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양치하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배낭을 정돈하여 산장을 나서니 벌써 대지는 밝음이 내려 앉아 사물의 구분이 뚜렷하다. 뱀사골산장이라는 현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0730분에 산장을 벗어나 화개재로 오르니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는 계단은 눈으로 인하여 계단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화개재를 오르는 중 50대 부부인 듯 한 등산객이 화개재에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오고 있다.
화개재에 올라서서는 화개재에서 삼도봉까지 동익씨가 인터넷에서 읽었다는 550개의 계단인지 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 보라면서 계단을 오른다.(쓸데없는 짓거리 인줄 알면서…….) 대권씨와 동익씨가 각자 계단의 숫자를 헤아리는 모양인지 중간 참에서 잠시 쉬면서 확인하니 계산이 서로 다르다. 이곳 계단도 눈으로 인하여 묻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반야봉에서 남쪽으로 흘러 내려온 삼도봉(경남, 전남, 전북 3도의 경계를 이룬 봉우리)은 불무장등과 통곡봉을 거쳐 황장산으로 이어진다. 0805분 삼도봉에 도착하니 등산객 여럿이 배낭을 짊어지고 자리를 뜨려 하고 있어 부지런히 디카를 꺼내어 사진촬영을 부탁하여 기념촬영을 하고는 0815분에 삼도봉을 벗어난다. 일요일 아침이라 마주 오는 가이드등산객들의 행로가 끝없이 이어져 가는 걸음을 붙잡는다.
삼도봉삼거리에서 오른편의 갈림길로 들어선다.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직진 길은 노루목을 거쳐 노고단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이곳을 오르다 보면 반야봉삼거리가 나오는데 노고단쪽 노루목에서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과 합류하는 곳이다. 여기서 우리는 반야봉을 올랐다 내려와서는 노루목으로 내려가야 하겠기에 이곳에 배낭을 벗어 넣고 반야봉으로 오른다. 철계단을 오르고 바위지대를 지나서 돌탑이 싸여 있는 반야봉(1762)에 오르니 0855분이다. 반야봉에 먼저 오른 등산객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하여 세 명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노고단과 지리산주능선을 배경을 디카에 담는다.■
반야봉은 심원골로 빠지는 길과 쟁기소로 빠지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이 모두 달궁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여기는 수목군락지로 자연휴식년제 구간이다.
0905분 반야봉를 내려서 배낭을 벗어 놓은 반야봉삼거리에서 배낭을 짊어지고 0935분경 노루목삼거리를 거쳐 순탄한 길을 걸어 임걸령에 도착하니 0955분이다. 걸음이 늦은 대권씨의 발길을 재촉하기 위하여 동익씨와 나의 김치는 다 먹었으나 대권씨의 김치가 그대로 여서 배낭이 무거워 걸음이 늦다고 조크하니 대권씨 또한 그렇다고 응수를 한다.
지금까지 지리산중의 샘터중 임걸령샘터가 그중 시원스레 물이 쏟아진다. 여기서 배낭을 의복을 사리고 샘물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1005분 임걸령을 뒤로 하고 노고단을 향해 길을 쫒는다.
임걸령에서 계곡으로 내려서서 피아골산장을 거쳐 직전의 연곡사로 내려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성삼재에서 1320분 구례행 군내버스를 이용하려면 부지런히 걸음을 해야 한다. 1424봉을 거쳐 돼지령에 오른다. 돼지령은 멧돼지들이 자주 출몰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도 멧돼지들이 이따금 나타난다. 먹거리가 있는 모양이다.
또한 돼지령은 능선으로 해서 질등~문바우등~왕시루봉을 거쳐 외국인선교사별장이 있는 곳으로 질등에서 피아골산장으로 빠져 직전마을로 갈 수도 있다.
1105분 노고단 밑의 안부에 도착하여 돌탑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는 노고단은 5월부터 11월까지 하루에 네 차례 100명씩 노고단정상을 탐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였으나 지금은 문을 봉쇄하여 감시인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
1110분경 서둘러 노고단대피소로 가기 위해 길을 재촉하니 대권씨가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나는 노고단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으면 갈 길이 바쁠 것 같아 서두르는 걸음 늦은 대권씨는 느긋한 여유를 즐긴다.
