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켜진 창문을 통하여 관리인을 부르니 그가 나온다.
대피소에 들어 가니 따듯한 공기가 얼굴을 보드랍게 감싸 않고, 길고도 긴 하루의 여정이 다 끝난 듯이 편안함이 몰려 온다.
관리인에게 저녁을 못 먹었노라고, 사정을 하여 취사장에 전등을 켜고 내일 점심까지 먹을 밥을 하여 된장찌개에 저녁밥을 먹고는 커피를 끊이려 하는데 관리인이 나타나 재촉을 하여 짐을 정리하여 관리인앞에 대령이요.
숙박계를 작성(선입자 1명있슴)하고 모포를 대여 한 후 잠자리에 드니 22:30. 창 밖엔 낙수가 후두둑.
업치락 뒷치락 거리며 한잠을 잣는데 병환이 10분전 5시라고 깨운다.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배낭을 챙겨 밖으로 나오니 새벽하늘엔 어둠속에서 가랑비와 안개가 흐느적거리고 밀려 온다.
삿갓재대피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찰칵하고는 05:20 대피소를 등진다.
오늘도 역시나 병환이 먼저 앞장을 서서는 휘적휘적 걸어간다. 얼마후 헬기장이 나오고 헥헥거리며 어둠을 헤치나 무룡산은 어디에?
06:15 무룡산(1491.9m/남덕유7.1k/향적봉8.9k)에 도착하니 어둠이 걷혀있다. 랜턴을 벗어 배낭에 토사구팽한다.■ 무룡산이 덕유산 산능선의 중간 정도가 되나 보다.
내리막을 내려 서서는 기복이 없는 오르내림 능선을 30분정도 산행하면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평탄한 길로 10여분 가면 작은 바위 위에 돌들을 얹은 돌탑봉우리가 나타난다. 우리는 여기서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하며 간식으로 새벽걸음의 기운을 북돋운다.■ 먹어야 산다.
돌탑봉우리를 내려서면 동엽령까지 비에 젖은 조릿대잎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로 등산화는 젖어 걷는 걸음마다 질퍽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거스린다.
동엽령을 내려서는 길은 된비알에 산죽길이다. 07:45 동엽령(1260)에 내려서니 왼쪽으론 칠연폭포쪽 통안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론 병곡리로 내려서는 고갯마루다. 넓은 안부에 입간판이 걸려있다. 산사태전의 모습과 복원후의 모습을 대비칭되게 그려 놓았다.
동엽령사거리서 직진하여 야트막한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하여 20분정도 가면 동엽령삼거리(향적봉3.3k/남덕유12.7k/칠연폭포3.1k)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30여분정도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덕유평전(백암봉1490) 송계삼거리에 08:35 도착한다. 예전에 덕유산 종주시 이곳에 백암봉이란 표지석을 본 기억이 없다.
이곳 송계삼거리이정표가 있으나 비가 내리고 있어 메모가 불편하여 기록을 하지 못하고 시각만 기억 한다. 여기저 직진하면 이산의 정상인 향적봉가는 길이고 우로 급히 돌아 나가면 대간길인 지봉으로 가는 길이다. 밋밋한 능선에 길이 잘 나아 있다.
도중에 만나는 작은바위군이 상여듬이라는데 빗속에서 확인이 안된다. 능선길은 밑으로 뚝 떨어져 내려가다 왼쪽으로 휘어져 올라간다.
왼쪽으론 오자수굴쪽으로 내려가는 계곡인데 “등산로아님”이란 표지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한봉우리를 넘어 두 번째 봉우리가 귀봉이라는데 확인이 안되고 봉우리 넘어 산불감시초소가 있다기에 여기서 조반을 먹으려 했는데 찾을수가 없다.
시각은 9시가 넘었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밥 먹을 장소를 찾으려 하나 찾을 수가 없다. 배가 고파서 평평한 능선길에서 어제한 밥으로 조반을 하는데 병환이 라면이라도 끊이자는 것을 비도 오고하여 그냥 먹는다. 밥이 미지근한 것이 먹을만 하다. 눈물 젖은 빵이 아니라 빗물 젖은 밥을 먹는다. 서둘러 밥을 먹고는 길을 나서서 잠시 걸으니 10:05 횡경재에 도착했다. 이곳이 송계사 갈림길이다. 이정표엔 ‘덕유산3.5k/지봉2.3k/송계사3.9k'라 쓰여있다.
계속하여 힘든 줄 모르로 얕은 오르내림을 하여 10:35 싸리듬재(백련사3.0k/향적봉6.0k)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부터 지봉까지는 계속하여 오르막이다. 한참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더 오르니 10:50 지봉(1302.2)이다. 표지석에는 못봉으로 되어있다. 동쪽으론 훤이 뚫려있고, 서쪽으론 덕유평전으로부터 대간줄기가 이어 져 있다.
