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로 뚜벅뚜벅

백두대간 03회차 산행기 둘째날

힉스_길메들 2003. 10. 8. 21:46

 병환은 준비해 온 침낭에 비닐을 덮어씌우고 그 속에 들어가 누우며 바스락거린다. 허나 비닐 속에 들어간 병환은 비탈진 곳에서 자꾸만 밑으로 내려가서 잠자리 불편했던지 계속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고 산하를 떠돈다.

그럼 나는 어떤가. 매트를 절반 잘라온 나는 발밑에는 우산보로 깔고 누워 자니 바닥이 춥고 한기가 스며 웅크리고는 자다 깨다 반복한다.

 

04:20 새벽잠에서 깨어 밤하늘을 보니 별들로 휘황찬란하고 보름이 가까웠는지 만달로 훤한 그림자를 두리, 우는데 바람은 싸늘히 코끝에 머물다 간다.

침낭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병환을 가만히 불러보니 깨어있기에 우리는 일어나 짐을 꾸리며 병환이 자기의 침낭 속을 만져보니 습기로 젖어 있기에 밤새 이슬에 젖은 줄로 알고는 내 쪽의 판초우의를 만져보고는 보송한 것에 놀란다.


  05:05 배낭을 꾸려 메고는 언덕에 올라선 뒤 내리막에 내려서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왼쪽 팔꿈치를 돌에, 그리고 가슴의 한 가운데를 잘라놓은 철쭉의 밑둥치에 내리찧며 나는 자지러지는 소리를 한다. 음매 아파 죽겐거-_-;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잠시 앉아서 쌍두문자를 쓰며 툴툴대다 길을 걷는다.

05:40 광대치를 통과한다. 어느새 동녘은 희뿌옇게 밝아 오고 억새밭은 뒤로 숨고, 본격적인 오르막에 들어서니 울창한 숲이 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06:15 월경산(981.9m) 왼쪽 능선에 올라서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찰칵. 그런 후 가슴을 열고 구급약통을 꺼내 맨소래담을 바르고 팔꿈치에는 마이신연고를 바른다.


  06:25 월경산능선에서 북서쪽으로 장안산이 북쪽으로는 영취산이 북동쪽으로는 백운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이곳을 떠나 한참을 내려서니 07:00에 임도를 만난다. 이곳에 중치(650m/복성이재12.1k/영취산8.2k)라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또한 오른쪽으로는 야산을 깎아 만든 밭이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조반을 먹기로 하고는 계곡물을 길어다 라면을 끊여 어제 남은 밥을 말아 먹고는 물통에 물을 채워서는 길을 나서니 08:15 중고개재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으로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뱀또아리 같은 도로가 나 있는데 이것이 무령고개로 넘어가는 도로인 것이다. 중고개재에 08:50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는 급히 출발하여서 그런지 지친 몸을 잠시 쉬다 09:05 중고개재를 출발하여 이제부터 된비알이 되는 백운산((1278.6m) 능선길. 쉬다 걷기를 세 차례(한번은 병환이 응아한 것임) 기어이 10:35 백운산정상에 서서는 기념사진 한 장 꽝^-^; 정상 이정표에는 원통재5.7k/상연대4.3k라고 적혀있다.


  10:45 백운산에서 왼쪽으로 급히 돌아 내리막으로 한참을 내려선 후 산죽과 싸리 밭을 걸어 오르면 1066봉, 그 뒤가 영취산이다. 1066봉에서 내림 오름을 하면 무령고개로 갈려지는 12:15 선바위고개(1040m/무령고개0.7k/영취산0.4k/백운산4.2k)에 도착한 후 선바위를 지나 점심을 지어 먹을 생각으로 무령고개로 달려가다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으로 오를 경우 대간마루를 벗어날 것이기에 다시 되돌아 12:25 와서는 영취산(1076m/육십령11.8k/중치8.2k)에 12:35에 도착. 기념사진을 찍고는 12:48 무령고개로 내려서서 컨테이너박스로 된 점방(이곳은 우동, 컵라면, 커피, 과자 등있다)에 들어가 막걸리 한병은 병환이 나는 사이다 캔을 사서 마시고는 무령샘물로 밥을 짓고, 건조해장국을 끓여 점심을 먹고 있자니 점방 주인아자씨 전자키타로 흘러간 노래를 연주한다. 아마 예전 딴따라를 쫗아 다녔는지 아무튼 음악이 있는 점심을 먹었다. 이곳엔 벤치와 화장실 쓰레기통 등 문화시설이 설비 되어있었다. 이바구를 까며 배낭을 꾸리니 으매 14:30에야 무령샘가를 떠난다. 우얄꼬.


  급한 마음에 한달음에 영취산으로 오르니 14:48.  북진을 서두르니 억새밭이 나온다. 16:00 억새밭 사이로 소나무한그루가 오른쪽에 서 있는데 그 누가 PET병에 물을 길어 놓고는 친절하게도 03‘10/6에 떠다 놓은 것이니 필요한 분은 먹고 병은 가져가라고 메모를 해놓았다. 애고 이쁜거, 차칸거☻

977봉을 못가서 한 안부에는 옥산리/논개생가의 이정표(영취산6.5k/깃대봉6.5k)가 있는 곳을 16:30에 통과 부지런한 걸음으로 억새와 철쭉, 그리고 산죽, 싸리나무가 있는 민령을 17:20에 통과하니 저 앞에 고압선 송전탑이 우뚝 서있다. 억새가 가로막는 비탈길을 쉼 없이 올라서니 병환이 쉬어 가잔다.(아마 백운산에서부터는 기운이 조금 떨어진 듯싶다.)


  깃대봉에 오르기 전에 잠시 쉬고는 17:55 깃대봉(1014.8m/육십령2.5k/977봉3.5k)에 올라서니 벌써 서산에 해가 기울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정표와 낙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18:00에 서둘러 깃대봉에서 좌측으로 길을 잡고 무명봉을 올라서서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200m쯤 가다가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꼭 계곡 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샘터에서 물을 한 바가지씩 먹고는 약500m쯤 내려서니 다시 능선으로 이미 날은 어두워 져 있고 육십령의 불빛은 산중에 찬란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와 있다. 스틱 2자루에 몸을 의탁하여 부지런히 작은 봉우리들를 넘고 넘어 육십령휴게소에 가까이 다다르니 눈앞에 렌턴빛이 반짝거린다. 닥아 서며 인사를 건넸더니 자기는 지금 부산에서 육십령에 도착하여 오늘 중재까지 운행한다고 하기에 건투를 빌며 그와 헤어진다.


  오늘 우리에 산행 종착지 육십령 내려서니18:50 밤깊은 고갯마루 육십령휴게소 배경으로 사진 찍고 휴게소로 들어가 택시를 불러 달라고 주문을 하고는 캔 맥주2개를 사서 하나씩 먹고 있는데 택시한대가 서서히 미끄러져 휴게소주차장에 들어온다.

19:10 우리는 육십령휴게소를 떠나 장계에 19:20 도착, 19:30 장계발~전주착 20:40 시외버스이용, 20:50 전주발~서울 23:40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서울에 도착하니 23:40경이 되었다.

3호선전철을 타고 병환은 상행선, 나는 하행선 타고 지브로☺^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