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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진 셰프가 추천하는 여름 보양식 '장어탕'

힉스_길메들 2013. 8. 7. 05:40

푸드 셀럽 3인의 추억 담긴 음식 이야기

 

"그 여름, 추억의 보양식을 소개합니다"

"1990년 여름, 우리 네 식구 선풍기 앞에 앉아 먹던 수박!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는데", "지난해 엄마 퇴원하고 먹으러 갔던 누룽지백숙이요. 마음이 놓여서였나, 모처럼 맛있게 냠냠했죠", "대학 2학년 때인가, 농활 가서 얻어 먹은 쑥콩국수가 생각나네. 쑥을 넣은 국수에 콩국물 100%라 진짜 고소하고 걸쭉했어요." < 월간헬스조선 > 편집부 기자들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그 여름, 추억의 보양식은?'이란 질문에 내놓은 음식들이다. 음식은 추억을 공유한다. 어렵게 만난 3명의 푸드 셀럽이 여름 보양식에 얽힌 추억을 한아름 꺼내 놨다.


↑ [헬스조선]

로컬푸드 전문 윤정진 셰프의 장어탕
아버지의 레시피에 나의 레시피를 더하다
"이거 장어탕 맞아요."

곰탕? 장어탕? 살짝 의심스런 표정으로 주방을 살피는 기자에게 그가 던진 첫말이었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장어탕 모습이 아닌 흡사 장시간 우려낸 곰탕 같았다. 어린 시절 장어가 유명한 임진강 근처에서 산 윤 셰프만이 만들 수 있는 보양식이다. 근처 미군 부대에서 요리사로 근무한 아버지는 늦여름이면 닭 대신 장어를 고아 주었다. 그 때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천대받던 시절이었기에 그도 아버지의 직업이 요리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미각이 발달한 요리사, 그리고 요리사의 아들일지라도 장어탕은 아이들이 먹기에 쉬운 요리는 아니었다. "장어가 입맛에 맞았느냐"고 묻자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그런 게 어딨어요. 어른이 주면 그냥 먹는 거죠. 그 시절은 아버지가 굉장히 권위적이었어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했죠."

윤 셰프 아버지의 장어탕은 살짝 비렸다고 한다. 그래서 윤 셰프는 아버지에게 통마늘을 넣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마늘을 듬뿍 넣어 아버지의 레시피를 이어받았다. 윤 셰프는 종종 아이들에게 장어탕을 끓여 준다. 아이들이 장어 식감을 좋아하지 않으면 추어탕처럼 갈아서 조리해 보라고 귀띔한다.

뱀장어, 엄청난 힘의 원천

뱀장어는 여름부터 초가을이 제철인데, 단백질이 풍부해 담백하고 맛이 좋다. 비타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체력 회복에 좋다. 특히 비타민A가 풍부하다. 물론 그 시절엔 이런 거 모르고 먹어도 힘이 나는 효과는 확실했다.

"장어는 대표적인 자양·강장 식품이에요. 여름에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죠. 민물에 있던 뱀장어가 바다로 나가서 짠물을 먹게 되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어요. 그렇게 굶은 상태로 한두 달 지나도 문제없이 살 수 있거든요. 크기는 크지 않아요. 왜냐면 갖고 있던 모든 걸 토해 내거든요. 이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해요. 풍천은 어떤 지역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점으로 장어가 오가는 곳을 말한답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 촬영차 전국 산지를 헤매며 몸에 좋은 여러 식재료를 경험했다. 그가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건강 음식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흰민들레에 함초를 넣어 달여 먹어요. 흰민들레는 우리나라 토종 민들레예요. 근처에 노란민들레가 하나라도 있으면 흰민들레가 다 죽어 버리죠. 혈액순환에 좋아서 잊지 않고 챙겨 먹고 있어요. 그리고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 황기를 물처럼 달여 먹어요. 넉넉하게 끓여 보리차처럼 수시로 마시죠." 5~6년산 황기를 푹 달이면 닭국물 같은 냄새가 나는데, 그는 그 국물에 면을 넣어 황기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장어탕

재료(2인분) ; 장어 1마리, 통마늘 10개, 참기름 2큰술, 물 2L

만들기 ;

1. 달군 팬에 참기름을 넣고 마늘을 볶는다.

2. 핏물을 제거한 장어는 손질한 뒤 뼈와 대가리, 살을 분리해 준비한다.

3. 조각 낸 뼈와 대가리를 ①에 넣고 분량의 물을 조금씩 넣으며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4. ③을 체에 거른 뒤 그 물에 발라낸 살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장어소금구이

재료(2인분) ; 장어 1마리, 식용유·소금 약간씩

만들기 ;

1. 팬을 달군 후 기름을 넣고 손질한 장어를 굽는다.

2. 소금으로 간해 완성한다.

His Cooking Tip

신경 쓸 것이 많지 않은 초간단 요리로, 손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원기회복엔 최고다. 단, 아이에게 먹일 경우 장어 식감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 추어탕처럼 갈아서 조리하자.

헬스조선 | 취재 문은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