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함께 근무하는 김용기씨가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어 시승식겸 서해에 꽃게가 한창이라는 뉴스에 강화도로 꽃게를 먹으러 이병윤씨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이 먹거리 여행을 떠난다.
고덕에서 선사사거리를 지나 굴다리를 통과해 88올림픽도로를 타고 천호대교를 지나 차가 밀리기 시작하는데 가도가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영동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달리나 여기도 마찮가지..... 금욜날 오전이지만 마지막 휴가라도 떠나는 중인지 오가는 도로가 전부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난지도를 지나 가양대교를 건너 김포로 들어서 강화대교를 건너 강화읍내에서 좌회전을 하여 찬우물고개를 넘어 외포리로 향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식당이 외포리선착장 인근에 있는 충남서산집으로 이곳에 도착하니 12시정각, 시계가 정오를 가르치고 있어서 그런지 주차장에는 아직 차량들이 별로 없었으나 꽃게탕을 먹으며 담소를 하며 pm1시를 넘기자 실내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다.
꽃게탕과 꽃게찜이 특대(70k), 대(60k), 중(50k), 소(40k)로 판매하고 간장게장(1인분)과 벤뎅이무침을 20k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전에도 몇 번 갔다온 집으로 예전엔 본관과 별관을 나란히 붙여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본관를 폐하고 별관을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은 꽃게탕 중자를 주문하여 개스렌지에 끓이고 있다. 이넘이 팔팔하고 끓기 시작하면 맛있게 식사를 할 것이다. 꽃게와 단호박을 주재료로 하고 약간의 무와 감자를 넣고 쑥갓과 팽이버석을 고명으로 올려 노았다.
강화도의 명물인 순무김치다. 알싸하면서도 깊은 맛의 순무는 강화도에서만 나오는 토종식품으로 리필을 하여 먹었는데 언제 먹어보아도 은근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맛은 오래오래 뒷맛을 개운하게 한다.
짭조름한 깻잎장아치를 따끈한 밥 위에 올려 놓고 한입 베어 먹으면 ..... 그리고 밥을 넘기고 아삭하고 달착지근한 짠지무를 한술 떠 씹으면 싱그러운 고향의 깊은 맛이 더하여지는 듯 아련한 추억을 먹는 듯 싶다.
새콤한 듯, 비릿한듯 살짝 익은 열무김치의 시원하고 아식한 맛은 들밭에서 일하고 와 초가의 툇마루에 앉아 소쿠리에 담아 놓은 보리밥에 풋고추와 된장을 찍어 먹고는 맛과 쌍벽을 이루는 전통의 맛이다.
내가 제일 좋아 하는 젓. 엄마의 젓이 아니고 아내의 젓이 아니며 지가가는 처녀의 젓이 아닌 어리굴젓은 비릿하면서도 곰삭혀 시큼한 맛이 풍겨야만 제맛을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따끈한 백반에 한 술 듬뿍 퍼 올려 쓱쓱 비벼 먹으면 상큼하다 못해 황홀하다. 이렇게 굴젓에 비빈 밥을 목구멍을 넘긴 뒤 퀴퀴하게 삭은 구수한 청국장 한술을 떠서 먹으면 극락과 천당을 오가는 느낌이란까????
꽃게탕이 팔팔 끓자 용기씨와 병윤씨는 게다리를 갖다가 가위로 자르고 이빨로 뜯고 맛나게 먹기 시작한다.
꽃가탕이 익어가는 소리 그리고 맛있게 꽃게를 발라 먹는 소리들.
용기씨는 아내와 저녁에 먹는다고 꽃게탕 포장을 주문하고 손님이 계속 밀려와 공기밥을 주문하고 어리굴젓과 순무김치를 리필하여 서둘러 점심을 먹고 자리를 뜬다.
커피한잔을 자판기에서 뽑아 휴게실에서 마시고 일어나는데 한두방울씩 나리던 비가 승용차가 떠나자 소낙비로 바뀌기 시작한다.
외포리선착장에 도착하자 소낙비는 그치고 저건너 석모도에서 도착한 여객선에선 승용차와 관광버스를 토해내기 시작한다.
외포리젓갈시장을 잠시 들려 본 뒤 해안도로를 타고 화도를 돌아 동막해수욕장을 지나 초지대교를 건넌 뒤 대명포구로 들어선다.
포구의 어시장는 꽃게철을 맛이하여 꽃게가 한창이다. 물때 아직 멀어 꽃게가 많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포구라 집집마다 꽃게들을 팔고 있으며 식당의 아주머니들이 꽃게를 사면 자기네 집(식당)에서 쪄 먹으라고 호객을 하고 계신다.
병윤씨는 다리가 잘리고 명을 다한 하지만 아침에 잡아 싱싱한 꽃게를 1kg에 5k원씩 2kg 넘게 사서 집에 사 차에 싣고 집으로 향한다.
누산교차로를 지나 운양삼거리에서 제방도로를 타고 방화로 향하는데 시커먼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더니 급기야 소낙비를 쏟아내고 있다. 차 앞유리는 떨어지는 빗방울로 인해 와이퍼를 돌려도 안보이고 길가엔 물이 고여 돌아가는 바퀴를 멈춘다. 한참을 내리던 소낙비는 김포대교를 지나며 잦아들더니 서울에 들어서니 하늘은 맑고 푸른빛을 더하며 청명하기만 하다.
올림픽도로를 타고 가다가 가양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달리는데 휴가철 끝물인 금요일 저녁의 도로사정은 차들이 가는 듯 마는 듯 기어가다시피 엉금거려 마포대교북단에서 공덕오거리쪽으로 빠져 서대문과 광화문을 거쳐 종로통을 지나나 종로통도 마찮가지라 나는 종로5가역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먹거리 여행을 함께한 용기씨와 병윤씨가 고맙고 같이한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하다. 두분들도 잼나고 맛난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맛집·멋집n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재천변 맛집 (0) | 2010.11.26 |
---|---|
10월의 식재료로 차리는 우리 가족 건강밥상 (0) | 2010.10.04 |
전주의 전주백반집 (0) | 2010.07.18 |
전주의 콩나물국밥집 (0) | 2010.07.18 |
푸짐한 한 상차림 전주 한정식 (0) | 2010.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