여기서 부터는 내리막 길이다. 30분을 계속하여 걸으니 월음령(달음재)에 내려서니 좌우로 길이 나 있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덕유산휴게소 즉 삼공리에서 백련사 가는 중간에 있는 위치한 가게로 떨어지는 것이다.
다시 급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싸리나무가지가 가는 길을 막아서며 옷깃도 당기고 배낭도 잡아 끈다. 20여분 걸어 오르면 작은 봉우리에서 왼쪽(북쪽)으로 투구봉(지산봉) 가는 갈림길이 나오나 이곳을 지나쳐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려서다 올라서니 길목을 싸리넝쿨이 길을 막는다. 이곳을 왼편으로 돌아 언덕을 오르니 15분만에 대봉(1190)에 11:55이른다.
대봉에서는 전망이 없다. 북서쪽으로 우리가 가야할 삼봉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잠시 숨을 고르고 12시에 출발, 갈길이 바쁘다. 짧게는 소사고개, 길게하면 덕산재까지 운행하여야 한다.
내려서는 길이 급경사라 20여분 떠 밀리듯 내려서서는 완만한 내리막을 걷는다. 오른쪽으로 거창 고제쪽 동리가 보이고 빼재의 고갯길이 뱀또아리처럼 꾸불거림으로 밀려온다.
오르내림을 몇 번 비에 젖은 몸으로 쉼없이 걷기를 한참 만에 빼재의 절개지 위에 도착하니 오른쪽으로 KTF송신탑이 우람하게 솟아있다. 이곳에서 절개지 오른쪽으로 타고 내려서서 송신탑 울타리를 돌아 나가니 수령이라는 표지석이 서있는 13:30 빼재이다.
고개마루 못미쳐 거창쪽으로 정자가 서있고 그 밑에는 신풍령휴게소와 조금더 아래쪽에 현대주유소가 나란히 위치한다.
우리는 이곳 정자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라면탕을 끊이는 중에 골바람으로 인해 젖은 몸은 한기를 넘어 오한이 난다. 병환의 국 뜨는 손은 수전증 걸린 사람 마냥 떨리다 못해 흔들려서 국을 쏟는다.
내가 밥을 먹는중,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하자고 병환의 동의 얻어서는 밥을 먹고 설천개인택시에 전화를 걸고는 짐을 꾸린다.
아직도 비와 골바람은 계속되고 뜨건 국물에 점심은 먹었건만 오한은 멈추지 않고 온다는 택시는 오지 않고 있다. 기다리는 이맘은 짜증으로 변해가고 고개 넘어서 차 소리만 나면 이제나 저제나 하면 고개를 빼 내민다.
택시는 호출한지 30분만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서둘러 배낭을 트렁크에 싣고 택시에 몸을 실으니 으매 존거^o^;;■ 따듯한 온기가 온 몸으로 다가와 나를 포근히 감싸 앉는다. 14:50 택시는 빼재를 출발하여 상오정마을(콘도있슴)을 거쳐 구천동 갈림길, 나제통문 가는길을 지나서 설천정류소에 15:15 도착하니 완행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는 우리를 싣자마자 출발하여 무주직행버스정류소앞에 정차하니 15:35.
나는 무주에서 목욕으로 몸을 녹일까 버스에서 이야기 하니 병환이 버스가 있으면 바로 서울로 가잔다. 매표소에서 서울행 버스시간을 보니 15:35 그다음은 17시가 넘어서 있다. 창구에서 물어보니 서울행버스를 빨리 타라고 말해 병환이 뛰어 나가 버스를 잡고 나는 매표를 하여 서둘러 버스에 오르니 버스는 곳 출발한다. 한4~5분 늦게 출발한것이다. 아이고 고만거☺. 다행이어라*_^;
버스가 무주에서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병환은 이내 잠이 들고 만다. 완행버스를 타고고 졸더니 또잔다. 한참을 달려서 버스는 신탄진휴게소에 진입하여 휴식을 취한다. 병환을 깨워 스낵바에서 우동으로 한기를 녹이니 한결 개운하다.
우동국물이 온 몸을 적시니 얼었던 정신이 스르르 녹아 잠에 빨려든다. 한잠을 자고나니 어느새 서울요금소앞에 버스가 서있다. 으매 잘잔거. 아흐☻☼
버스는 18:30 서울남부터미널에 도착하여 우리를 내려준다. 옷은 말랐으되 신발은 질척대는 젖은 상태로 신고서 고속버스터미널보다 전철 타기가 가깝고 수월해 좋아하며 각자의 집으로.... 내일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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