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로 뚜벅뚜벅

백두대간 02회차 산행기 둘째날

힉스_길메들 2003. 10. 1. 22:07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끝마치고는 2층 우리의 자리에 들어가니 이 아줌씨 위에서 삐그덕 거리는 것은 봐 주는데 방귀는 뀌지 말라나.

새벽4시반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는 눈을 감으니 어느새 사요나라.zzz!!!

 

 

  알람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니 처마 끝에 낙수 소리가 가물거린다. 자리를 정돈하고 밖으로 나오니 빗줄기가 간단치가 않는 것이 괜스레 심란하다. 잠시를 어둠에 가린 설악의 가운데서 병환과 나 두 사람이 홀로 앉아 있다  6시까지 다시 자기로 하고 자리 속에 들어 누우니 병환은 금세 새근거리는 것이 어느새 잠에 빠져버렸다. 아니 벌써 잠이 들었나. 내 상념은 나래를 펼치네,ㅎㄹㅎㄹ

그러다 나도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5시50분이다. 병환에게 일어나자니 그는 깨어 있으면서도 6시까지 누워 있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니 그도 같이 일어나 앉는다.

  밖으로 나오니 빗줄기는 가늘어 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이른 아침을 하는이, 먹는 이로 분주하다.

우리도 이들과 섞여 어제한 남은(아니 어제 저녁에 세끼의 밥을 한껏)밥에 국을 끊여 밥말아 먹고는 짐을 정리하고 화장실에 들려 밀어내기로 반납하고 희운각을 07:20 출발하니 어느새 비는 끝이고 하늘은 개여있는데 바람은 여전하다.


  무너미고개를 지나 신선봉쪽으로 걸음을 옮겨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어느새 등에는 땀줄기가 소리 없이 번지기 시작한지 한참이 된 듯 온몸이 더워온다.

  07:50 신선봉정상에서서 사진 한 장씩 찍고 있는데 저 멀리 아니 아주 가까이 서북능, 용아장성이 보이지 않고 가야동계곡이 안개에 휘돌아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곳 공룡능선엔 아직 안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신령스럽기까지 하나 언제 오시려나. 걱정이 앞을 가린다.

신선봉을 서둘러 출발하여 천화대앞 가야동계곡쪽 샘터이정표앞(희운각2.5k/마등령2.4k)에 08:40 도착하니 공룡도 안개에 묻혀 시야가 10여m밖에 안되는 것이다.


  샘터에서 힘들게 오르고 또 오르기를 반복하며 천화대를 범봉을 감상하며 1275봉에 09:00 도착하니 오랜 세월에 썩어 부러진 이정표가 우리를 반긴다.

이곳에서 기념사진과 간식을 먹고는 옛적 이곳에서 간이매점을 하던 그래서 이산에서 캔 약초로 차를 다려 팔던 그 정취가 묻어 있던 자리가 남아 있는 터를 보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09:15 안개에 바람에 물들어 있는 1275봉을 떠나 내려가고 올라 가길 한참을 하였으나 바람에 더운 줄, 또한 갈증도 모르고 나한봉을 거쳐 오세암으로 가는 마등령(오세암1.4k/비선대3.7k)에 10:40 도착 안개에 가린 이정표에 대고 기념사진 한 장 찰칵하고는 금방 그곳을 떠난다.


  오세암마등령을 떠나니 병환이 비선대마등령길이 가물가물한 모양인지 길은 물어 온다. 비선대마등령은 오세암마등령에서 10분 정도 더 고개를 올라 1326.7m봉을 동쪽 즉 우측으로 돌아 나가야 한다. 이곳은 마등령정상이란 이정표가 서 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이곳에서 자연보호구역으로 통제한다는 안내문구가 씌어진 입간판 뒤로 돌아 북쪽으로 계속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이곳이 처녀길이라 두려움이 배 밑에서 밀려온다.

어느새 병환이 앞장을 서고 내가 뒤에서 걷기를 약 10여분 작은 봉우리가 우리를 반긴다. 이곳이 1326.7m봉이다. 표지 석은 없고 삼각점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이다.

