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산다는 것, 그것은 그냥 숨을 쉬고 있어서가 아닐 것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왕성하게 먹고, 쾌활하게 담소하며 웃을 때 드디어 살아 있다는 실감이 날 것이다.
오늘 나에겐 이런 행운이 자리한 날이였다. 남한산성을 넘는 중 민들레 홀씨되어 바람에 날리기 전에
잔디밭 양지바른 곳에서 소담스레 피어나고 이름 모를 꽃잎은 억세게도 돌틈바귀에서 두팔벌리고 피어난다.
산성을 넘고 도마치를 넘어 경안천을 가로질러 탑선으로 들어선다. 손폰을 열어 '남도밥상'이라는 식당에 전화를 한다.
"남도밥상이죠? 여기 탑선인데 잔차타는 사람 넷! 모듬으로요이요" 그런데 손폰 넘어로 무어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나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왕왕거리는 소리에 화장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으니 "집안에 일이 있어 몇일 문을 닫아 죄송하단다."
염치고개를 넘어 왕창리, 영동리의 '초가'에 들어선다. 이곳의 매운탕이 그런대로 맛이 좋았기에 다시 들린 것이다.
그전에 홀로 들렸을 때 긴머리에 끈으로 동여맨 도사같은 분이 서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와 동갑내기다.
오늘도 긴머리를 질끈 동여 매었으나 예전에는 개량 한복을 입었는데 평상복을 입고 우리를 마중하며 오랜만에 들린 나를 잊지않고 반긴다.
부산i님과 나는 원두막에 자리잡고 잡고기매운탕을 주문하고 쉬고 있고 시네나리아님과 반구정은 나물을 한다고 앞뜰로 들어선다.
주문한 매운탕이 나왔는데 주인양반 특별서비스로 논참게를 넣었노라고 말씀하시며 맛있게 잡수세요 하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여기는 손님이 오면 뚝배기 가마솥에 새로이 밥을 지어 낸다. 그리고 그 뚝배기에 물을 부어 숭늉으로 먹을 수 있게 한다.
점심을 먹고는 남종 강변길을 달린다. 강변도로엔 벗꽃과 집 담 울타리엔 개나리 그리고 산자락에 진달래가 진수성찬이다.
참꽃과 개꽃,
화병을 부쳐 먹을 수도 있고 술도 담글 수 있는 진달래꽃을 참꽃이라 부르고 연분홍빛의 철쭉꽃을 독이 있어 먹을 수 없기에 개꽃이라 부른다.
팔당호반을 앞에 두고 남종에 우뚝 솟은 산자락은 정암산과 해협산인데 해협산은 말 그대로 바다의 협곡을 바라본다 해 해협산이다.
정암산과 해협산의 사이에 있는 귀여리마을 깊숙히 들어가 개울가 들판에서 시네님과 반구정 봄나물을 채취한다고 쉬었다 가잔다.
가마고개를 넘어 금사리로 가기전에 해협산 산자락에 수놓은 듯 붉은 빛깔의 곱디고은 진달래가 요염하게도 활짝피어 나를 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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