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후기
언젠가 이동익씨로부터 지리산산행에 동행을 부탁 받았다.
계유년 설이 지나자 동익씨가 지리산행에 대하여 문의가 있어 3월부터 5월까지 봄철 산불방지기간이라 입산통제가 될 것이니 인터넷으로 정확한 날자를 확인해 볼 것을 부탁하니 바로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입산이 통제된다고 연락이 왔다. 해서 서둘러 입산통제일 전에 산행하기로 결정하고 날자를 잡으니 2월25일(금요일)부터 2월28일(일요일)까지로 이동익, 강대권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이 산행하기로 한다.
겨울의 지리산. 꿈만 같은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환희가 내 상상을 지배한다.
일전에 다닌 지리산의 고봉준령들과 쉼 없이 펼쳐지는 능선의 파노라마가 백설의 세계를 더하며 실루엣으로 지나는데 며칠을 이러한 환상 속에 지내다 며칠을 남겨 놓은 2월21일 저녁에 아래와 같이 하기로 미팅을 한다.
준비해야 할 공동장비 및 개인장비를 체크하고 김치와 밑반찬 2~3가지는 각자가 준비하고, 내가 버너와 코펠을 준비하며, 공동(주식과 간식)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이동익씨가 준비하기로 하여 개인이 휴대할 수 있게 나누기로 하였다. 또한 들머리인 백무동행 버스가 동서울터미널에서 08시20분에 출발하니 당일 8시00분에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는 저녁을 먹고는 헤어진다.
출발당일 서둘러 광나루역에서 택시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내리니 07:35경이다.
앞의 포장마차에서 싸늘한 김밥 1줄로 요기를 하고 터미널매표소로 들어가니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던 이동익씨가 씨익 웃으며 마중한다. 꿍야^o^b 반갑다.
잠시 환담을 나누다가 대권씨의 위치를 전화로 확인하니 8시가 다 되었는데 2호선교대역이란다. 늦지는 안겠지만 시간이 없다. 해서 우선 매표를 하고 커피한잔을 하면서 기다리자니까 어느새 동익씨가 매표(19,300\)를 하였다. 자판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기다리니 0810분경 대권씨가 터미널내로 들어선다.
동익씨가 준비해 온 주식 및 간식거리를 나누어 배낭에 넣고 지리산백무동행 버스에 승차하여 자리를 잡고 앉으니 버스는 0820 예정된 시각에 출발한다.
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한후 다시 달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들어서더니 어느새 함양IC를 빠져 나오더니 함양버스터미널에 도착(1125)하여 승객을 내려 주고는 즉시 출발하더니 기사분이 차내 마이크로 함양주유소에서 버스가 대기하고 있으니 백무동행 승객께서는 환승하여 달라고 부탁을 한다. 버스를 갈아타니 기사분들이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시라고 몇 번이고 인사를 한다.
백무동행 버스는 마천을 거쳐 백무동에 도착하니 1205분이다. 문을 연 기념품가게를 겸한 민박을 하는 식당에서 산채비빔밥(5,000\)으로 점심을 먹는 중에 하산하여 식당에 들른 등산객에게서 산의 정보를 얻는다.(길이 미끄러운지, 샘터에 물이 얼지 않은지 등등)
점심을 먹고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채우고는 1250분에 백무동매표소를 통과하여 입산한다.
매표소를 지나 약5분을 걸어가니 오른쪽으로 가내소폭포를 지나 세석대피소로 가는 길과 왼편으로 소지봉을 지나 장터목대피소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는 예정대로 왼편 길로 접어들어 내가 선두를 서고 동익씨, 대권씨 순서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 철판출렁다리를 건너니 뒤에서 출렁거리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동익씨 일 것이다.^=^
장터목에서 내려온 등산객으로부터 아이젠을 하지 않고 내려왔다는 정보를 얻고는 우리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산길을 오르는데 눈길은 따스한 날씨에 얼음으로 변하여 미끄럽다. 하산하는 남녀노소의 많은 등산객들이 빙판길을 미끄지면서 조심스레 내려온다. 우리도 조심스레 오르니 오를 만 하다.