정상을 넘어 계속 북진을 하니 하산길이다. 한참을(한 10분은 넘게 걸은 듯하다) 내려 갔는데 아무래도 길이 이상하여(표지기도 없고, 끝없이 하산하는 것 같아) 앞서 가는 병환을 불러 세우고는 되짚어 와서는 1326.7봉을 넘으니 봉우리 못 미쳐 오세암쪽으로 길이 나 있다. 즉 좌측으로 U턴 하는 것이다.

봉우리에 올라와 보니 병환이 안 보인다. 소리쳐 부르니 저 아래서 대답하여, 올라 오라고 소리치니 병환이 배낭을 벗어 놓고는 맨몸으로 올라온다. 자기가 간 길이 맞아 내가 내려 올 줄 알고 벗어 놓고 왔다나, 아무튼 병환이 헛걸음하여 돌아가 배낭을 짊어지고 나타난다.

여하튼 이곳에서 한 30분은 헛걸음 한듯하다. 제 길을 찾아 길을 가니 이곳에서 처음으로 작은 너덜을 만난다.


  안개비에 옷은 다 젖어들고 있으나 바람에 땀이 없어 지칠 줄 모르고 내리막 너덜, 오르막 너덜을 몇 차례 너덜에서 짙은 안개에 의해 길을 찾기가 애매하여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그래도 병환이 눈이 밝아 조금 멀리 떨어진 표지기나 바위에 올려놓은 돌무더기를 잘 찾는다. 이렇게 걷기를 한참, 저항령을 언제 지났는지 알지 못하게 지나치고 황철봉(1381m)을 넘어 너덜을 통과한 후 13:50 바람을 피한 동쪽 사면에서 김치라면 국에 찬 밥덩이를 넣고 끊이는 이른바 개죽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니 뜨끈한 것이 얼었던 온몸을 녹여 준다. 덤으로 향긋한 커피한잔의 여유도 뒤 따른다. 으음....^o^;;

  14:40 배가 든든하니 가시는 걸음도 가볍다. 내리막 너덜을 한참 벗어나니 숲을 만난다. 너덜지대를 다 통과한 듯싶다. 우측으로 1092m봉이 있다고 하나 안개에, 잡목에 보이지 않고 표지기가 보이지 않으니 앞장서 걷고 있는 내게 병환이 걱정을 한다.-_- 길을 잘못 들어 속초 쪽으로 빠지지나 안으려나????

그런 병환을 안심시키려 이 길이 맞는다고 달랜다. 하긴 처녀 길을 내가 우야알까마는(지금까지 갈림길이 없었거든 히힐..) 그러기를 한참만에야 백두대간 표지기가 아닌 일반산악회 표지기를 하나 발견한다. 그제야 병환이 왈 미시령에서 황철봉 등산을 일반산악회에서 시도한다고 안심이다.


  17:00 돌 벙커를 통과, 한참을 걷도록 표지기가 안 나오니 병환이 또 걱정을 한다. 미시령이 가까이에 이르면 자동차소리가 날 것인데 하며, 하지만 바람소리에 묻혀 소리는 없다. 이때 앞서가는 내 눈에 LG주유소 입간판이 보여 미시령휴게소가 저 앞에 있다고 일러주니 병환이 반색을 한다.

  미시령휴게소를 발 아래 두고 철망과 철조망이 우리를 막아서나, 이를 피해 돌아 내려서니 17:35 미시령이다.

휴게소에 들어가 옥수수막걸리에 어묵으로 목을 축이자니 안개비에 젖은 온몸이 와들와들. 이그춰춰...

젖은 몸으로 미친 듯 불어오는 바람의 한가운데 미시령에서 잠자려 생각하니 아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병환이 먼저 속초에 내려가서 자고 오자하기에 휴게소 앞에 설치 안내한 한화콘도 앞에 있는 세종황토방에 묵기로 하고 히치하이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오니 하늘엔 어느새 바람에 구름이 걷히고 초승달이 덩그러니 걸려있으나 바람은 여전하다.


