면을 넣어 먹곤 했다. 가는 소면과 뽀얀 국물이 어우러져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스지 / 도가니 소면 만드는 법
1. 스지는 삶기 전에 찬물에 3~4시간 이상 담가 먼저 핏물을 꼭 빼야 한다. 끓는 물에 넣고 1차로 끓이고 건져내어 더러움을 제거 한다(살짝 끓여 그 국물을 버리면 핏물이 완벽하게 제거된다).
2. 팔팔 끓는 물에 스지를 넣어야 핏물이 빠져 나오지 않아서 국물이 깨끗하다.
3. 생강과 청주로 잡냄새를 잡고 기름을 걷어가며 대파, 무, 양파, 생강, 통후추 등을 함께 넣고 센 불에 팔팔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서 다섯 시간 이상 곤다.
4. 첫 번째 국물을 다른 용기에 담아두고 두 번째 물을 넣어 우려낸다.
5. 핏물을 뺀 도가니를 넣고 4~5시간 끓여 고기를 건져내 살을 발라낸 후 다시 도가니 뼈를 넣어 끓인다.
6.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끓으면 다시 약불에서 다섯 시간 동안 곤다.
7. 스지가 물렁해지도록 두 번 정도 푹 끓이면 진하고 끈적한 국물이 우러나온다.
tip
우리밀 소면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삶는데 차가운 얼음물을 옆에 준비해두었다가 끓어오를 때마다 부어주길 세 번 정도 하면 쫄깃한 면발이 된다. 국물에는 소금 간을 약하게 하고, 스지를 적셔 먹는 초간장은 기호에 따라 다시마 식초와 청주, 진간장을 섞은 초간장과 고추냉이를 곁들인다.
3. 돼지 안심 맑은 면
돼지를 삶아낸 육수에 수육을 얹어 먹는 제주도 고기국수를 맛보고 쇠고기 육수와는 다른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를 느꼈다.
돼지 안심 맑은 면 만드는 법
1. 가끔 칼국수로도 만들어 먹는 돼지고기 육수에 넓은 쌀국수 면을 더해보았다.
2. 된장을 푼 물에 생강, 후추, 삼백초, 파뿌리 등을 넣고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익혀 꺼내어 편육으로 썰어 준비해둔다.
3. 돼지 뼈는 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낸 후, 파, 마늘, 생강을 넣어 약한 불에서 진한 육수가 나올 때까지 오래 끓여 육수를 만드는데 맑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면 보자기에 걸러서 준비해 둔다.
4. 하얀 쌀국수는 삶은 다음 건져서 찬물에 씻어 그릇에 담는다.
5. 준비된 육수를 불에 올려 끓이다가 청경채, 청양고추, 삶은 면, 돼지고기 수육을 넣고 뜨겁게 데워낸다.
6. 깔끔하지만 자칫 밋밋한 맛을 청양고추가 잡아주고 고수를 올리면 향도 좋다.
족발 타이 누들 샐러드
익숙한 음식도 좋아하지만 '별식'을 더 좋아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의 국수가 지겨워질 때 고수와 시큼한 소스를 얹은 차가운 누들이 생각난다. 누들, 족발, 풍성한 샐러드가 어우러져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좋은 족발 누들 샐러드 같은.
재료 ; 타이 쌀국수 넓적한 것 250g, 부추 다진 것 조금, 마늘 3~4쪽, 유기축산 훈제 족발 1개, 샐러드용 한살림 유기농 채소(참나물, 양파, 양상추, 셀러리, 적치커리, 비트잎, 고수잎, 메밀싹).소스올리브오일 드레싱 + 새우젓 + 디종씨겨자(500cc 유리병 가득) 샐러드를 많이 먹게 되는 계절이 다가왔으니 기본 올리브오일 드레싱을 넉넉히 만들어놓고 경우에 따라 시즈닝을 달리 하면 편하다. 사용은 4분의 1 정도. 고추소스는 멸치 액젓, 홍고추, 청양고추, 오곡미 식초, 다시마 식초(식초에 다시마를 우려 쓰면 천연 식초의 상쾌하지 못한 맛을 잡아준다)로 한다.
만드는 법
1. 삶아낸 누들을 차가운 얼음물에 식힌 후 물기를 거두고 썬 족발과 갖은 샐러드용 채소를 새우젓 올리브오일 드레싱으로 버무려 접시에 담아 낸다.
2. 따로 차려내는 고추소스는 먹을 때 누들에 곁들이면 매콤하고 새콤한 맛을 더할 수 있다(기호에 따라 땅콩 같은 견과류를 으깨 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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