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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뒤 나타나는 근육통, 만만하게 보다간 신경 손상될 수도

힉스_길메들 2010. 7. 12. 22:24

운동 뒤 나타나는 근육통, 만만하게 보다간 신경 손상될 수도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모(24)씨는 1년 전부터 동네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 다녔다. 그런데 운동 시작 1주일이 지난 뒤부터 허리에 이상한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낫겠지 하고 그냥 두었는데, 그때 이후로 허리에 조금만 무리가 가면 아팠다가 좀 쉬면 나았다가 하는 증상이 반복됐다. 정형외과에 가 X-선 사진을 찍은 김씨는 허리 디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는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주변 신경이 크게 손상될 뻔 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 클럽에서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운동 뒤 통증을 만만하게 보고 넘어가려 하다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 ‘10명 중 7명’ 운동 후 통증 호소
 
고도일병원이 서울시내 한 피트니스 클럽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은 운동을 하던 중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할 때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만에 통증을 느꼈냐는 질문에는 ‘한 달 이내’ 라는 응답이 3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 달~3개월 이내’는 두 번째(25명)로, 대부분 운동을 막 시작한 초기에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부위에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복수 응답)에는 허리가 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릎(16명), 팔(10명), 목(9명), 어깨(7명)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온몸이 다 아팠다는 응답은 11명이었다.
통증을 느낀 이유에 대해서는 ‘잘못된 운동방법’이라고 답한 사람이 31명이었다. 이어 ‘지나치게 무거운 중량’이 19명, ‘무리한 운동량’이 14명으로 뒤를 이었다.
통증이 나타난 뒤 이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는 ‘운동 강도를 조절’했다는 대답이 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운동을 잠시 쉬었다’는 대답이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파스 등 보존적 치료’를 했다는 응답이 12명,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았다는 응답이 1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를 받았다’는 대답은 6명에 불과했다.
 
 
◆ 허리 통증은 대부분 급성요통
 
운동 후 나타나는 통증으로 가장 많이 꼽은 ‘허리통증’은 대부분 '급성요추염좌‘이다. 흔히 ‘급성요통’이라고도 불린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급성요통은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할 때 허리를 구부릴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헬스 중 남성들이 중량에 욕심을 내 무리하게 운동할 때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잘못된 자세로 잠을 자거나 의자에 앉아서 땅에 떨어진 물건을 주울 때, 또는 재채기를 할 때도 발생한다.
처음에는 경미한 통증으로 시작되다가 통증이 서서히 심해지면서 나중에는 꼼짝 못할 정도의 심한 통증으로 발전한다. 이 때 가장 신속한 응급처치는 ‘휴식’이다. 바닥이 약간 딱딱한 침상에 반듯이 누워 휴식을 취한다. 무릎 밑에 자기 무릎 높이만큼의 부피가 되는 베개나 담요 등을 깔고 그 위에 다리를 얹으면 한결 척추가 편안해진다. 만약 똑바로 누울 때 허리에 통증이 온다면 옆으로 누워도 상관없다. 척추에 통증이 오지 않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급성요통의 경우 온(溫)찜질을 해서는 안 된다. 평소에도 요통을 호소하는 ‘만성요통’ 환자라면 온찜질이 효과적이지만 급성요통에는 냉(冷)찜질이 더 효과적이다. 수건을 물에 적셔 꼭 짠 후 얼음 5~6개를 넣고 허리에 굴리듯 마사지를 해 주면 처음에는 얼얼하다가 점점 통증이 사라진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파스도 열찜질과 냉찜질 효과를 내는 파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역시 급성요통에는 냉찜질 효과를 내는 파스를 붙여야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 소염진통제 및 근육이완제를 일시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방치할 경우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급성요통은 생명에 위협을 주는 무서운 질환은 아니다. 환자의 80% 정도는 치료여부와 관계없이 6주 내에 좋아진다. 하지만 치료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급성요통은 허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경고’로 볼 수 있기 때문.
허리뼈와 척추가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할 때는 무거운 것을 들어도 별 이상이 없다. 허리뼈와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지거나 디스크가 엇나가고 있을 때, 즉 허리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여야만 급성요통이 나타난다.
때문에 급성요통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허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라는 말이므로 급성요통이 반복되거나 회복이 자꾸 더뎌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 허리 상태를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 초기에 허리 디스크 여부를 알 경우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급성요통이 어느 정도 지속 될 때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을까? 전문의들은 보통 ‘한 달’을 그 기준으로 본다. 고도일 원장은 “한 달 이상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인대의 문제이거나 척추뼈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영상촬영과 함께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때에 따라서는 증상이 시작된 초기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허리가 아프면서 동시에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경우, 또 대소변을 제대로 보기 힘든 경우가 대표적이다. 평소 척추의 디스크가 많이 나와 있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아 모른 채로 살다가 갑자기 운동을 하다가 척수 신경이 심하게 눌려 손상돼 운동신경에 마비가 와서 나타난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2010.03.25 09:15 입력 / 2010.03.25 09:1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