  길목을 지키고 있자니 카니발한대가 휴게소에서 미끄러져 나오고 있어 병환이 차를 세우고 우리사정을 말하니 동승을 허락한다. 아이고 고만 살람^^; 따랑해여. 차에서 대간에 대해 병환이 맘씨 존 우리나라 존사람하구 설래발이 한참이다.

이구 거짓부렁도, 지가 불광동에서 백운대까짐 2시간이면 간대나.....

  차는 대명을 지나 일성등 몇 개의 콘도를 지나서 환화리조트 앞에 차를 멈춘다. 이네는 대명에서 여정을 풀모양인디, 한참을 더 내려온 것이다. 넘넘 고맙수. 이름도 성도 모르는 존사람 복마니마니 바다유. 해피해피 투 유 하랑게여....

  4거리 건너 주유소 앞에 친절????파리가 있어 세종황토방을 얌존히 여쭈니 자세히 일러준다.

일러준 대로 가다가 이곳 학사평까지 왔으니 그 유명한 김영애할머니순두부집에 들러 순두부한그릇 쓱싹해얄 것 아닌감^-^; 해서 길을 건너 문을 밀고 들어서니 따끈한 방으로 안내한다. 아 눕고 시퍼라 ■

순두부도 구수하지만 뚝배기비지탕의 따끈한 것이 춘 몸을 더 반긴다. 아침밥도 하기 싫고 하여 이곳에서 공기밥 한 그릇을 주문하여 코펠에 담고 황토방으로♨


  찜질방에 들어가 카운터에서 젖은 신발과 옷가지 대해 어찌하면 조을까 알아보니 샤워실에서 옷을 빨아 신발과 함께 보일러실에서 말리면 된다는 것이다. 해서 옷을 세탁하여 보일러실 건조대에 펼쳐 놓고는 황토쑥방에 들어가 땀을 흘린다. 이곳은 참숯방, 구슬방등 4개의 찜질방과 휴게실, 식당, 적외선방, 수면실이 있어 2층에 있는 수면실에 들어가 잠자리에 든다.

  5시에 일어나기로 하고는 정신없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병환이 일어나는 기척에 잠을 깨보니 아니 벌써 5시가 다된 시각이다. 그사이 한번도 안 깨고 잠을 잔 것이다.

침구를 정리하고 내려와 아직도 잠이 덜 깨었는지 통로에서 잠시 앉아 있다가 참숯방에 들어 다시 땀을 뽑는다. 어제 산행에서 뽑지 않은 땀이 금방 묻어난다.☻

  보일러실에서 옷가지를 정리해 갖고 나오니 뽀송한 촉감이 상쾌하다.

뺄건 빼고 양치도하고 샤워를 마치고 카운터에 택시를 부탁하고는 짐을 정리하고, 어제 다친 무릎에 연고를 바르고 있는데 어느새 택시가 마당에 들어선다.


  06:20 날이 훤히 밝아온 가운데 택시를 타고 황토방을 빠져 나와 미시령 고갯길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 동녘엔 태양이 덩실 떠올라 있기에 일어난 즉시 좀더 서둘렀다면 미시령에서 일출을 보았을 것을 하고 후회를 한다. 06:50 미시령에 도착, 요금을 계산하니 11,000원 메터요금만 달래 12,000원을 건네 사례하고(약한거-_-). 어메 놀라는 거 있쟈. 난 한 3만원쯤 달래줄 알았는디.

집에 ☏보고하고 곧바로 입산. 능선을 오르니 바람은 있으나 어제의 바람이 아니어서 기분이 상쾌통쾌유쾌하다.

  한참을 오르다 뒤돌아 미시령을 보고, 황철봉능선을 바라보니 너덜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맑은 날이었으면 조망이 훨씬 잘되었을 것을 하고 안갤 탓한다.

07:30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우측으로 가면 화암사가는 길이다. 여기서 잠시 물한모금 때우고 있는데 등산객 한명이 나타나 올라 가면 어디냐?고 묻기에 신선봉이라 일러 주고, 그이를 의심해 본다.