동익씨는 구례에서 점심매식을 하면 안 되겠냐고 물어 오지만 1320분 군내버스를 이용하여 구례읍내에 내려서면 14시는 될 것이고 여기서 서울행 버스시각이 어찌 될지 알 수 없어 예정대로 노고단대피소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돌계단으로 되어 있는 길을 서둘러 내려서서 노고단대피소 취사장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니 1115분이다. 취사장에는 먼저 온 등산객 두 사람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배낭을 벗어 놓고는 점심 먹을 준비를 하며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의복을 정리하고 있는데 동익과 대권이 취사장출입문을 열고 들어선다. 점심으로 김치라면으로만 해결하기로 한다.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뒤따라 들어온 관광객들인지 김밥을 줄 테니 코펠과 버너를 빌려 달라고 한다. 해서 성삼재에서 버스를 타려하는데 시간이 없어 빌려 줄 수 없노라고 미안스레 거절을 한다.-_*
라면을 먹고 1210분에 노고단대피소취사장을 출발한다. 자연탐방을 버리고 돌계단을 이용하여 지름길로 가로질러 내려가니 다시 탐방로와 합쳐진다. 10여분을 진행하니 화엄사로 내려 설 수 있는 코재에 닿는다. 또한 코재에서는 대간길인 종석대로 오를 수 있는 길에 출입문을 설치하여 내왕을 가로 막고 있다. 우리는 자연탐방로로 서둘러 내려서니 넓은 탐방로는 노고단으로 오르는 남녀노소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드디어 지리산등정의 날머리인 성삼재휴게소에 1245분에 내려서게 된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휴게소에 들려 원두커피 한잔으로 휴식을 취하고 아이젠을 벗고 스틱을 접어 배낭에 사린 후 13시경 광장으로 내려서서 주차장게이트 관리박스에 확인하니 겨울철(11월부터 4월말까지)엔 군내버스가 안 다닌다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고생하며 인터넷으로 버스시각표를 확인하여 정보를 수집한 동익씨가 괜스레 미안해한다.
해서 우리는 히치하이를 하기로 하고 주차장게이트를 빠져 나온 차량을 물색하는 중 택시기사가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 협상을 한다. 남원까지 4만을 달라고 하지만 일전(04‘6월경)에 3만원에 대절한 기억이 있어 3만을 제시하니 안 된다고 거절한다.
그러니 구례가 고향인 대권씨가 고모부에게 전화를 하여 부탁을 하여 보나 사돈간에 상견례 하는 자리에 있노라고 응대를 한다. 상견례 하는 자리에서 빠져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결국 4만원에 대절하기로 결정을 하고 1330분경 택시를 승차하니 남쪽 길로 접어들어 시암제를 거쳐 천은사를 지나 구례~남원간 4차선국도를 달려 남원고속버스터미널에 1408에 도착한다. 북쪽 길은 정령치를 넘어 육모정을 지나 남원으로 가는 길인데 길이 꼬불꼬불하여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터미널대합실에 도착하여 버스시각을 확인하니 14시에 출발하였고, 다음은 1440분에 있는데 만원이라며 1510분에 임시버스가 출발한다는 매표원의 안내에 예매를 하고는 터미널다방에 들려 차 한 잔씩 마시고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오르니 이 버스도 만원이다.
버스가 출발하고 우리들은 어느새 곤한 잠에 빠져 꿈속을 헤매는 중 휴게소에 정차하는데 정차시간은 15분이라고 녹음한 안내방송이 전파를 타고 귓가를 더럽힌다. 버스에서 내려서니 천안~논산간 민자고속도 정안휴게소이다. 성삼재휴게소는 대권씨 관내 고향이지만 여기는 동익씨의 관내 고향이다.
대권씨가 배가 고프다고 무엇을 먹자고 한다. 노상에 설치한 간이코너에 어묵 바가 있어 어묵을 한 꼬치씩 먹고 소피를 본 후 버스에 올라 천안에서 경부고속도에 들어서니 벌써 차량들로 도로가 꽉 막혀 있다. 하지만 버스는 이내 전용차로로 들어서서 예정보다 한 20분정도 늦어진 시각에 센트럴시티 하차장에 들어서서 1840분경 우리를 내려놓는다.
동익씨는 남원에서 서울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간다고 내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3일간이나 집을 떠나온 젊은 친구들의 가족과의 상봉을 방해한다면 도리가 아닐 것이다. 또한 동익씨는 아내가 3일간 등산으로 허 해진 신랑을 위해 몸보신하라고 보신탕을 끓여 놓았다고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를 가로 막는다면 이그 ^!^ 동익씨 아내로부터 얼굴에 오선지를 그어 피아노선율을 그려 놓을 것이다.
해서 저녁은 각자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이제 모두는 집으로 가서 지난 3일을 회상 할 것이다. 좋든 나쁘던 이것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모두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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