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싱글·임도

엉터리잔차님과 엿장수님의 산악강습(제4일차, 종강)

힉스_길메들 2006. 3. 10. 23:33

 엉터리잔차님과 엿장수님의 산악강습(제4일차, 종강)

 

개화산 MTB강습 마지막 날이다. 종강이라 할까.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엊저녁의 술기운 때문일까 이불 속에서 게으름만 자리에 남는다. 털어 내려도 털리지 않고 끊적거리며 진득하게 묻어있다.

 

약속시간이 촉박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 사전에 없는 조반도 굼고 서둘러 애마를 몰고 약속장소로 페달링을 한다.

강변에 잔차를 몰고 나온 아줌씨, 아자씨들 길좀 비켜 주소서. 입에 문 휘슬은 쉴새 없이 씩씩거린다. 조금만 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후회해 본다.

 

"실없이 약속을 안 하고, 한 약속은 반듯이 지키며 늦을 경우 사전에 통지한다."

 

'누군가와 산행하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소낙비가 오면 안 나가고 하는 일이 나에게 없다. 사전에 약속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약속장소에 가서 파하고 돌아 오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까지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서 아내에게 한마디 듣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또한 약속을 하였으면 부모가 돌아 가시는 등의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속 취소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못하는 나이다.'

 

오늘은 엉터리잔차님이나 엿장수님이 조금 늦으니 산에서 라이딩을 하고 있으면 찾아 오겠다고 하였다.

방화대교가 눈 앞에 보인다. 헌데 12시50분약속시각이다. 2~3 분만 더 가면 방화대교를 지날 듯 싶다.

헌데 손폰이 요란스레 울린다. 가슴이 철렁인다. 롯데님께서 전화를 주신것이다.

 

방화대교밑을 지나는데 롯데님이 방화대교밑에 마중을 나오셨다. 방화대교를 눈앞에 두고 있단 말에 롯데님께서 방화대교로 마중을 하신 것이다.

나, 묵내뢰님, 하늘땅님이 차례로 방화대교밑 매점앞에 속속 도착한다.

이 세사람이 식전인듯 매점에서 컵라면 먹자고 하는데 롯데님께서 컵라면보다도 기사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으라고 하셨고 나도 그것이 나을 듯 싶어 그러자고 하여 들머리 부근에 있는 기사식당으로 이동한다.

 

기사식당에 들어 가서 보니 어제 밖에서 본 것과 같이 안이 썰렁하다.

동태찌개를 시켜서 점심을 먹는다. 롯데님도 함께 식사를 하셨음 하였는데 당신은 댁에서 잡수시고 오셨다고 극구 거절하신다.

내게는 찌개의 맛도 찬도 별로이다. 밥을 먹고 커피 한잔씩 마시고는 개화산들머리로 입산을 한다.

 

업힐을 한다. 롯데님을 선두로 하고 내가 뒤 따른다. 뒤를 돌아보니 횐님덜이 안 보이더니 잠시 후 하늘땅님이 올라 오고 있다.

그런데 묵내뢰님이 안 올라와 롯데님께 먼저 진행하라고 말씀드리고 다운을 하여 묵내뢰님에게 가보니 식당에서부터 안 좋아 하던 배가 아프다고 앉아서 애를 쓰고 계신다. 아마도 급체인듯 싶다.

 

어설픈 엉터리민의인 내가 수지침을 꺼내어 치료를 한다. 수지침을 놓는 자리에 아프다는 통증을 호소하여 그곳이 배 아픈곳의 기를 뚥어 주는 것이니 참으라고 하며 한참을 치료하는데 손폰이 울려 전화를 받으니 하늘땅님이 우리가 안 올라와 롯데님과 걱정을 하며 전화를 한듯 싶다.

많이 아프면 돌아가시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어와서 함께 할 것이라고 응답하고 업힐을 시작하여 두분과 조우를 한다.

 

이렇게하여 개화산종강MTB가 시작되어 지체된 라이딩을 하는 중에 엉터리잔차님과 엿장수님이 함께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신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가져온 간식을 먹는데 하늘이 을씨년스럽게 변하더니 습기가 가득찬 바람이 불어온다.

 

시간을 보니 4시가 넘었다. 출근을 해야 하기에 롯데님께 말씀을 드리니 오늘 종강이라 강사님들과 저녁이라도 먹고 싶다고 말씀을 하여 하산을 서두른다.

엉터리잔차님, 엿장수님과 함께 저녁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머리에 맴돌고 엉터리님의 헤어지기전에 낮에 시간이 맞으면 함께 MTB를 하자는 고마운 말씀에 함께 할 때 대접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5호선방화역에서 그들과 헤어지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대지를 때리기 시작할 무렵에 전철에 잔차를 싣는다.

하늘땅님, 묵내뢰님과 함께.

 

묵내뢰님은 신길역에서 환승을 하여 구일역에서 내려 댁으로 돌아 가시고, 하늘땅님은 여의나루역에서 내려서 한강둔치를 달려 집으로 돌아 가실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상일동역까지 잔차를 싣고 출근을 한다.

 

이렇게 하여서 엉터리잔차님, 엿장수님의 개화산mtb강습을 무사히 마치게 된것을 다행스럽고 롯데님의 주선과 두분 강사님으 노고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