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이 말은 같은 이름의 영화 때문에 유명해졌다. 웰빙(well-being)과 함께 웰다잉(well-dying)도 중요하다는 세태를 반영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두 젊은이가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이 향하는 바다는 평온함과 광활함의 상징이다. 천국의 은유적 표현인지 모른다.
생애 마지막 여행을 그린 영화로는 단연 ‘버킷 리스트’를 꼽는다. 죽음을 앞둔 백인과 흑인이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면서 임종 순간까지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장엄한 광경 보기’ ‘문신하기’ ‘스카이다이빙’ 등 두 남자가 펼친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가 아닐까. 백인이 헤어진 딸과 재회하면서 처음 본 외손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해당 항목을 지우는 장면 말이다.
말기 환자의 특별한 여행이 영화 이야기만은 아니다. 구순에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 대신 미 대륙 횡단에 나선 노마 바우어슈미트 할머니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여행을 떠난 지 13개월 만이다.
노마 할머니는 이별의 아픔과 병마의 시련에 맞닥뜨렸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지난해 7월 해로한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노마 할머니는 병실에 머물지 않고 아들 내외, 반려견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옐로스톤 방문, 열기구 탑승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사람들이 내 여행을 보고 삶의 마무리 방식에 대해 생각하길 바란다.”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바로 여기’이고, 생애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말이다. 사연이 알려지자 수많은 팔로어가 생겼다.
‘웰다잉’을 선택한 노마 할머니의 용기와 아들 내외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에 경의를 표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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