숨이 가쁘지 않게 천천히 오르는데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몇 번을 잠시 쉬는 중에 얼음 빙판은 눈길로 바뀌고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으면서 기분이 새롭다. 1340분 하동바위를 지나 출렁다리를 좌에서 우로 건너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1415분에 참샘에 도착한다.
참샘에 도착하니 이정표(해발1125m / 백무동2.6k, 하동바위0.8k, 장터목대피소3.2k, 천왕봉4.9k)가 세워져 있고, 식당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나간 등산객(버스에 함께 탄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참샘의 물로 목을 축인 후 물통에 물을 받고는 1422분에 참샘을 뒤로 하고는 출발한다.
참샘을 떠나 가파른 깔딱 고개를 오르니 소지봉능선이 나와 숨을 깔딱거리고 있는 두 사람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3~4분 거리에 있는 소지봉을 1445분에 통과를 한다.
하이얀 능선 길을 걸으니 사방이 조망된다. 왼편으로 천왕봉과 칠선계곡이 오른편으로 반야봉과 한신계곡이 눈을 사로잡는다.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흐르는 능선 파노라마는 한마디로 환상이다.
1540분 망바위를 지나는데 하산길인지 등산길인지 젊은 등산객들 옹기종기 모여 있어 산적들 같다고 농을 하면서 지나친다. *^;
망바위를 지나 눈길을 헤치며 오르는데 뒤에서 대권씨가 아이쿠 하며 비명을 지르기에 뒤 돌아 보니 바위를 짚은 왼팔이 미끄러지면서 뒤로 꺽인 듯 한참을 아파한다.♨
망바위를 지난 지 30분여 1610분경에 고사목이 있는 제석봉 밑에 도착하니 소지봉에서 우리 일행을 앞질러간 심마니 행색(가벼운 배낭에 나무지팡이를 든 이)의 산 꾼이 그곳에서 사방을 조망하고 있다. 우리는 고사목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부탁하여 사진을 찍고 나니 이 등산객은 지리산대피소에 예약하여 숙박하는 줄을 몰랐는지 우리가 대피소 예약을 하여야 숙박이 가능하다니 이곳에서 바로 하산을 한다.
제석봉 밑에서 오른편으로 돌아 비스듬히 오르니 시야에 장터목대피소가 눈에 밟힌다.
1635분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대피소 내에는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대권씨의 왼편 어깻죽지에 맨소래담을 발라 주며 통증을 물으니 뻐근하게 아픔이 있단다.
장터목대피소는 남쪽으로는 중산리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동쪽으로는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이 서쪽으로는 노고단으로 향하는 주능선길이 펼쳐져 있으며 북쪽으로는 우리가 지나온 소지봉쪽 능선길과 내림폭포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백무동으로 가는 5갈래 길목이다.
잠자리 배정은 17시부터 가능하고 모포대여는 19시에 시작한단다. 자리를 배정받고 취사장에서 참치찌개를 끊여 햇반을 넣고 데워 저녁을 먹는데 동익씨 등은 이를 개밥이란다.■ 아무튼 반주를 겸해 저녁을 먹는 중에 20시에 소등한다는 안내방송을 한다. 설거지에 양치질을 하고 1940에 자리에 눕는다.
자리에 눕자마자 나는 꿈나라로 떠나 여행을 하다가 22시경에 단잠을 깨어서는 재차 잠을 들 수 없다. 업치락 뒤치락하는데 옆자리의 동익씨 또한 잠을 못 이루기에 2345분경 일어나 지리산의 별을 보러 나왔으나 별밤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인양 밤하늘은 안개로 인하여 저녁에 본 진주시내의 아름다운 야경과 주변의 능선들은 모습을 감추고 구름과 바람소리만이 넘실거린다.
아침에 천왕봉에서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우려를 하면서 대피소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으나 이웃의 코고는 소리, 잠꼬대소리, 뒤척이는 소리 등으로 억지로도 잠은 오지 않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나 싶더니 4시를 알리는 알람소리가 귓전을 파고든다.-_-b
대권씨와 동익씨를 깨워 건조북어국, 사골국, 육개장국에 김치를 넣고 끊여서 햇반을 말으니 오늘은 꿀꿀이 죽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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