혼자에 지리도 모르고 이 산속에 들어섰으니(애국심의 발로 일 꺼야☯) 이 낌새를 알아챘는지 자기는 서울에서 속초로 이사 온지 2주되었고, 속초의료원에 재직한다고, 해서 출근 전에 운동 삼아 차로 미시령에 와서는 잠시 등산을 하노라고. 괜스레 쑥스럽게 하네. 우이씨?!!?


  5분후 출발 상봉(1239m)을 향해 오르니 08:05 상봉정상, 정상엔 돌탑을 쌓아 놓았다. 그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찰칵하고는 교통호에 들어가 바람을 피해서 조반을 먹는다.

오늘도 어제의 찬밥에 김치라면 국에 밥말아 개죽으로 그래도 밥맛 꿀맛 슥삭비우고 따끈한 물에 커피한잔의 여유도 아울러 갖는다.

  09:20 상봉을 출발, 로프가 걸려 있는 벼랑길을 내려 화암재 안부에 09:50 도착하니 화암사로 내려가는 길목에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다. 걸음을 계속, 로프를 잡고 너덜을 건너 신선봉(1204m)갈림길에 10:05통과(신선봉에 올라 서 볼걸. 후회) 90도정도 좌로 돌아 계속 걸음 한다. 신선봉을 내려서니 완만한 육산이다.

어제 안개비에 탯핑이 떨어져 무릎관절의 통증이 아파 오는데 참으며 10:55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서 11:15 대간령(큰새이령)에 내려선다.

  대간령표지목에는 진행할 북으로는 마산, 지나온 남으로는 신선봉, 서쪽으로는 소간령을 가리키는데 소간령쪽으로 샘터가 있어 찾아보았으나 아픈 다리로 멀리 가지 않고 주위만 들러보니 샘터가 있을 턱이, 앉아서 쉬면서 무릎을 주무로고 보호대를 이중으로 하고, 간식에 배를 채우고 꿀물로 갈증을 달랜 후 대간령을 출발하니 11:40 참으로 오래 쉰 것이다.

아픈 무릎을 끌고 무명봉에 13:10 오르니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진부령 쪽을 보니 동네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 봉우리서 사진기록을 남기고 북북서 쪽으로 마산을 향해 13:15 출발.

마산 산정 못 미쳐 알프스스키장쪽으로 표지기가 좌로 U턴한다. 허나 우리는 마산정상에 올라 13:40 서서 군부대에서 설치한 종을 치며 사진 한 장 박고는 13:45 되돌아 스키장 쪽으로 걸음 한다.

하산하면서는 두스틱에 몸뚱이를 의지하며 내려선다.

  철망한 알프스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내려서 스키장입구에 도착하니 14:50 한계령~마등령~미시령~진부령의 2박3일 일정이 모두 끝나가는 것이다. 이곳부터는 도로를 따라 진부령까지 걸어야 할 것이다.

진부령 바로 못 미쳐 백두대간 기념비가 우뚝 서있어 그곳에서 또 사진 한 장 박고는 진부령에 15:20 내려서니 이곳이 끝이다.


  진부령기념비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여기서 더 갈수 없다는 민족의 비극이 어서 종식되어 향로봉을 거쳐 백두의 정상에 발 디딜 그날을 기달려 본다. 대한민국 만세. 통일조국 만세다.☼☺

  버스정류소에서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15:55에 무정차 통과하는 동서울행버스가 있으니 손을 들어 세우면 된다기에 매표를 하고는 진부령식당에서 황태해장국(이 지역은 황태와 청국장이 유명한 모양이다)으로 점심을 먹는다. 국물이 뽀얀 것이 푹 우려낸 듯싶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셀프로 커피 한잔씩 뽑아들고는 길 건너서 버스를 기다리니 5분 만에 버스가 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어 차를 세워 올라타니 한명의 손님이 우릴 반긴다. 버스는 용대리에서 백담사에서 내려온 등산객과 원통에서 일부, 홍천에서는 꽉채운채 팔당대교를 건너고 다시 올림픽대교를 건너서 19:50 동서울터미널에 우리들을 쏟아 놓는다.


  이것으로 제2회차 산행을 되짚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